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화창한 날, 인도 우다이푸르에서 젖은 몸으로 공포에 질려 길 위에 앉아 있는 아기 송아지가 발견되었습니다. 비도 오지 않았고 근처에 물웅덩이도 없는데 도대체 이 송아지는 왜 젖어 있는 것일까요?
송아지는 태어나자마자 버림받았습니다. 근처의 목장주가 어미에게서 송아지를 빼앗아 길바닥에 내다 버린 것입니다. 슬프게도 이렇게 갓 태어난 아기 소를 유기하는 행위는 세계 각국에서 관례처럼 행해지는 일이었습니다.
낙농업에 종사하는 사람들 중에는 나중에 우유를 생산할 수 없는 수송아지가 태어나면 판매할 우유를 먹이는 것이 아까워 출산 직후에 폐기합니다.
발견자의 신고를 받은 동물보호단체 애니멀 에이드 언리미티드(Animal Aid Unlimited)의 직원은 현장에 도착하자 조심스럽게 송아지에게 다가가 담요로 감싼 후 보호시설로 옮겼습니다.
직원들이 보호시설에 도착한 송아지에게 우유병을 주자, 송아지는 허겁지겁 우유를 마셨습니다. 송아지는 어미의 초유를 한 방울도 먹지 못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헌신적인 보살핌 덕분에 며칠이 지나자 조금씩 건강을 회복했습니다.
아기송아지의 이름은 힌두어로 ‘마음’이라는 뜻을 가진 ‘딜’(Dil)이 되었습니다. 딜은 쾌적한 우리에서 다른 송아지들과 함께 활발하게 뛰어 놀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송아지는 매일 생산되는 우유의 부산물입니다. 젖소는 우유를 생산하기 위해 인공수정으로 임신과 출산을 반복합니다. 송아지들은 태어난 직후 젖도 먹지 못한 채 곧바로 어미와 분리됩니다.
그 중 미래에 우유를 생산할 암송아지는 별도의 공간에서 인공 수유로 사육하지만, 낙농업계에서 불필요한 존재인 숫송아지는 송아지 고기로 도살되거나 버려집니다.
미국의 경우 고기로 팔릴 수송아지는 트럭으로 운반되어 경매장에서 값이 매겨집니다. 갓 태어난 연약한 송아지들을 때리고 걷어차고, 걷지 못하게 되면 다리나 귀를 잡고 끌고 갑니다.
이후 목에 사슬이 묶인 채 우리에 감금되는데, 걷기는커녕 몸을 늘이거나 옆으로 누울 수도 없습니다. 이 잔혹한 감금을 하는 이유는 송아지들의 근육을 발달하지 못하도록 해 부드러운 고기를 얻기 위해서 입니다.
한국이나 일본에서는 하얀 서리가 내린 것처럼 촘촘한 마블링을 선호합니다. 서리가 많이 내릴수록 그 송아지는 움직이지 못했다는 증거입니다. 생략-
한희숙 번역가 pullkko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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