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news.naver.com/article/469/0000809860?sid=102
아내, 출산 뒤 저산소성 뇌손상 중증 치매
남편, 병원비·간병비·생활비 부담에 '파산'
직장 그만두고 3년째 아내를 24시간 돌봄
육아 부담에 전세금 인상 통보까지 '아찔'
아내를 요양원으로? "차마 그렇게는 못해"
정부, 출산 권하지만 의료 사고엔 무관심
"불가항력 사고에 국가 지원 늘려야" 호소
아기 낳으러 병원 갔던 아내가 어린아이가 돼버렸어요. 병원비, 간병비, 생활비 부담에 파산 신청까지 했습니다.
정신적 고통도 컸지만 경제적 고통은 김씨의 일상을 더욱 짓눌렀다. 중환자실에 누워 있는 아내와 신생아중환자실(NICU)에 입원한 아이들 병원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는 "아내가 병원에 11개월 정도 입원했는데 한 달 평균 간병비와 입원비만 1,000만 원 정도 나왔다"며 "도저히 비용을 마련할 수 없어서 아내 재활치료는 3개월 만에 중단하고 퇴원했다"고 말했다.
작은 회사에 다녔던 김씨는 사고 이후 직장을 그만뒀다. 치매환자가 된 아내가 밤낮없이 집 밖으로 나가려는 증상을 보이면서 24시간 아내 곁을 지켜야 했다. 알뜰살뜰 모아 놓은 돈은 병원비 등으로 대부분 써버렸기 때문에 간병인을 따로 둘 형편이 안 됐다. 쌍둥이 분윳값과 기저귓값, 공과금과 식비 등을 감당하기도 벅찼다. 김씨가 아내의 재활에 온 힘을 쏟고 있지만 치매증상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7세였던 아내의 정신연령은 5세, 4세로 계속 떨어지고 있다. 앞이 보이지 않는 생활이 이어지면서 사정은 더욱 나빠졌다. 신용카드 돌려막기로 몇 달을 버텼지만 카드 결제대금이 연체되면서 그마저도 이용이 막혔다. 신용불량자가 됐고 개인 파산을 신청했다. 한 달 전엔 새벽 3시쯤 집을 나간 아내를 50분 만에 도로에서 겨우 찾은 아찔한 경험도 했다. 설상가상으로 집주인이 전세금을 올려달라고 요구해 이사 갈 집도 알아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