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 버블검 뮤직비디오 이영음 감독님이 쓰신 글
예쁜 노래로 편하게 찍어볼래?
이 프로젝트를 제안받게 된 첫 마디였다.
뉴진스와 작업할 땐 ‘주체적인 감수성’과 ‘건강한 즐거움’이라는 키워드를 기억하려 한다.
단순한 액팅이 아닌,
실제로 멤버들이 즐길 수 있는 문화를 연출하는 것.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멤버들의 캐릭터성을 바탕으로 장면을 구성한 뒤,
어린 시절 즐겼던 요소들을 가져오고자 했다.
한 번 불기 시작하면 손이 끈적해질 때까지 놀던 비눗방울,
쉬는 시간에 만들었던 룰라끈 매듭 등.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지만 손에 쥐어지면 나도 모르게 즐기는 방법을 터득하게 되는 것들.
이 장면들을 회상하는 일이 버블검을 들었을 때의 감정과 흡사했기 때문이다.
촬영감독님은 콘티 없이 찍어보자는 제안에 흔쾌히 동의했다.
피디님과 로케 실장님은 아기소가 있는 곳을 찾아주겠다며 촬영일 직전까지 로케이션을 찾아주셨다.
그 탓에 확정된 로케이션도,
정리된 스토리보드도 없던 기획안이었지만 나의 우려와는 다르게 대퓨님은 엄지척 이모지를 보내셨다.
뮤직비디오에서의 모습은 만들어진 모습이 아니다.
오히려 있는 그대로를 담아내기만 한 것에 가깝다.
비눗방울에 중독된 민지는 진짜 하루 종일 비눗방울을 불고 다녔다.
거품으로 토끼를 만들던 해린이는 내가 ‘헐 버니즈다.‘
라고 하자 갑자기 카메라에 대고 강의를 시작했다.
다니는 어디선가 주워 온 아기 게에게 풀네임을 지어주었고,
진짜 놀러 온 것처럼 캠코더를 찍어달라는 디렉션에 하니는 스태프들의 모습을 담아놓았다.
심지어 혜인이는 나를 인터뷰하겠다며 나를 향해 카메라를 내밀었다.
다른 멤버가 촬영할 때 뒤에 편하게 있어 달라는 부탁에 에치 스케쳐를 만지작거리더니 버니즈 모양을 그렸다고 자랑한다.
편한 옷을 입은 아이들은 카메라와 술래잡기를 하고 양말을 벗어 던진 채 바다를 뛰어다녔다.
울퉁불퉁한 돌밭 위에서도 자전거를 타고 전력질주했다.
그래서 카메라는 흔들리고 예쁜 얼굴보다 편한 모습이 더 많이 담겨버렸지만,
다듬어지지 않은(내 눈에도 고칠 게 한가득인) 가편본을 보신 대퓨님의 첫 피드백은 ‘너무 아름답도다’라는 감상평이었다.
어떤 진심들은 가공한다고 만들어지지 않는다.
사람들은 애정이 깃든 시선을 무섭게 알아본다.
무조건적인 사랑을 건네는 팬들의 기대에 못 미칠까 두려워 뮤직비디오 작업이 버거울 때도 있지만,
진심을 알아주고 공유하는 클라이언트와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면 불안을 덮는 상쾌함이 느껴지고는 한다.
그렇기에 이런 글을 남기는 나의 의도는 분명하다.
애정과 진심을 담을 수 있는 작업을 오래 이어가고 싶기 때문이다.
🫧
Producer: MIN HEE JIN
Director : Lee Youngeum
MV Producer : Kim Changbum, Seo Jiyoo
Assistant Director : Na Injun
PA : Lim Jay, Dongwook Park, Lee Seungchan, Jang Sunghyuk, Kang Woojin, Song Woohyuk
Production : OGG Visual
DOP : Shin Jam
1st : Kim Jun
2nd : Kim Insu
3rd : Hwang Insung
DIT : Hong Sungmin
GAFFER : Oh Jonghwan
1st : Kim Hyungkyun
2nd : Son Jeonghee
3rd : Lee Kyunghwan, Jeong Heewook, Yoon Jaewoong, Yeom Seunghyuk
Art Director : Kim-mumU
Art Team : Lim Mori, Park Chanhyuk, Han Hyesun
Location Manager : Oh Jungwoo
Jeju Location Manager : Hong Sunghoon
Photographer : Song Siyoung
Photo Assistant : Hong youngju
CGI : Kim Hanbin
Title Design : Kim Hanbin
Edit : Lee Youngeum
Color : Lee Youngeum
Producer: MIN HEE JIN @min.hee.jin
Art Director: Kim Yemin Kim
Style Director, Styling: Choi Yumi
Make Up : Lee Nakyeum
Hair : Lee Hyej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