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정책연구원의 박형민 전문연구원은 최근 서울대 사회학과 박사학위 논문 ‘자살행위의 성찰성과 소통지향성’을 발표했습니다.
여기에는 1994년에서 2004년까지 자살자가 남긴 유서 405건을 분석하고 있습니다.
모든 글은 박형민 박사의 논문에서 그대로 인용한 것입니다.
ㅇㅇ가 제일루 사랑하는 엄마 아빠께
저만 죽기로 결정한건 이유를 데자면
첫 번째 아빠의 술주정이 너무 싫었어요
제 일이 있어 집에 들어오면 언제나 술에 찌들어있고 ***** ** 그게 전 정말 싫었어요
둘째 돈 난 돈이 싫기도하구 좋기두해요
우리집은 언제나 돈이 문제죠
그런데도 아빠 돈 안벌구 술만 마시구 정말 살기가 싫었어요 언니들두 미안해 ** ***
** 하지만 조금은 미워
내가 힘들다구 할때두 그냥 들은체도 안하구
정말 싫어 우리 가족 모두다
하지만 난 우리 엄만 정말 사랑했어요
내가 힘들때두 언제나 엄마를 보면 힘이나구 그랬어
[2-98-011, 14세, 녀, 학생, 1998년 3월 25일 추락사]
이세상에서 우리는 버림받고 살았다
정말 짜증난다
행복하게 살아라
떠나 다음 세상에서 행복하게 살고 싶어요
아빠 엄마 오빠 ㅇㅇ야 미안해
지금 IMF 시대에 내가 살아서 돈만 마니 쓰구 하니깐 죽을께요
내가 죽어도 슬퍼하는 사람은 없지만 그래도 행복하게 사세요
[3-99-008, 14세, 녀, 무직, 1998년 12월 15일 음독사]
나 정말 살기가 싫었어
내가 가난하다는 것두 싫었구
제일 싫은건 아빠의 술주정이야
그게 날 제일 힘들게 한거 같애 하지만 이젠 다 용서할꺼야
내가 천국가서 우리 가족의 수호천사가 되구 싶다 힘이 없어 그만쓸게
[2-98-011, 14세, 녀, 학생, 1998년 4월 25일 추락사]
죽고싶다는 생각은 100번도 넘게 해봤습니다
죽으면 끝날까
죽으면 편해질까..
이대로 죽기엔 15년밖에 못 산 내 인생이 너무 아깝지만
계속 이렇게 사는 것보단 나을 것 같다
이대로라면.... 남은 8년이 정말 자신이 없다
만약에 이 죽음에 성공하면 뭐라고 하실거예요
반항심에 저지른 충동적 자살?
아니요..
아주 오래 전부터 계획해온 일입니다.
죽음을 결심하는 사람들은
삶에 아무런 낙이 없다면서요
...지금 저도 그렇습니다
살아갈 가치를 못느끼고 있습니다
[2-05-009, 14세, 녀, 중학생, 2005년 1월 6일 추락사]
자식되어서 지금까지 저때문에 시간낭비 돈낭비 많이 하셨는데 아무것도 못해드리고 이렇게 가서 참 죄송합니다.
다만 어차피 더 길게 살아봤자 부모님께 더더욱 폐만 끼칠 것 같아 차라리 일찍 갈렵니다.
어차피 올 친구도 없으니 장례는 크게 치르지 마시고 그 돈으로 간만에 좋은 옷 차려입으시고 좋은 것 사드세요. 감사했습니다.
