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주소 복사
공지가 닫혀있습니다 l 열기
모바일 (밤모드 이용시)
댓글
호롤로롤롤ll조회 3883l 4

 

 

 

기독교 미술에는 '피에타'라는 주제가 있다.

 

이탈리아어로 '자비를 베푸소서'라는 의미인데,

십자가에서 내려진 예수의 시신을 안고 슬퍼하는 성모를 묘사한 것이다.

 

예술가들이 피에타를 주제로 도전하기 시작한 것은

14세기경부터였지만

여러분이 '피에타'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머릿속에 떠오르는 건 바로 이 작품일 가능성이 높다.

 

미켈란젤로 이후 400년 뒤의 피에타.jpg | 인스티즈

 

 르네상스 시대의 천재 예술가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가

1498~1499년 20대 중반의 젊은 나이에 만든 피에타.

 

미켈란젤로는 성모를 실제 비례보다 훨씬 크게 조각해서

예수의 시신을 안은 모습이 어색하지 않도록 처리했다.

그리고 30대 아들을 둔 어머니였음에도 성모의 얼굴이 젊게 표현된 건

세속의 추잡한 때가 티끌만큼도 묻지 않은 동정녀를 나타내기 위해서였다.

 

예수의 탄생을 천사로부터 예고받았을 때

'하느님의 뜻대로 하소서'라며 순명했던 것처럼,

예수의 죽음을 마주한 성모는

아들의 시신을 무릎 위에 눕혀 안고

하늘을 향해 왼손 손바닥을 펴서 살짝 들어올려

'이 또한 하느님의 뜻이라면 순명하겠다'는 것을

절제된 감정 표현으로 묘사했다.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에 소장된 이 피에타는

이후 다른 예술가들이 피에타를 주제로 다룰 때

그림으로든 조각으로든 큰 영향을 끼쳤으며,

1972년 한 정신병자에 의해 성모의 코와 왼팔이 박살나기도 했다.

 

 

 

 

미켈란젤로가 저 피에타를 만들고 400년이 지난 1930년대,

독일에서 새로운 피에타가 탄생한다.

 

 

미켈란젤로 이후 400년 뒤의 피에타.jpg | 인스티즈

 

 독일 프롤레타리아 회화의 선구자 케테 콜비츠가

1937~1938년 70대의 나이에 만든 피에타.

 

원제는 '죽은 아들과 어머니(Mutter mit totem Sohn)'이다.

 

미켈란젤로 이후 400년 뒤의 피에타.jpg | 인스티즈

 

노동자, 농민, 빈민 등 사회적 약자에게 관심을 가지고

이들을 예술의 대상으로 삼았던 케테 콜비츠는

제1차 세계대전 때 아들 페터가 참전했다가 전사한 후

반전주의와 평화주의를 주제로 작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케테 콜비츠의 피에타는 여러 가지 면에서 미켈란젤로의 피에타와 대비된다.

 

 

죽은 아들을 안은 어머니는 젊은 동정녀가 아니라

세월의 풍상을 그대로 겪은 나이 든 모습이다.

 

잔뜩 웅크린 아들의 시신을 품에 꼭 끌어안은 어머니는

슬픈 감정을 절제하지 않고 아들의 죽음으로 인한 고통을 그대로 드러낸다.

 

어머니의 왼손은 미켈란젤로의 피에타와 달리

하늘을 향하지 않고 죽은 아들의 오른손을 살포시 잡고 있다.

 

 

패기 넘치는 20대 젊은 천재가 만든 피에타가 아니라

전쟁에서 자식을 잃은 70대 늙은 어머니가 만든 피에타.

 

미켈란젤로 이후 400년 뒤의 피에타.jpg | 인스티즈

 

1993년 독일 통일 후 독일 정부는 전쟁 피해자를 추모하는 기념관인

노이헤 바헤(Neue Wache)를 다시 개관하면서

케테 콜비츠의 피에타를 확대 복제해 전시한다.

