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새끼 돌고래를 업고 유영하는 어미 남방큰돌고래. 다큐제주·제주대 돌고래연구팀 제공
3일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영락리 바다에서 남방큰돌고래를 추적하는 오승목 다큐제주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전화기 너머 “오전 10시께 또다시 죽은 새끼 돌고래를 들어 올리는 어미 돌고래 모습이 목격됐다”는 오 감독의 목소리는 다급했다.
남방큰돌고래를 추적해온 다큐제주와 제주대 돌고래연구팀은 지난 1일 낮 12시28분께 서귀포시 대정읍 일과리 양어장 인근 앞바다에서 어미 남방큰돌고래가 새끼 돌고래 사체를 주둥이로 들어 올리고 유영하는 모습을 목격한 데 이어 이날 오전에도 다시 이런 모습을 목격했다. 발견 당시 어미 남방큰돌고래는 몸이 늘어진 채 죽어있는 새끼 돌고래를 계속해서 위로 들어 올렸다.
제주 연안에서 남방큰돌고래를 꾸준히 추적해온 다큐제주와 제주대 돌고래연구팀에 포착된 것은 최근 15개월 동안에만 7번째다.
오 감독은 “새끼가 죽을 때는 살리려고 몇번의 행동을 하다가 죽은 게 인정되면 그부터는 보름에서 한 달 정도 그 새끼가 썩어 문드러져서 더 이상 업고 다니지 못할 때까지 데리고 다니다가 놓아준다. 일종의 남방큰돌고래의 장례문화”라고 말했다.
오 감독은 “태어난 지 몇 달도 안 돼 보이는 어린 새끼 돌고래 죽음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이 심각한 문제다. 그만큼 제주 바다 환경이 나날이 남방큰돌고래가 서식하기에 안 좋은 영향을 주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들 돌고래의 죽음을 처음 목격한 것은 지난해 3월4일을 시작으로 5월, 8월, 올해 2월, 3월, 4월 등 올해 4월까지 6차례에 걸쳐 목격했다. 주로 늦겨울에서 봄에 집중됐다고 다큐제주와 제주대 돌고래연구팀은 밝혔다. 이들이 발견된 해역은 주로 서귀포시 대정읍 일과리, 영락리, 무릉리, 신도리 등 노을해안로 7㎞ 구간에 집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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