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일 경기도 화성시청에 설치된 서신면 리튬전지 공장 화재 추모 분향소에서 추모객이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지난 24일 오전 10시 31분 화성시 서신면 전곡리 소재 일차전지 업체인 아리셀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어느 날 갑자기 '유가족'이 된 저희들의 동료는 사고 직전까지 오송참사를 비롯한 산재사망사고 현장을 취재하던 기자입니다.
누구보다도 참사에 분노하고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현장을 누볐습니다.
지금 그는 화성 화재 참사의 한가운데에 있습니다. 다만 신분이 바뀌었습니다. 취재하는 기자의 모습이 아니라, 슬픔을 머금고 멍하니 하늘만 바라보며 눈물을 흘리는 유가족의 모습입니다.
다른 기자들은 그런 그의 모습을 하나 하나 파악해 취재기록에 담아둡니다.
참사는 멀리 있지 않았습니다.
미처 몰랐습니다. 수많은 참사를 목격하면서도 이것이 바로 나와 동료의 이야기가 될 줄을 진즉에 알지 못했습니다.
이제야 깨닫습니다. 이태원 참사, 오송 참사, 1년에 2000여 명 남짓 집으로 퇴근하지 못하는 노동자들의 이야기가 사실은 우리들의 이야기였다는 것을 말이죠.
모든 사람들의 목숨은 비용으로 환산할 수 없습니다. 수많은 참사를 겪으면서도 결국 비용의 문제로 참사를 덮어둡니다.
지금도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을 뒤로 미뤄야 한다는 정치인이 있습니다. 누구보다도 국민들을 사랑한다면서도 결국은 기업의 비용과 이윤의 문제 때문에 뒤로 미루자는 겁니다.
아무리 그래도 기업의 이윤과 비용이 죽은 목숨을 살려내지는 못합니다.
어제까지 오송참사 현장을 누비던 저희 동료기자가 절망합니다. 돌이킬 수 없는 죽음 앞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감에 절망합니다.
아침에 출근했다 장례식장으로 퇴근하는 노동자의 이야기가 결코 남의 일이 아니었습니다.
우리 모두의 이야기입니다.
https://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3041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