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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있는남자ll조회 2034l 2

soso · 악토버(OCTOBER)At The Window


 

봄이 와도 죽음은 유행이었다

 

혹시 울어요? 물속같이?

 

안녕, 여기는 잊혀진 별 명왕성이야.

 

산불이 나서 내 생일을 축하해주는 줄 알았다

 

을씨년스런 예감이 새벽의 안감에 박혀 스르르 말줄임표가 되어가는 별

 

누군가를 믿는다는 건 나 자신을 데리고 그에게 유배를 가는 것이다

 

첫 페이지는 비워둔다 언젠가 결핍이 필요하리라

 

이렇게도 내 사랑의 매듭은 짧았다.

 

문득 너는 없다. 지나온 강 저쪽은 언제나 절망이었으므로.

 

엷은 몽유의 밤들 끝에 네가 날아왔고

 

너는 우주의 집중으로 피워낸 꽃이다

 

 

 

 

 

 

 

 

 

 

 

 

 

언젠가 죽어본 적 있는 그 시간이다 | 인스티즈


너라는 소음에 시달리지 않기 위해 쓴다

애도의 습관 / 이은규

 

 

 

 

 

 

 

 

 

 

언젠가 죽어본 적 있는 그 시간이다 | 인스티즈

 

나는 엉망이야
그렇지만 너는 사랑의 마법을 사랑했지
나는 돌멩이의 일종이었는데
네가 건드리자 가장 연한 싹이 돋아났어

사랑의 전문가 / 진은영

 

 

 

 

 

 

 

 

 

 

언젠가 죽어본 적 있는 그 시간이다 | 인스티즈

 

밤을 겉돈다
꿈에서 마주치는 것들은 왜 하나같이 내 것이 아닐까

반복 재생 / 이훤

 

 

 

 

 

 

 

 

 

 

언젠가 죽어본 적 있는 그 시간이다 | 인스티즈


때때로 서있을 수 없는 우리가

그림자로 나란해지는 저녁

어둠을 찢으려는 꼭짓점으로부터

나와 너의 전개도가 눈금도 없이

촘촘해진다

 

  지긋지긋 지그재그

 

원뿔의 행진 / 서윤후

 

 

 

 

 

 

 

 

 

 

언젠가 죽어본 적 있는 그 시간이다 | 인스티즈


마찰하는 것에는 보풀이 일었다 자주 스위치를 껐다 켰고 비누에는 균열이 생겼다
비나 내렸으면 그러나 햇빛이 부서져 내렸다 파이프는 계속 삐 소리를 내고 하늘에는
버짐이 피어나고 있었다 너는 비틀어진 선로였다
그러니 이탈할 것 여러번 다짐을 했고 면벽했다 여분의 무게로 나무는 흔들리고 있었다
무언가 자주 간섭했고 그러나 그것이 쉽게 떠오르지 않았다 출구가 전환되고 있었다
청과점 앞에는 아지랑이가 오래 정체했다 네 동공은 우주 같았고
그러나 빈 우주에서 나는 독백하는 배역을 맡았다 또 한편의 여름이 재생되었다
나는 일상을 적지 않았다

 

피서 / 안태윤

 

 

 

 

 

 

 

 

 

 

언젠가 죽어본 적 있는 그 시간이다 | 인스티즈

 

활자도
나도
찢을 수 없는 밤이 있다

주머니에 오래 보관된 영수증처럼
한껏 구겨진 마음이

해묵은 나보다
아침이 먼저 펴지는 날이 허다했다

 

쉽게 구겨진다 해서 쉽게 펴지는 건 아니고 / 이훤

 

 

 

 

 

 

 

 

 

 

언젠가 죽어본 적 있는 그 시간이다 | 인스티즈


전화기를 놓고 숨을 참는다. 
때를 놓친 사랑은 재난일 뿐이다. 

수몰지구 / 전윤호

 

 

 

 

 

 

 

 

 

 

언젠가 죽어본 적 있는 그 시간이다 | 인스티즈

 

제게 입김을 불어넣지 마십시오
당신의 옷깃만 스쳐도
저는 피어날까 두렵습니다

어떤 나무의 말 / 나희덕

 

 

 

 

 

 

 

 

 

언젠가 죽어본 적 있는 그 시간이다 | 인스티즈


내게는 사랑에 대한 첫 독서가 당신이란 책이었고, 행복하고 열렬했어요.
어느 페이지는 다 외워 버렸고, 어느 페이지는 찢어 없앴고,

어느 페이지는 슬퍼서 두 번 다시 들여다보고 싶지 않았지만 어쨌든 즐거웠습니다.
​ 
소란 / 박연준

 

 

 

 

 

 

 

 

 

 

언젠가 죽어본 적 있는 그 시간이다 | 인스티즈


농구공이 공중에 머물렀을 때 나는 너의 시점을 잃기 시작한다
담쟁이 잎이 공중에 원을 그렸을 때 나는 너의 인칭을 잃기 시작한다
빗방울이 2분 9초의 그림자에 닿았을 때 나는 너의 시제를 살기 시작한다

너를 영원히 사랑한 적이 있다 

31일, 2분 9초 / 김성대

 

 

 

 

 

 

 

 

 

 

언젠가 죽어본 적 있는 그 시간이다 | 인스티즈


어제는 보고 싶다 편지쓰고 
어젯밤 꿈엔 너를 만나 쓰러져 울었다 

대숲 아래서 / 나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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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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