병든 마음 안고 살아가느라 아프고 힘들었지
매일매일 숨이 턱턱 막히고 사는 게 아니라 버티는 거였던 거 알아
그렇지만 우리 죽지 말자
네가 떠나면 울게 될 사람들을 위해서
내일 아주 잠깐이라도 웃을 그 순간을 위해서
봄이 오면 나가서 사람 없는 길거리에서 겨우내 아껴두었던 복숭아꽃을 보자
여름이 되면 계곡에서 차가운 물에 발을 담그자
바람이 차가워지면 벌써부터 맛있는 냄새를 풍기는 철 이른 붕어빵 가게를 찾으러 다니자
겨울이 되면 귀여운 장갑을 하나 사서 두껍게 입고 밖으로 나가자
눈 위에 누워 아이처럼 뒹굴어보자
해야할 일이 참 많아 아직 죽기엔 조금 일러
네가 남기고 가야 할 발자국들이 아직 많기에
숨이 차면 앉아서 잠시 쉬었다가
눈물이 왈칵 날 때면 마음 놓고 엉엉 울어도 봤다가
그렇게 다시 걸어가자
네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가자
친애하는 나에게
내가 죽지 않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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