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세계기록 유산에 등재된 KBS 특별생방송 ‘이산가족을 찾습니다’
1983년 6월 30일부터 동년 11월 14일까지 138일, 총 453시간 45분 동안 방송했던 프로그램. 단일 생방송 프로그램으로는 세계 최장기간 연속 생방송기록을 갖고 있다.
남매
서울(동생) - 대전(오빠)
화면이 연결되고 서로 얼굴을 확인하자마자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울기 시작하는 남매
아나운서: 박성근씨
오빠: ...
아나운서: 박성근씨?
오빠 : 예..
아나운서: 어떻게, 동생 확인하실 수 있으시겠습니까?
오빠: 일본으로 갔지?
동생: 예예..
박성근: 고향이 영동이지?
동생: 예..
오빠: 엄마는..
동생: 돌아가셨어?
오빠: 응..
동생: 돌아가셨어?
어릴 때 일본으로 건너갔기 때문에 어눌한 한국어로
다시 한 번 되물으며 흐느끼는 동생
오빠: 참 보고싶었다...
자매
서울(언니) - 전주(동생)
아나운서: 동생분은 자세한 걸 기억 못하고 계시니까
자세한 건 언니분이 물어서 얘기를 나누셨으면 좋겠습니다.
얘기 나눠보시죠.
동생: 여보세요?
언니: 여보세요?
동생: 네
언니: 안노마 맞으세요?
동생: 네
언니: 그러면은 가운데 언니 이름은 뭐죠?
동생: 저기.. 안하순이요
언니: 안하순이요? 그러면은 고향은..
동생: 저기 경기도.. 수원 보육원이요
언니: 보육원이죠? 그러면은 안하순이가 매선국민학교 다녔죠?
동생: 네 매선국민학교예요
언니: 그러면은 보육원에서 언니하고 같이 있다가 언니 먼저 나온거 알아요?
동생: 예..
언니: 아버지이름 모르죠
동생: 예..
언니: 저도 모르는데요 뭐..
그러면 저 고아원에 있을때 영양실조로 눈이 아파가지고 병원에 입원했던거 생각나요?
동생: 예 병원에 입원했었어요
언니: 맞아요?
동생: 예
언니: 그러면...맞아요....
동생: 언니!
언니: 노마야
동생: 언니! 언니! 언니야..
언니: 노마야!
서로를 하염없이 부르며 목놓아 우는 자매
자매
춘천(언니) - 대구(동생)
아나운서: 네, 언니 되신다고 그러는데 얼굴을 한번 보시죠.
언니: 너가.. 너가 그.. 저기 ** 살다 왔니?
동생: 예..
언니: 고향이지?
동생: 예
언니: 아부지 이름은 알어?
동생: 아부지 이름이요?
언니: 응
동생: 그.. 김춘섭이요
언니: 춘수?
동생: 춘수인가 모르겠어요
언니: 엄마 이름은?
동생: 엄마 이름이요? 배야문인가..
언니: 응 맞다..
동생: 육이오 전에요.. 묵호에서 살았었고..
언니: 그래 맞다.. 맞어..
동생: 어머니는.. 어머니는 돌아가셨어요?
언니: 다 돌아가셨다..
언니: 병옥아..
동생: 네..
언니: 난 너 죽은줄 알았다
동생: 언니를 찾으려 그랬는데..
아나운서: 몇년만에 만나신 거예요?
언니: 33년만에요
모녀
서울(엄마) - 제주(딸)
아나운서: 따님과 어머님이신지 확인을 한번 해봐야겠어요.
어머님이 화면에 나오시는데요
말씀 한번 나눠보세요
엄마: 여보세요?
딸: 네네
엄마: 어려서의 기억이 없어요?
딸: 어려서는요.. 부산에서 제주도에 온거밖에 몰라요
엄마: 그때 제주로 갈적에 오래 있다가 갔어요?
딸: 쪼끔 살다가..
엄마: 오래 살은것 같아요?
딸: 많이는 안 살고 조금은 살다가 제주 들어왔어요
아나운서: 그 당시 나이는 몇살이셨어요?
딸: 그당시 나이는 여섯살..
아나운서: 김애자씨 지금 몇살이세요?
딸: 지금 서른여섯살로 됐는데요
엄마: 아니.. 서른 일곱이에요. 여섯살에 갔다는 것은 맞아요
쪼끔 살다가 갔다는 것도 맞구요..