[3-99-001, 17세, 여자, 학생, 2002년 11월26일 추락사]
엄마아빠께
엄마아빠! 죄송해요 먼저가서 죄송해요
너무 힘들어서 이 길밖에 없었어요
그래도 엄마 아빠는 제 생각하면서 잘 살아주세요
불효자식이란거 잘 아는데 더 이상 부담없잖아요
다음 세상에선 좋은 딸로 태어날께요
사랑해요 죄송해요
키워주셔서 감사했습니다
p.s. 아빠! 더 이상 짐 안 되게 제가 선택한 방법이니까 너무 미워 마세요
[1-06-005, 19세 녀, 대학생, 2005년 3월 31일 의사]
(의사 = 목을 매어 죽음)
누구때문도 아니고 어떤거 때문에도 아니야
그냥 내가 살기가 싫어서야
그냥 앞으로 살 자신이 없어서야
[2-98-020. 18세, 녀, 간호보조원, 1998년 5월 29일 의사]
죄송합니다 뭐라 드릴 말씀이 없군요
사실 이런걸 몇 번 생각해본적은 있었습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확실히 실행할 용기가 생겼다고나 할까요?
어제 집을 나올 때 개 한 마리가 있어서 같이 놀아주다가 가려는데 개가 가로막더군요
같이 더 놀아주라는 말인줄 알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니까 이런걸 예견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만사가 귀찮습니다 그래서 제 갈길을 갑니다
내 인생을 리셋하고 싶다
죄송합니다
[3-05-026, 16세, 남, 학생, 2005년 7월 26일 추락사]
dear ㅇㅇ
ㅇㅇ아. 오랜만에 너에게 편지로 나마 얘기한다.
사랑하는 ㅇㅇ아. 너와 내가 만난건 우연이 아님을.
이 편지지 이쁘지?
...
사랑하는 ㅇㅇ아 내가 이제까지 약간 엉뚱하고 **스러운 점 다 잊어줘.
그리고 언제나 나 잊지마 나 잊으면 알지? 죽어
...
아 답장은 좋을대로 해도 괜찮아
dear ㅇㅇ
ㅇㅇ야 너한테 항상 **** 고맙다 난 너한테 잘해준것도 없는데 넌 날 참 잘해줬지
근데 요즘 넌 내가 본 ㅇㅇ이 모습이 아니야
...
ㅇㅇ야 너한테 펜을 들 때 문뜩 사랑이란 말이 떠오른다 사랑... ㅇㅇ야! 사랑해
잊지마 나 내가 혹시 어디가더라도 알겠지?
...
아 참 깜박할 뻔했네
ㅇㅇ야 우리 기억에 오래 남을만한 말 하나 만들자 너와 나만 아는거야
dear ㅇㅇ
...
사랑하는 ㅇㅇ아 내가 이제까지 서운하게 했던 점이 있거나 무슨 감정 같은거
하나도 남기지 말고 다 잊어주길 바래 부탁이야
...
너 나 잊지마 항상 나 생각해야 돼
이건 만약에 인데 있지 이 내가 어디가더라도 너 잊지마
아참 너와 찍은 사진이 없구나 우리 오늘 사진이나 찍을래?
어 그려 내가 어디가면 우리 1학년때 사*(수학여행꺼)꺼 보면 돼
...
답장은 보내고 싶으면 보내고 보내기 싫으면 보내지 마
[3-98-036, 16세, 녀, 학생, 1998년 3월 9일 추락사]
2000년 7월 3일 Am 8:50분
O야 인생을 보람있게 행복하게 내 몫까지 잘 살아다오
그리고 미안하다
전부터 아주 오래 전부터 왠지 떠나고 싶다
언젠가는 먼 곳으로 떠나야하는 인생 난 조금 빨리 떠나고 싶다
나를 많이 미워하렴
어머니께 형제들에게 나 많이 미워하라고 전해주렴
나는 무엇을 해도 무의미하다고 하는 체념을 이미 오래 전부터 마음 속에 (이하 해독 불능)
[2-00-017, 28세, 남, 무직, 2000년 7월 30일 음독사]
2000년 7월 25일
난 이곳에 나의 자서전을 담기로 했다
죽음을 생각하기도 하고 더 나은 삶을 감당하는 날 아는 사람들이 알아주길 바라는 맘으로 펜을 들었다
...
내가 이 글을 쓰게 되는 이유는 이 글이 사람들에게 공개되었을때 난 이 세상에 없을 것이고 나라는 존재와 나를 ***(해독불능)기 위해서 이 글을 남깁니다.
