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금수저가 한 명 있음
이름은 지한이고 학생임
수업 없는 날 다른 친구들과 집 근처에서 놀고 있는데 어떤 애가 다가옴
개노답 양아치로 유명한 산하 아니겠음?
무서워 제발 나한테 오지 마라
했는데
"야, 너희 나 좀 보자."
ㄷㄷ
저... 저요?
안 따라가면 바로 주먹이 꽂힐 것 같은 비주얼에 지한은 어쩔 수 없이 그 뒤를 쫓음
조용한 강 주변으로 데려간 산하는
"야, 여기 좀 뒤져서 쓸 만한 거 있으면 다 들고와."
18...
근데 어케 거절하냐고 ㄷㄷ
당장 뺨 맞을 수도 있는데
뭐 여튼 강을 다 뒤져서 쓸 만한 걸 주워갔더니
돈이 될 것 같으면 다 지 주머니에 처넣는 거 아니겠음?
그러고는 우리한테 이렇게 말함 ㅠ
"나 진짜 정말 나쁜 놈인 거 알지, 나 도둑질도 잘하고 사람도 잘패."
개허세충 ㄷㄷ
근데 지한이는 그 모습이 너무도 무서웠음 ㅠ
심지어 두 친구랑은 다르게 자기는 옷도 개비싼 것만 입고 있었고
그래서 산하의 눈에 거슬릴까 봐 점점 두려워짐
그래서 이야기를 하나 꾸며냄
"언제였더라, 밤에 내 친구랑 같이 편의점에서 커다란 박스 하나를 훔쳤거든? 근데 그게 그냥 박스가 아니더라고. 개비싼 것들만 모여 있는데... 진짜 죽이더라."
당연히 개쌉구라였음
근데 어떻게든 센 척을 해서 산하의 눈에 잘 보이고 싶었던 지한이 생각해낸 최선의 방법이었어
그 얘기를 듣던 산하,
"진심이냐?"
"당연하지. 이런 걸로 거짓말을 왜 하냐."
했더니
산하가 씩 웃음
ㄷㄷ 뭥미
그러더니
집까지 데려다 주는 거 아니겠음?
와 씨 이게 통하노 ㄷㄷ
산하는 쫀 게 틀림없었음
여튼 집 앞에서 헤어지려는데 산하가 지한을 불러세움
"야, 너 그 이야기 진짜라고 했지.
내가 그 편의점 도둑 맞았다는 걸 정말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거든. 근데 그 주인이 누가 훔쳐갔는지 말해 주면 이백만 원을 주겠다고 하더라고."
됐노...
"형 그거 말할 건 아니지? 우리 친구잖아."
"야, 나 정말 가난한 거 알잖아. 그걸로 돈을 벌 수 있으면 벌어야지."
와 ㄷㄷ
레알 됨
미친듯이 불안해지기 시작한 지한이 돈을 조금이라도 주면서 입을 닫게 하려고 주머니를 뒤져봤지만 동전 하나 안 나오는 거야 ㅠ
근데 갑자기 생각 난 게 하나 있었어
할머니가 물려주신 은시계였삼
당장 꺼내서 산하에게 쥐어 준 지한이가 말함
"형, 내 이름 말하면 안 돼. 나 지금 당장 가진 게 하나도 없어. 대신 이 시계 줄게. 이거 은이야."
"그런 거에 관심 없어. 돈이나 들고 와."
하면서 시계를 버리고 그냥 가는 거 아니겠음?
거짓말이라고 지금 밝혀도 믿지도 않을 거 같고
이백만 원이라는 돈도 없었던 지한이는 미치기 직전이었음
자기 꾀에 자기가 빠진 거야
금수저였지만 필요한 게 있을 때만 용돈을 받아쓰던 지한은 수중에 돈이 하나도 없었음
하지만 산하는 단호했음
이때부터 지한의 지옥이 시작돼
평생을 범생이로 살아왔던 지한은
돈을 갚기 위해
저금통을 털고,
엄마의 지갑에까지 손을 대기 시작함
그래도 빚이 한참 남아 있던 어느날,
'구원은 전혀 예상치 못했던 쪽에서 왔다. 동시에 무언가 새로운 것이 나의 삶 안으로 들어왔고, 그것은 오늘날까지 계속 작용하고 있다.'
지한의 삶을 뒤바꾸는 누군가가 나타남
사탄들의
학교에
루시퍼의
등장이라...
전학생이 온 거 아니겠음?
지한보다 한 살이 많고
같은 도시로 이사 온 금수저의 아들
'놀이에 끼지도 않았고 싸움질에는 더더욱 끼지 않았다. 다만 선생님들에게 맞서는 그의 자신감 있고 단호한 어조가 다른 학생들 마음에 들었다.'
'그의 이름은 도한세였다.'
정말 잘생겼잖아
그리고 우연히 한세와 지한이 같은 반에서 수업을 듣는 일이 생김
수업이 끝나고
집에 가려는 지한을 누가 잡는 거 아니겠음?
"집에 같이 갈래?"
당연하지
함께 하교를 하기 위해 지한이 자신의 집 위치를 알려 줌
"아, 거기구나? 거기 알아. 현관문 위에 붙여 놓은 그림 봤어."