엄마: 나 모르갔어요?
딸: 그때 얼굴하고 지금하고 달라지니깐요.. 전혀..
아나운서: 김애자씨 혹시 몸에 무슨 특징같은 건 없으세요?
딸: 몸에는.. 여기 흉터가.. 목 옆에 흉터가 있어요
엄마: 아이고.. 맞아요 맞아요.
아나운서: 무슨 흉터예요 어머니?
엄마: 여기가, 어려서 종기가 났어요. 종기가 나갖고, 그걸 집에서 따줬어요.
크지도 않아요.
아나운서: 김애자씨? 다시 한번 목 뒤에 흉좀 보여주시겠어요?
엄마: 맞아요 맞아요.. 맞아요.. 맞아요
목놓아 엉엉 우시는 어머니
딸: 엄마!
엄마: 애자야!
딸: 엄마.. 엄마..
남매
서울(동생) - 로스엔젤레스(누나)
아나운서: 화면 보이시죠? 말씀을 좀 나눠보세요
동생: 네 누님 맞습니다 네.
화면을 보자마자 바로 누님임을 확신하는 동생
아나운서: 화면을 크게 좀 해주세요. 누님 얼굴을 크게 좀 보실 수 있도록 해주세요. 다시 한번 확인해보세요.
동생: 네 누님과 헤어진지가.. 38년됐습니다 예 누님 맞아요..
아나운서: 누님 저 안경을 잠깐만 벗어주시겠어요? 다시 한번 보세요.
동생: 맞아요
아나운서: 네 틀림 없으세요?
동생: 네
동생: 누님.. 누님!
누나: 어..
동생: 나 김학선이요!
누나: 어..(화면 잠시 끊김)
누나: 나는 생각이 하나도 안난다..
동생: 왜 안나요..
동생: 생각 안나요? 난 누님 단번에 알겠는데요..
누나: 알겠어?
동생: 누님 나 모르겠어요?
잠시 화면을 바라보다 갑자기 울기 시작하는 누님
아나운서: 누님 동생분 얼굴 잘 확인하실 수 있게 다시 안경을 써주시구요. 두 분 고향이 어디신데요?
동생: 성왕사요
누나: 성왕사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동시에 대답하는 남매
동생: 누님! 누님! 여기 아가 내 맏딸이요. 여기봐요
누나: 어..!
누나: 갸는 둘째고? 세상에
누나: 내가 죽었다면 한번 못만나보고 죽었겠구나..
(서로 가족 얘기를 나누는 도중)
누나: 야.. 그럼 어머니가.. 그럼.. 아이고 야라고 내가 자꾸 그러네
동생: 그럼 동생한테 야라고 하지 뭐라 그래요 (환하게 웃으시는)
누나: 그땐.. 그땐 니가 죽었다고 모두 그래서..
누나: 그렇게만 생각하구서 자꾸 찾아 나가서 보다가
그냥 들어오구.. 그냥 들어오구...
(헤어졌던 매형 또한 상봉하는데)
매형: 야..이거..
동생: 매형!
매형: 어어..
동생: 나 김학선이요
매형: 우리가 젊어서 서로 갈리워서 이렇게 다시 만나니 우리 청춘은 다 잃어배렸구나 아주...
왜 그렇게 만날수가 없었니.. 나는 한동안은 만나질줄만 알고..
그 후에는 죽은줄만 알았는데..
모녀
대구(딸) - 로스엔젤레스(엄마)
(화면이 띄워지자 마자 서로를 알아보는)
엄마: 정자야.. 정자야
딸: 엄마..!! 엄마..
의자에서 내려오셔서 화면 앞에 주저앉아 우시는 따님
딸: 엄마.. 엄마 엄마야.. 엄마 손한번만 잡아보자..
엄마: 정자야..
딸: 엄마 얼굴 한번 만져보자 엄마.. 엄마..
엄마: 울지마라 울지마..
딸: 엄마 우리집 와라 우리집 올 수 있나?
자매
서울(언니) - 강릉(동생)
(동생분은 아래를 보시는듯 하지만 화면을 보시는 중)
아나운서: 말씀 나눠보세요
동생: 여보세요?
언니: 어..
동생: 엄마 이름은 뭐예요?
언니: 엄마 이름 몰라.. 박씨라는 것만 알지..
동생: 그리고 이모님하고 같이 계셨다 하던데
언니: 내가?
