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
남성 사회자가 참석자들의 지역을 부르며 호응을 유도하던 중 박수를 치지 않은 지역이 있다며 '간첩'이라는 말을 하자, 여성 사회자가 특정 지역을 언급합니다.
[김병찬/전 KBS 아나운서]
"지금까지 박수를 치지 않은 분들이 꽤 계십니다. 이분들은…정체를 밝힐 수 없는… 네, 어떤, 간첩이라든가."
[양종아/국민의힘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
"아 그래요? 전라북도? 따로 해야 되나요?"
전북 지역에서 온 참석자들이 박수를 치지 않았다는 말을 하다가 나온 발언으로 보이는데, '간첩'이라는 표현이 붙으면서 현장에서 항의가 나왔습니다.
그러자 사회자들은 오해였다, 불편하면 사과하겠다며 수습에 나섰습니다.
[김병찬/전 KBS 아나운서]
"일부 지역, 그게 뭐 지역감정, 혹은 뭐 어디 세력을 더, 앞뒤를, 등위를 정하나 이렇게 오해하실 수도 있는 거 같아서 또 바로 잡기도 하고요. 저희가 여러분께 즐거움을 함께 넉넉하게 드리기 위해서 '박수 안 친 분은 다른 데서 올 수도 있습니다'라고 말씀드렸는데."
[양종아/국민의힘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
"그게 오해가 됐나 봐요. 불편하셨다면 양해 부탁드립니다."
그런데 실제로 사회자들은 지역별 참석자들의 박수를 듣겠다며 전국 각 지역을 언급하면서 전북은 호명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북 참석자들 입장에선 부르지 않아 박수치지 않았던 건데 뜬금없는 핀잔만 들었던 셈입니다.
야당은 지역 비하 발언이라며 당 차원의 공식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한준호 의원은 "간첩은 곧 전북이라는 뼛속까지 잘못된 인식을 국민의힘이 가지고 있다"며 "전북도민들을 향해 엎드려 사죄부터 하라"고 촉구했습니다.
민주당 전북도당위원장인 한병도 의원도 SNS에 "여당 전당대회에서 지역주의를 부추기는 발언이 공공연히 나온 것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며 "180만 전북도민을 비하한 국민의힘에 공식적인 사과와 재발 방지를 요구한다"고 썼습니다.
이동경(tokyo@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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