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여섯살 된 조카(동생 아들)가 있습니다.
얼마 전 동생 집에 놀러가 콤비네이션 피자를 시켰어요.
(돈은 제가 지불)
조카가 평소 편식이 좀 있는데, 피자에 올리브를 특히 좋아해요.
피자 배달오고나니 조카가 올리브만 쏙쏙 골라 집어먹기 시작했어요.
제가 하지 못하게 했고,
동생(애 엄마)도 말로 달래고 혼내고 했지만
말 안듣고 계속 올리브만 빼 먹더군요.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고 전에도 같은 경험이 있었는데,
그 때도 떼를 썼습니다(이 땐 다섯살).
동생이나 제부는 늘 말로 못하게 가르치기는 하지만
그들 가족끼리 먹을때는 결국 먹게 냅두는 것 같았어요.
이날도 어김없이 올리브만 먹기에
미리부터 제가 피자 절반을 가르며
"이모도 올리브 좋아하니 이모 몫에 있는 올리브는 먹지 말라"고 말했습니다.
문제는 나머지 반판 몫의 올리브를 다 빼 먹고 난 뒤 발생했습니다.
그때부터 울며 떼쓰고 소리지르는데...
암튼 제가 끝까지 못 먹게 했어요.
이미 말을 청산유수처럼 하는 아이고
다 알아듣기 때문에 받아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울음을 그치고 난 뒤에도 다시 올리브를 빼먹으려는
시도를 하기에 제가 보는 앞에서 나머지 올리브를
다 먹어버렸습니다.
이걸 보고 조카가 한바탕 더 엉엉 울었습니다.
제가 그렇게 잘못한 건가요?
동생은 제가 너무했다고 당시에도 좀 서운해했고
지금까지도 농담반진담반 틈틈이 사람 속을 긁습니다.
(앞으로 언니랑 피자 다신 안먹어,
피자 먹는다고 하면 올리브 잔뜩 올려달라고 해,
올리브 배터지게 먹어 등 비꼬는 식..)
제가 올리브에 환장해서 한 행동이 아닙니다.
저도 돌쟁이 아가가 있지만 제 아이라도 남의 음식에
일부만 골라 먹으려고 한다면 절대 먹지 못하도록 했을 것입니다.
조카와는 그날도 웃으며 헤어졌고 지금도 잘 지냅니다.
제가 아이를 무섭게 혼내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덧))
동생은 여섯 살은 아직 강경하게 훈육하기에 어리다며
아직 애니까 어느 정도 이해해 줘야 한다고 합니다.
제게 너무하다고 한 부분은 남은 올리브를 하나도
나눠주지 않고 애 보는 앞에서 다 먹었다는 것입니다.
매정하다고 합니다.
덧2))
댓글이 갑자기 많아져 깜놀 ^^
원래 보여줄려고 올린 글인데
다들 세게 말씀해셔서 고민 중...
저는 속이 다 시원합니다 ㅋㅋㅋㅋㅋ
동생은 밖에서는 그렇게 당연히(?) 못하게 한답니다.
집에서 그렇게까지 해야하냐,
이모가 그 정도도 양보 못하냐는 식..
애 진정되면 똑바로 이해시키고 다시 훈육할거래요.
아이는 식탐이 많지는 않고 편식때문인지 오히려 말랐어요.
올리브는 평소에 많이 사줍니다.
그날은 집에 없었어요 ㅠ
그치만 많이 사주고 안 사주고는 다른 문제 같아요.
마지막))
유치하다고 하시는 분들. 네 제가 유치하게 군 건 맞죠.
그러니 동생 뒤끝 부리는 거 부글부글 끓어도 참는거 아닙니까.
동생은 반성 하나도 안합니다.
오히려 더 기세등등이에요.
그럼 울구불고 떼써도 아이고 남의 새끼니 어쩔 수 없지 하고 먹게 냅뒀으면 되는 건가요?
아니면 제가 쥐잡듯이 혼내기라도 하나요?
제겐 첫 조카라 애정이 많습니다.
애한테 분풀이라니요.
동생이라면 모를까.
편 들어주시는 분들도 꽤 있으니 맘 편히 동생에게 링크 보여주겠습니다.
지 자식 올리브 빼먹듯이 듣고 싶은 댓글만 쏙쏙 빼 듣겠지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