동생: 아니 어머님하고 이모님하구요
언니: 그건 모르겠어.. 나 혼자 떨어져 나왔으니깐
동생: 그 전에 같이 살으셨다는데
언니: 이모하고? 어 이모네집에다 맽기고 또 동생 하나하고 나하고 이모네집에다 맽기고
오빠가 와서 동생을 데리가고 나는 다른데로 양녀로 갔지
동생: 네 대구로 가셨다구..
언니: 어 그래..
동생: 그럼 맞어.. 너무 닮았어..
언니: 얘 너 찾으려는게 이게 맞니..? 이게 맞어..? (가족 이름을 적은 종이를 보여주시며)
동생: 네 맞어요
언니: 엄마는.. 엄마는 어떻게 됐어..
동생: 18년전에 돌아가셨어요..
친척
서울(외삼촌) - 광주(조카)
광주 아나운서: 지금 이자리에는 박춘대씨가 외삼촌 덕환씨를 찾는다고 하시는데요.
서울에 나와계시는지 모르겠네요. 지금 박춘대씨는 화면에 나오고 있는데 말이죠
서울 아나운서: 네 이쪽에서는 지금 맞다고 말씀하시는데, 서로 화면에 나왔습니다 확인하시죠.
정신이 금방이라도 나갈듯
몸을 제대로 못 가누시며 화면을 쳐다보시는 외삼촌
어린 조카를 고아원에 잠시 맡겼다 그대로 잃어버렸다는 사연
외삼촌: 집이 어디에요.. 집이.. 어디서 나왔냐고..
조카: 집은 지금 사는데가 순천이구요..
외삼촌: 예 그리고
조카: 고향은 강원도 철원이에요
외삼촌: 그리고 외가집이 어디야
조카: 외가집이 어딘지 몰라요
외삼촌: 엄마 이름 몰라?
조카: 예
외삼촌: 엄마 이름 모르고..? 아빠 이름은?
조카: 아빠 이름 몰라요
부모님 이름을 전혀 모르는 조카의 모습
그리고 죄책감에 어쩔줄 몰라하는 외삼촌
외삼촌: 다 몰라..? 그럼 덕화 이름(사촌 이름인듯 합니다)은 어떻게 알았어
조카: 애기 때 들은 이름만 알아요
외삼촌: 그래..?
숨도 제대로 못쉬시는데
외삼촌: 야.. 춘대야 삼춘이다. 삼춘이 너한테 죄가 많다... 내가 너한테 죄가 많아 증말..
외삼촌: 뭐 먹고 살았냐 너.. 뭐 먹고 살았어 너 그동안..
외삼촌: 널 고아원에 갖다가 널...
외삼촌: 삼촌이.. 오늘 바로 늬 집에 갈테니까 그냥.. 그냥 갈테니깐 말이야
전화번호 가르쳐줘.. 얼마나 고생했니 그래 뭐먹고 살았냐 아유..
남매
제주(동생) - 대전(오빠)
아나운서: 지금 김정애씨가 나와있는데요.
이 이름은 양녀로 들어간 후에 지은 이름이라고 그러네요.
두 분 확인하게요 두 분 말씀좀 해주세요.
동생: 저 어렸을때 있잖아요 이발소집에 맡겨놓고 갔었어요
오빠: 네 맞아요
동생: 날씨가 흐리고요..
오빠: 네 맞아요..
동생: 오빠! 오빠! 오빠.. 전 이제 죽어도 원한이 없어요 오빠
오빠! 왜 나를 헤어지게 만들었어요
이발소에 동생을 맡긴 후, 이발소 집이 이사를 가버리는 바람에
그대로 동생을 잃어버렸던 오빠
동생: 오빠 제주도에 내려오세요
오빠: 내가 바로 갈테니깐.. 내 동생 이름이 현옥이야 현옥이..!
오빠: 니 이름이 현옥이라구! 김씨가 아니라 허씨란 말이야! 니 이름이 현옥이란 말이야..
동생: 감사합니다.. 이름도 모르고 살았어요..
생방송 과정에서 눈물겨운 에피소드가 워낙 많아
출연자들이 혼절해버리거나 아나운서들조차 눈물을 참지 못하는 장면도 여러 번 있었다.
방송기간 동안 5만여 명의 이산가족이 여의도를 찾았고,
방송에서는 100,952건이 접수되었으며 그중 53,536건이 방송되고
결과적으로는 10,187명의 사람들이 서로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