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담배 피우러 내려온 애를 칼로 찔렀어요. 온 몸을 칼로 수차례 찔러서. 이게 도저히 사람이 할 짓입니까?”
지난 29일 밤 서울 은평구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 피의자에게 아들을 잃은 아버지는 30일 오후 본지를 만나 이렇게 말했다. 희생자 김모(43)씨는 아들 둘을 두고 서울의 한 기업에 재직 중이던 가장이었다.
김씨는 지난 29일 오후 11시 24분쯤 은평구의 아파트 정문에서 같은 아파트 주민 A(37)씨가 휘두른 일본도(日本刀)에 맞아 참변을 당했다. 김씨는 피의자 A씨와 일면식도 없었고, 잠깐 담배를 피우러 집 밖으로 나왔다가 이 같은 일을 당했다. 장례식장에서 만난 어머니는 “우리 아들 너무 착했어요. 열심히 살았는데, 정말 억울합니다”라며 영정 앞에서 오열했다.
한 유족은 “김씨는 평소 직장과 집밖에 몰랐던 사람”이라고 했다. 큰아들은 초등학교 3학년, 작은아들은 4살이라고 한다. 김씨는 A씨가 휘두른 일본도에 이마, 복부, 팔 부위에 부상을 입었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이웃 주민들은 피의자가 대기업에 다니던 착실한 사람이었는데 지난달 상사와 문제가 생겨 불미스럽게 퇴사하면서 성격이 이상해졌다고 했다. 혼자 소리를 지르거나 욕을 했고, 일본도를 들고 나와 놀이터 아이들에게 ‘칼싸움을 하자’고 말을 걸기도 했다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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