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의 시대, 한명 한명이 귀한 아이들을 두고 떠날 수가 없습니다."(최용재 대한아동병원협회 회장)
최용재 대한아동병원협회 회장(의정부 튼튼어린이병원장)은 13일 머니투데이에 "의협의 주장과 의대생·전공의의 이야기에 깊이 공감하지만 18일 총파업에는 참여할 수 없을 것 같다"며 "병동에 가득 찬 아픈 아이들을 두고 현실적으로 떠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대한아동병원협회는 전국 130여 곳의 아동병원이 소속된 임의 단체로 올해 창립 8년 차를 맞았다. 각 지역에서 입원 치료가 어려운 1차 동네의원과 환자가 몰리는 3차 대학병원을 잇는 '의료 사다리'로서 의료공백 해소와 필수 의료 지원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고 있다.
수십 년 간 아픈 아이들을 치료해 온 그는 "사실 이번 의료사태 이전에도 소아·청소년 진료체계는 이미 붕괴돼 있었다"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최근에는 한 대학병원마저 마지막 남은 소아 응급실 전문의가 퇴직하며 16세 미만 질환을 가진 아이들의 응급 치료가 중단되기도 했다.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수의 현격한 감소로 아동병원 역시 전문의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보다 어려운 실정이다.
반면 전공의 이탈로 중증도 높은 환자를 보는 대학병원의 역할이 축소되면서 아동병원의 업무 부담은 한층 가중됐다는 게 협회의 전언이다. 야간·휴일 진료량뿐 아니라 준중증·중증 환아의 입원 비율도 전보다 크게 높아졌다. 최 회장은 "대학병원에서 검사도 받지 못하고 아동병원으로 오는 아이들이 많아졌다"며 "산소호흡기를 달아야 할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은 환자도 전보다 눈에 띄게 늘었다. 이런 아이들을 두고 우리마저 문을 닫고 호흡기 떼고 집으로 돌려보내는 건 인도주의적인 견지에서 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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