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日에 라인사태 유감표명 없자 '마지막 기회 잃어'

윤석열 대통령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에게 '라인야후 사태'는 외교관계와 별개라고 밝히자 야당과 일부 언론의 비판이 잇따랐다. 여당에선 수습 국면이라고 평가해 온도 차를 보였다.

윤 대통령은 지난 2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우리 정부는 이 현안을 한일 외교 관계와 별개 사안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양국 간 불필요한 현안이 되지 않게 잘 관리해나갈 필요가 있겠다”고 밝혔다고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가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일본 총무성의 행정지도에 관해 “네이버의 지분을 매각하라는 요구는 아닌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야당과 언론 일각에선 대통령이 유감 표명 등 직접적인 문제 제기를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해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27일 기자들과 만나 “라인야후 강탈 논란과 관련해 (당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대응이 일본 정부에 면죄부를 부여하는 입장 아니냐, 일본 눈치 보기, 굴종적 자세가 아니냐는 강력한 비판이 있었다”며 “정상회담 공동선언문 내용에 따라 당의 대응 방침을 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지난 26일 “일본의 스스럼없는 역사 왜곡, 독도 침탈과 국내기업 강탈 야욕에도 손 놓고 바라만 보는 것이 윤 대통령식 한일관계 도약 전기이고 관계 복원이냐”고 했다.

이해민 조국혁신당 당선인은 27일 당선인 총회에서 “윤 정권은 라인사태를 해결할 마지막 기회를 잃었다”며 “대한민국 대통령이, 우리 국민과 기업의 불안은 대놓고 외면하며 일본 정부를 '이해'한다며 안심시키기 급급한 모습을 보인 것”이라고 했다.

언론에서도 비판과 우려가 나왔다. 경향신문은 27일 사설을 통해 “이런 정도의 사안조차 할 말을 제대로 못하는 한일관계가 건강한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한국일보는 같은 날 사설에서 “정상 궤도를 찾은 한일 관계도 '물컵의 반'을 채우려는 일본의 성의가 없다면 지속되기 힘들다”며 일본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에선 사태가 해결 국면이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27일 YTN 라디오 '뉴스파이팅 배승희입니다' 인터뷰를 통해 “일본 총무성이 행정지도를 통해 자본 관계 재검토를 요구한 것은 지분 매각 요구가 아니다고 보안 거버넌스의 재검토라고 얘기했다”며 “대통령도 불필요한 현안이 되지 않도록 잘 관리해 가자고 해서 마무리 수순”이라고 말했다.

총무성이 지분매각을 요구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을 냈기에 지분매각을 압박하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 11월 라인의 이용자 정보를 관리하는 네이버 클라우드가 해킹당하자 일본 총무성은 행정지도를 통해 “정보 유출의 온상이 된 네이버와 라인야후의 공통 시스템을 조기에 분리하고 자본 관계를 재검토할 것”을 촉구했다. 라인야후의 지주회사는 소프트뱅크와 네이버가 50%씩 출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