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롭게 책 한권 읽고 싶은 날.
노트 펼쳐서 필사도 하면 좋을 텐데.
이런 날에 읽을 만한
괜찮은 소설이 있을까?
라고 생각한 여시를 위해 쓴 책 추천글!
1.같이 걸어도 나 혼자, 데라치 하루나
#일본소설 #쓸쓸한감성 #연대의여행
이건 평범한 두 여성을 다룬 소설이야. 유미코(39)와 카에데(41), 두 명의 시점이 번갈아가며 이야기가 흘러가.
유미코는 딸이 있는 남자랑 결혼했어. 남편이 어느날 갑자기 없어진 거야. 카에데는 옆집에 살아.
둘이 밥 같이 먹다가 친해져. 에휴 카에데는 어쩜 그리 똥차만 만나는지.
그러다 유미코의 남편이 고향에 있다는 소식을 듣고 둘이서 남자 잡으러 가.
2.샤프롱, 로라 모리아티
#미국소설 #35일의동행 #우정과성장
이 책은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두 여성의 삶이 변화하는 지점을 보여주는 소설이야. 코라(36)와 이웃집 딸내미 루이스(15), 두 시점이 번갈아 나와.
앙큼발랄한 소녀 루이스가 뉴욕의 무용학교에 입학하는데 같이 가줄 어른이 필요했어. 조용하고 점잖던 이웃집 아줌마 코라가 보호자로서 같이 뉴욕행 기차에 올라타줘.
샤프롱은 사교계에 첫발을 들인 여성을 보살펴주는 사람을 의미하지.
사실 코라한테는 비밀이 있는데 그건 바로 뉴욕의 어느 고아원 출신이라는 점이야. 고아원을 찾아가면서 부모에게 버려진 그 어린시절의 기억을 더듬어가.
3.우리가 안도하는 사이, 김이설
#한국소설 #강릉여행기 #어느덧중년
이 책은 따끈한 신상이야! 75년생 대학 친구 세 명이 매번 가자가자 하고 말았던 우정 여행을 진짜 떠나게 되는 이야기야.
여행은 역시 바다로 가야 제맛이지. 아줌마들끼리 회 먹고 매운탕에 쐬주 한모금 탁 털어 넘기면 얼마나 맛있게요. 작가가 소설을 진짜 잘 말아줘.
난주, 미경, 정은의 시점이 번갈아 나오면서 맘속에 숨겨둔 깊은 이야기를 한점씩 펼쳐가. 나도 친구들이랑 같이 강릉 가고 싶어. 속 털어놓고 얘기도 맘껏 나누고 싶고.
근데 다들 이제 결혼해서 애 키우랴, 살림하랴, 맞벌이하랴, 일까지 너무 바쁜데다가, 갑작스런 간병까지 떠맡게 되니 친구 만날 시간이 없지. 언젠가 다같이 만나서 여행을 떠난다면 어떻게 될까 궁금할 때 한번 읽어봐!
4.우리가 통과한 밤, 기준영
#한국소설 #마고와리사 #필사추천작
연극 좋아해? 채선(39)은 연극 배우야. 극 중 마고라는 역할을 연기해. 극도로 몰입해서 단 한 명의 관객의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아. 첫 작품인데도 말이야.
마고 역은 상처받은 영혼이 반어법으로 본심을 감추는 인물이야. 백스테이지에서 문선생이라는 거물이 다가와서 누가 당신을 만나고 싶어한다고 얘기하지. 채선은 주선된 자리에 나가서 지연(20)이라는 맹랑하고 당돌한 여자애와 만나게 돼. 지연이 바로 그 단 한 명의 관객이야.
피폐물 느낌 낭낭한 백합 소설이라서 은근 감정소모 있어. 근데 문장이 기깔나. 수려하고 아름답다는 말이 저절로 나올정도야!
5.기척, 레이첼 호킨스
#미국소설 #미스터리심리스릴러 #전와이프현와이프
제인(23)은 부자 마을 손필드의 고급 주택가에서 강아지들 산책시켜주는 일을 해. 가끔은 부인들 귀금속 좀 훔치고. 강아지 다섯 마리를 이끌고 가다가 마을에서 가장 좋은 집 앞에 서서 멍하니 구경해.
그런데 갑자기 비싼 자동차가 튀어나와서 사고날 뻔했지 뭐야. 차주는 넝쿨째 들어온 부자! 잘생기기까지 했는데 매너마저 좋아. 제인은 이 부자와 연락하다가 데이트로 이어나가고 결혼에 골인해서 그토록 원하던 상류층 사람이 됐어.
개 산책 시켜주다가 그 동네에서 가장 예쁜 집에 살게 되다니. 얼마나 꿈만 같을까. 근데 남편의 전부인이 얼마 전에 죽었다는 사실을 알 돼.. 사고로 죽었다는데 왜이리 꺼림칙하지..?
이 책은 가볍게 읽기 좋아. 미국판 신데렐라로 시작해서 서스펜스 가득한 스릴러물로 변하고 반전에 반전이 기다리고 있는 이야기야.
6.붕대감기, 윤이형
#우정이라는상처 #우정이라는회복 #우리는서로의붕대
현대소설의 지표같은 한국소설이야. 여긴 주인공이 따로 없어. 여러 인물의 시점이 번갈아 나온다?
전지적 작가 시점도 아니고, 1인칭 주인공 시점도 아니라서 약간 어색할 수 있어. 근데 이거 소설가들만의 고급 기술이래. 일종의 트렌드 기법 같은 건가 봐. 그래서 이 소설은 릴레이하듯 이 사람이 나왔다가 저 사람이 나오는데 약하게나마 서로 연결되어 있지.
요즘은 친구를 손절하거나 서서히 거리두는 일이 잦아졌는데 이 책 읽고나서 나한테도 이런 친구가 있었는데 그때 조금만 이해해줬다면 어땠을까.. 이 책은 그런 생각이 들게 해. 문학은 화해의 장르라더니 그 말이 맞나 봐.
절필한 작가의 마지막 책이야. 그래서 좀 아껴읽고 싶었는데 첫 페이지 읽자마자 시간 순삭이었어. 작가가 어떤 마음으로썼는지 훤히 보여서 슬프기도 하고 또 마음이 따뜻해지기도 해.
+ 최근에 표지만 보고 산 책
2번 샤프롱이 미국 얘기라면 이건 한국 버전인 듯해
지금까지 추천한 소설은 모두
여성의 연대와 우정을 다루고 있어.
이런 이야기 좋아하면 한번 잡숴 봐!
난 전부 소장하고 있는데 북디자인이 다 넘 예뻐.
다들 즐거운 독서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