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인생
태종 시대 사관
건국부터 왕과 관련된 건 빠짐없이 적어온 걸로 유명한 조선이긴 했지만
그래도 그냥 사실 그대로 '보여지는 것들' 만 잘 적는 수준이었는데
이 인간은 말 그대로 왕의 모든것을 기록하기 위해
왕을 상대로 첩보 행위를 벌임
어떤 짓들을 벌였냐 정리해보면
- 태종이 사냥하려고 몰래 궁을 나왔는데
복면을 쓰고 미행하면서 기록
말타고 가는 태종을 직접 뛰면서 추적
처음보는 놈이 휘장 뒤에 숨어있는 걸 발견한 태종이
"넌 뭔데 일개 사관이 여기있냐?" 하자
"임금이 두려워하는 건 오로지 하늘과 기록뿐" 이라 발언
- 태종이 측근들과 시간을 보내려 암행을 나가자
자신도 일행인 척 따라가서 기록
- 태종이 다리를 건너다 발을 헛딛여 넘어짐
아무도 본 사람 없구나 하고 안심한 채 떠났는데
다리 밑에 숨어있던 민인생이 기록
- 민인생이 왕의 개인 집무처인 편전에 출입을 요청했고 거절됨
그러자 몰래 숨어서 들어가다 걸림
태종이 "왕도 편하게 쉴 수 있는 곳이 있어야 하지 않겠냐 적당히 해라" 라고 하자
"제가 여기 없어도 하늘이 위에 있습니다" 경고하고 떠남
- 몇달 후 또 편전에 숨어들어 병풍뒤에서 기록하다 걸림
개빡친 태종이 편전에 사관의 출입을 금함
- 며칠뒤 곱씹을수록 분노가 차오르던 태종은 결국 민인생을 귀양 보냄
민인생은 귀양가기 전에 하나만 더 기록하게 해달라고 애걸복걸함
결국 허락을 받아내서 적은 내용이
"민인생을 귀양보냈다"
이런 기행을 보고 배운건지
최사유 같은 사관이 편전에서 서성대다 걸리는 등 사건이 이어졌고
노이로제가 걸린 태종은 이후로 사관들의 행동을 견제했지만
그럼에도 옛 법도를 중요시한 조선 사회에서
격한 반발을 받아 대부분 철회됨
그 결과 사관을 견제하던 행동들과 말타고 가다 낙마하는 등의 사건들이 빠짐없이 기록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