 

 

미켈란젤로 이후 400년 뒤의 피에타.jpg | 인스티즈

 

미켈란젤로 이후 400년 뒤의 피에타.jpg | 인스티즈

 

미켈란젤로 이후 400년 뒤의 피에타.jpg | 인스티즈

 

노이헤 바헤 천장에 뚫린 둥근 천창을 통해

하늘에서 내리는 비와 눈이 그대로 조각에 떨어지며

 

관람객은 이를 통해 자식을 잃은 슬픔에 잠긴 어머니를,

 

성스러움이 느껴지는 초월적인 존재가 아닌

세상 어디에나 있는 미약한 인간인 어머니를,

 

전쟁이 앗아간 운명 앞에서 달리 어찌할 바가 없어

그저 자식의 시신을 끌어안을 수밖에 없는 어머니를 보게 된다.

 

 

 

추천  4


 
시각의 차이가 선명하게 대비해서 신기하고.. 죽은 아들과 어머니 조각상은 슬픔이 그대로 느껴져서 마음아프네요 ㅠㅠ
1개월 전
로그인 후 댓글을 달아보세요
 

혹시 지금 한국이 아니신가요!?
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카테고리
  1 / 3   키보드
닉네임날짜조회
이슈·소식 20개월 성폭행 장모님 인터뷰.jpg197 08.10 17:18102505 35
이슈·소식 현재 인간과 침팬지를 단번에 구분한다는 테스트.JPG91 우우아아08.10 18:4181190 0
이슈·소식 속보) 버닝썬 부활80 주악구옥주희08.10 20:3768556 0
이슈·소식 방정유문, 결국 울먹…"B.A.P 팀명 사용하고 싶었지만, 현실적 어려움"106 참섭08.10 20:0174340 27
유머·감동 (new) 르세라핌 김채원 컴백 헤어스타일.jpg69 geebee08.10 19:0189698 0
남친이 8키로짜리 수박 혼자서 들다가 무겁다면서 10초에 한번씩 바닥에 내려놓음.j..29 탕탕후 08.01 09:20 15779 0
아메리카노 마시는 사람들 사이에서 갈리는것281 geebee 08.01 09:03 126039 2
은퇴를 진지하게 고민했던 박완규.jpg 칼굯 08.01 09:02 2537 0
한국 사격 금메달 일본 반응22 geebee 08.01 09:01 46013 15
생각보다 꽤 많다는 이혼사유.jpg63 풋마이스니커 08.01 08:47 71316 6
[질투의화신] 4화에서 감탄했던 공효진 표정 연기.gif4 비비의주인 08.01 08:43 12421 2
억덕개 버스 벊호가 천이나백십나삼나만이나천십나삼나번1 호롤로롤롤 08.01 08:24 3228 0
우리집은 매월 첫날 복을 빌어주는 문화가 있는데373 311344_return 08.01 08:21 123142
69%는 속는다는 착시사진11 qksxks ghtjr 08.01 08:11 14154 0
다시 봐도 개웃긴 박상영 할 수 있다 경기 최병철 해설1 이등병의설움 08.01 08:10 5445 0
싸우지 말라고 2개씩 샀는데 완판수제돈가 08.01 08:10 3513 1
딱 보는 순간 내 안의 DNA가 이건 아니다1 He 08.01 08:07 3743 1
고양이 눈을 가진 뉴진스 해린22 다시 태어날 08.01 08:03 18948 8
2,944,780명이 자기집이라고 주장하는 집 실제 문103 풋마이스니커 08.01 07:59 122776 6
한 손엔 쭈쭈바, 한 손엔 탁구라켓을 들고 스타킹에 나갔던 신유빈4 킹s맨 08.01 07:48 18001 2
아이돌 사이에 끼게 된 한 사람…jpg happy lover 08.01 07:07 3771 0
홍영기가 김병은에게10 311324_return 08.01 06:00 20168 1
망원경으로 토성 보려고 줄 슨 사람들1 맠맠잉 08.01 05:46 10563 2
나는 태어난 지 17일된 수달 새끼다.gif1 성우야♡ 08.01 05:38 1629 1
고아원 나온 자식 부모가 다시 찾는시기3 wjjdkkdkrk 08.01 05:31 10529 0
전체 인기글 l 안내
8/11 10:54 ~ 8/11 10:56 기준
1 ~ 10위
11 ~ 20위
1 ~ 10위
11 ~ 20위
유머·감동 인기글 l 안내
8/11 10:54 ~ 8/11 10:56 기준
1 ~ 10위
11 ~ 20위
1 ~ 10위
11 ~ 20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