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흐마니노프가 23살 젊은 - 궁핍하고 배고픈 - 시절에 전재산에 가까운 돈을 들고 기차여행을 하다가 지갑을 통째로 도둑 맞은 후, 돈을 벌기 위해 급히 만든 악흥의 순간 6개 모음곡 중 4번입니다.
비장한 멜로디 안에서 큰 돈을 어이없이 잃은 자신에 대한 빡침, 진정하려 노력하지만 어쩔 수 없는 현재의 혼란함,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압박감까지 느낄 수 있습니다.
베토벤의 op.129. 제목부터 Rage over a lost penny입니다. 한마디로 동전 잃어버리고 빡쳐서 만든 음악. 놀랍게도 악보 12페이지짜리 음악으로 만들었습니다. 대단한 건지, 쪼잔한 건지, 둘 다인 건지.
들어보면 5~6분의 음악 내에서 동전을 찾다가 느낀 긴박함, 도저히 안 보여서 느껴지는 빡침, 이어지는 허탈함, 그리고 다시 찾아오는 빡침을 모두 느낄 수 있습니다. 5만원짜리 지폐 한장 잃어버렸다고 상상하며 들어보세요. 라흐마니노프보다 잃어버린 금액이 작아서인지 아무래도 좀 더 유쾌한 멜로디입니다.
추천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