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의용소방대장이었던 부친의 영향을 받아 1988년 소방공무원이 됐다”고 말했다. “사람들을 모아 산불 현장으로 달려가던 아버지”가 멋있어 보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는 발령받은 부서에서 여성과 일하는 것을 거부해 배치되지 못하고 다른 부서에서 일해야만 했다.
‘꿔다놓은 보릿자루’ 신세가 된 그에게 맡겨진 업무는 ‘문서수발’이었다. 그러나 최선을 다했다. 동시에 스스로 일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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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도 스스로 개척했다. 당시 여성은 주요 업무를 맡지 못해 ‘심사 승진’이 어려워 그는 승진 시험을 준비했다. 이로 인해 다른 여성 선배들보다 진급이 빨랐고, ‘여성 최초’로 고위직에 진출하게 되는 밑바탕이 됐다. 그는 “남편이나 친정에서 가사와 육아를 도와주지 않았다면 밤샘 업무나 승진시험 공부는 엄두도 못 냈을 것”이라며 “여자가 육아와 가사를 도맡는 게 당연시되던 시대에 다른 여자 선배들보다 운이 좋았다”고 밝혔다.
“내가 못 버티면 후배들은 기회 없을 거라 생각했죠”···여성 최초 ‘소방감’ 이오숙 전북소
“후배들 길을 터주면 좋겠네.” 이오숙 전북소방본부장(57)이 2009년 대전 동부소방서 구조구급계장으로 근무할 당시 소방방재청 전입 제의를 받으면서 들었던 말이다. 이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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