2000년 7월 30일
무섭다 자꾸 공포가 밀려온다
이 두려움이 날 괴롭힌다 날 불안하게 하고 공포에 떨게 한다
아무도 만나고 싶지 않고 이 세상에서 사라졌으면 좋겠다
난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하지?
이 상황을 어떻게 처리해야하지?
최악의 상황에는 죽음을 결심했다.
죽기위한 방법에는 수면제도 있고 기타 여러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내가 아는 한 가장 확실한 방법을 선택했다
그건... KCL을 DIRECT로 맞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을 할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일단 prepare로 해놨다. 옷장 서랍에 넣어두었다.
9월 23일
너무나 두렵다
이 공포가 오늘은 가시나 했더니 월요일로 미루어졌다
머리가 게속 아프다
모든 일이 되지 않는다
난... 몇 번이고 생각하고 또 생각한다
언제쯤이면 이 고통에서 벗어날 수 * 이것도 정해진 내 인생에 *
2009년 9월 24일
...
엄마..내가 잘못 살았어? 이렇게 사는게 아닌거야?
그래서 엄마가 이렇게 나에게 벌을 내린거야?
엄마...
나..너무 힘들어..정말로 힘들고 무서워..
너무 무서워..
나 어떡해야 돼...
제발 좀 가르쳐줘...
나 그래도 열심히 살려고 노력했어
그렇게 세상이 왜 날 가만히 두지 않아...
세상이 날 너무 힘들게 해.. 견디기가 너무 힘이 들어...
9월 26일
...
OO(자살자 이름)이 좀 한번만 도와줘...
하늘이 날 도와주지 않나봐..
왠지 O(남자친구 이름)이도 떠난 것 같고 나 지금 너무 무서워
이제 시간이 없는데 나 어떡하지
나 좀 살려줘
엄마 나 오늘이 인생 끝인가보다
그렇게 생각하니까 좀 걱정이 된다
내 팔자가 원래 이런가 보지
죽음의 나... 죽어야 돼
아무도 전화도 안 해
나 너무 무서워
O... 널 너무 사랑하는데 널 놓치고 싶지 않은데 하늘이 날 가만히 두지 않아
유서(9월 26일 작성한 것으로 추정)
...
그냥 제명이 여기까지 안되나보다 하고 생각해 주십시오
...
만약 제 선택이... 한 남자를 선택한 댓가가 이정도라면 그 댓가를 달게 받겠습니다
몇 번이고 생각하고 몇 번이고 빌었어요
그런데 저에게는 좌절뿐이었어요
앞으로 더 신나고 해도 좋은 일이 없을 거 같아...
아는게 죄라고 이렇게 떠나갑니다.
[2-00-027, 25세, 녀, 간호사, 2000년 9월 26일 음독사]
-저기 혹시 님들
죄송한데요
혹시 오늘 자살하시려구 하시는 분 계시면 연락좀 부탁드려요
청산가리를 구해 놓구도 혼자 죽을려구 하니 조금 무섭기도 하구 걱정도 되네요
-막상 죽으려고 하니 두려움도 생기넹 떨리고...
옛 생각도 나구요
-죄송합니다...
이렇게 허무하게 살아서 다음에 다시 만난다면 이런 실수를...
가족의 앞날에 축복과 행복이 가득하기를 바라며
01.11.16 금요일
-시안화칼륨을 먹었다.
몸이 뜨거워 온다
점점 떨려온다
크크크
이제야 죽는건가
가족들이 나를 찾고 있겠지
힘이 빠진다
[2-03-044, 26세, 남, 무직, 2003년 8월 28일 음독]
ㅇㅇㅇ(아버지 이름) 시* 니때문에 죽는거야 이거 보는 사람 ㅇㅇ이한테 보여주세요 개*끼
혹시 귀신이 있는거면 진짜 너한테 찾아갈게 바로
너때문에 죽는거니까 잊지마 기억해 개*끼야
[2-06-023, 20세, 녀, 대학생, 2004년 6월 23일 의사]
너무 많이 죄송해요
아빠 엄마 언니 ㅇㅇ ㅇㅇ이 미안해요
근데 나 이제 그만 아플래요 정말 그만 아프고 싶어
내가 하늘가서 우리 식구 지켜줄께요 부디 자기 할 일 열심히 하며 살아가길
엄마 건강 항상 신경쓰고 다들 이런 말 하면서 떠나는 날(절) 용서하세요 그만 아플래요
[2-04-023, 24세, 녀, 물리치료사, 2004년 6월 12일 추락사]
ㅇㅇ에게
ㅇㅇ야 안녕!
