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혼자 산다
도연 : 제주도 와서
힘들지 않은 건 아니잖아.
장도연이 제주로 귀농한 친구를 찾아감
(친구 분은 당근 농사 중)
인호 : 그치. 뭔가 정해진 것들이
없으니까 걱정이 되지. 어떻게 될 지...
인호 : 근데 '제주도 내려가야지'
하는 게 굉장히 자연스러웠어.
도연 : 근데 어떻게 자연스러울 수 있지?
계산하게 될텐데!!
너도 그 회사를 들어가기 위해 노력한거구.
직장인이 월급을 내려놓기란...
너무나 어려운 일이지.
도연 : 커리어가 계속 쌓이는 그런건데
그걸 제쳐두고 가는 건데
인호 : 번 아웃 그런 거에
대한 걸 스스로 고민했지.
번 아웃이 왔었던 것 같음.
도연 : 근데 번 아웃이 왔는데
온 지 모를 수도 있나?
인호 : 뭔가 설명할 순 없어.
근데 가라앉아. 내 자신이.
도연 : 만약에 저라면
번아웃을 지나쳤을 것 같아요.
모른척 했을 것 같아요.
도연 : 그냥 다 그렇게 살지~! (하면서)
나래 : 다 그렇게 살죠 진짜.
성훈 :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살고 있죠.
도연 : 전 저 친구가 되게
신기하면서도 대단했던게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을 갔고,
회사를 갔고... 근데 이렇게 쌓아온 것을
딱 바로 포기한다는게...
정말 포기할 줄 아는 용기는
세상에서 가장 큰 용기 중 하나인 것 같음.
도연 : 저는 무조건 아무리 힘들어도
끝까지 쥐고 있을 것 같거든요.
억울해서라두 내가 열심히 살았으니까.
인호 : 너도 되게 현재에 집중해서
열심히 하고 있는 거 아니야?
도연 : 어 나 집중하고 너무 좋지.
너무 좋은데...
도연 : 이제 일 할 때는
열심히 하고 물론 설레고
근데도 이외의 시간들이 있잖아.
도연 : 그걸 내가 어떻게
채워 나갈지에 대해선...(모르겠어)
도연 : 제 인생이 글이라고 치면
뭔가 문장이 쭉 가다가
쉼표가 있고, 마침표가 있으면
새 문장을 시작을 딱 시작할 수 있는데
도연 : 저는 그런 거 없이
다다다다 이렇게 가다가
느닷없이 쉼표가 찍히는 그런 느낌?
보다가 이 비유가 너무 마음에 와닿는거야.
그래서 글을 쓰게 됐어.
도연 : 저는 이 프로그램을 저같은
캐릭터가 할 수 없다고 늘 생각했거든요.
왜냐면 일상이 하나도 없거든요.
집에서 신문 보고 사이클 타고
이게 일상의 전부라고 말 함.
도연 : 근데 회원분들 영상 끝에
박나래씨가 늘 물어보잖아요.
"어떻게 보셨습니까"
도연 : 그러면 죄다
제 멘트가 '부럽습니다'인 거예요.
도연 : 근데 막상 할 엄두는 안 나구
ㅇㅈ...
나도 경반장편 보면서 느낀 감정이야.
도연 : 그럼 녹화 끝나고 집에 가면서
나는 시간을 허비하고 있는 건가?
사실 뭐 하지...? 하는 생각이 든다고 해서
또 맨날 나가서 뭘 하고 싶은 건 아님.
그냥 생산적인 뭔가를 해야 할 것 같긴 한데
걍 이렇게 널부러져 있어도 괜찮나 싶고...
근데 또 뭘 할 기력도
뭘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걍 그런 거라...
도연 : 이런 얘기 들으면 또 안심이 된다?
도연언니가 차 타고 오면서
나 저거 되게 좋아해~ 했음
인호 : 취미가 아니더라도
좋아하는 것들이 있잖아.
인호 : 그런 것들을 더 즐길 수 있는
상황을 만들면 되지.
웃자고 한 얘기겠지만
좋아하는 것들로
삶을 채워 보는 건 어떠신지.
도연 : 걱정을 안고 이거를
내가 풀어야 겠다는 마음보다
그 걱정을 옆으로 밀어둔 하루였던 것 같고...
도연 : 오늘 하루는 쩜쩜쩜인데
점이 6개(......)인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