근데 정작 그 집에 사는 지한은 그림에 대해 아는 게 전혀 없었음
걍 정말 오래 전부터 거기 있던 그림이어서 자신의 가족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거였거든
"근데 형, 나는 그 그림에 대해서 잘 몰라. 새? 뭐 그 비슷한 거라던데. 그 건물이 예전에 교회 관련된 건물이었어서 그런 게 붙어 있나 봐."
대충 이런 그림이었음
"그래도 한번 잘 봐. 그런 건 진짜 재미있거든. 아마 그 그림은 매 암놈일걸?"
자신의 집에 붙은 그림에 대해 자기보다 더 잘 아는 한세에게 지한은 관심을 갖기 시작함
그 이후 다른 이야기를 하며 급격하게 친해진 사이에
잊고 있었던 인물 하나가 있었음
산하였삼 ㅠ
그때까지도 쫌쫌따리 돈을 내고 있던 지한에게
갑자기 산하가 이런 말을 하는 거 아니겠음?
"야, 내가 까먹을까 봐 말해 두는데. 다음에는 네 누나 좀 데려와라. 큰누나 말이야. 이름이 뭐더라?"
정말 돈까지 내라는 것도 너무한데 이젠
누나까지 데려오라는 희대의 트레쉬 아니겠음? ㅠㅠ
"누나는 안 돼. 누나도 나하고 오지 않을 거야."
라고 했지만 산하는 물러서지 않음
...
그리고 멀리서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한 명
산하가 떠나고 난 뒤 한세가 지한에게 다가와서 물어
"아까 그 새끼 이름이 뭐야?"
근데 지한은 자신의 비밀이 들통나는 기분이어서 말하지 않았어
"누구? 다른 애는 없었어. 나뿐이었는데?"
"그냥 말해."
겁쟁이였던 지한은 또 겁에 질려서 산하의 이름을 댔어
"잘했어. 너 그애를 두려워하는구나. 네 얼굴에 그렇게 쓰여 있네. 그걸 보면 너는 그 새끼에 대해 나한테 해 줄 말이 하나도 없을 것 같은데, 맞아?"
한세는 이미 지한이 괴롭힘 당하는 걸 파악하고 있고 그걸 말하는 것조차 두려워하는 걸 알고 있었어
"안타깝다. 네가 말해 준다면 내가 실험 하나를 해 볼 수도 있는데. 근데 너 그 새끼를 두려워하는 건 제대로 된 게 아니라는 거 알지? 너 혹시 그 새끼한테 빚진 거라도 있어?"
ㄷㄷ 말 몇 마디에 빚진 돈까지 있다는 걸 알게 된 한세
"형, 나 아무것도 말할 수가 없어."
하지만 이미 공포를 느낄대로 느낀 지한은 그 어느 것도 말할 수가 없었어
"그 돈을 내가 갚아 줘도? 내가 너한테 그 돈 줄 수 있는데."
ㄷㄷ 개멋있노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한은 아무것도 모르면서 그런 말을 하는 한세에게 점점 짜증이 났어
둘은 그렇게 몇 시간 동안 아무 말 없이 앉아 있다가
한세가 먼저 떠나버림 ㅠ
"난 이제 가 봐야겠다. 그 새끼를 때려 죽이는 게 가장 간단한 일이겠지만, 너는 집으로 가. 그리고 뭐든 가장 단순한 게 최선이라는 걸 기억해. 그 새끼랑 만나지 마."
ㄷㄷ 개쎔
그리고 그 말에 지한은 위로를 받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말일뿐이고 그게 지한의 두려움까지 떨쳐주진 못했어
근데 그 뒤로 몇 주 내내 산하에게 소식이 없는 거 아니겠음?
ㅠ
지한이는 더 무서워짐
뭐 더 큰일 준비하고 있는 거 아냐?
이상한 데서 제대로 마주치는 거 아냐?
했는데,
진짜 마주침
근데 산하가 지한이를 보자마자 움칫하더니 피해서 돌아가는 거야
뭐야? 뭔 일이 있었던 거야?
산하에게 뭔 일이 있었기에 지한이를 보고도 더 이상 괴롭히지 않고 피하는 걸까?
지한과 이야기하던 한세가 떠난 뒤로 둘 사이에는 어떤 일이 있었을까?
.
.
.
이 이야기는 여시들이 한 번쯤 들어 본 적 있는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인
헤르만 헤세가
자기 자신에 이르는 길을 쓴
데미안 안에 담긴 이야기야
여기 나온 주인공들의 실제 이름은
지한 - 에밀 싱클레어
산하 - 프란츠 크로머
한세 - 막스 데미안
이름은
네이버에 걍 인소 남주 이름 검색함 ㅎ
지금까지 내가 쓴 부분은 데미안의 1/3에 해당하는 부분이고 배우들 사진 밑에 있는 건 실제로 데미안에 나오는 대사들을 인용한 거야
100년이 넘는 시간동안 사랑 받은 작품답게 참 재미있지 ㅎ
방황하는 사람들에게 깊은 위로와 감동을 전해 주는 작품
꼭 읽어 보길 바랄게!
'내 속에서 솟아 나오려는 것, 바로 그것을 나는 살아보려고 했다. 왜 그것이 그토록 어려웠을까.'
재밌으면 다른 고전 작품으로 또 옴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