ㅇㅇ야 언니다
ㅇㅇ야 언니 죽을란다 왜냐면 언니가 세상을 사는게 힘들다
힘들어서 더 이상은 못살겠다
그래서 죽을란다
[3-05-051, 21세, 녀, 종업원, 2004년 9월 3일 추락사]
희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다시금 실망하게 될 기회를 가지고 있다는 말도 된다.
희망은 결국은 결국은 좌절로 끝나기 마련이니까
그러나 인간은 항상 새로운 희망을 꿈꾼다 그렇지 않으면 인간은 죽을 수 밖에 없으므로
희망이 없으면 인간은 자살할 수 밖에 없으므로
그래서 인간은 희망을 꿈꾸는 것이다
그래서 인간은 언제나 새로운 좌절을 꿈꾸는 것이다
[2-97-029, 20세, 녀, 무직, 1997년 8월 20일 음독사]
내가 이 좋은 세상에 왜 이렇게 허무하게 가야 되나?
한때는 꿈도 참 컸었는데
나는 그렇게 어리석은 인간이 아닌데
이건 너무 허무하잖아
이건 너무 허무해
내가 이 좋은 세상에 왜 이렇게 가야 되나? 왜?
[2-99-016, 25세 남, 무직, 1999년 4월 23일 음독사]
97.5.14 水 이슬비
정해진 죽음 앞에
...
나의 가치에 대한 비웃음이 비시시 흘렀고 삶에 미련을 두고 있는 내 자신이 싫었고 한심했지
잘들 있어라 하고 어서 어서 가야지
5.15
...
내 인생의 살아있음을 조금만 더 기다리자 아주 조금만
안녕 세상아
[1-97-022, 25세, 녀, 유치원 교사, 1997년 6월 1일 익사]
죽을때 너무 아프지 않을까?
아픈건 싫은데
더 머물 순 없어
...
몇 번이나 결심을 해도 역시 죽는 건 힘든가봐
좀 무서워 너무 외롭구
...
무서워
자꾸 눈물이 나네
이제 그만 쉬고 싶어
...
나 숨만 쉬고 있을 뿐 정신은 오래 전에 죽은 것 같아
아픈지 10년이네...
휴.. 너무 괴로운 시간이야
고통 없이 죽고 싶어 마지막까지 괴롭고 싶지 않은데
뭐가 잘못된 걸까? 전부 잘못된 걸까? 그래... 첨부터 잘못된거야
[2-05-015 28세 남, 대학생, 2005년 3월 18일 의사]
그래도 다행이네요 남겨놓은 것과 좋았던 추억이 짦아서 말이에요
27년 3개월 동안 살아오면서 아빠 엄마의 따뜻한 사랑을 느껴보진 못했지만
...
엄마를 정말 원망 많이 했어요
하지만 이제는 엄마를 용서할래요
그런데 이제는 좀 알 것 같아요
엄마는 우리 3형제에게 항상 매질하고 밥 굶기고 학대하고 했어요
엄마는 형하고 누나의 친 엄마이잖아요
아마 엄마가 남이었다면 형하고 누나가 엄마를 그렇게 걱정하지는 않았을거예요!
첨에는 형하고 누나를 이해하지 못했지만 이제 엄마를 용서한 형하고 누나의 마음을 전부는 아니지만 이제는 알것같아요
...
미안해요 아무래도 아빠 엄마, 형, 누나, 나 이렇게 5명은 만나면 안될사람들이었나봐요
[2-03-009, 27세, 남, 회사원, 2003년 3월 23일 의사]
이런 글은 어떠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