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두응(三頭鷹). 셋 달린 매.
조선 시대에 귀신을 잡아먹고 행운을 불러오는 길조로 부적이나 민화에 엄청나게 쓰임.
삼두일족응이라고도 하는데 다리가 2개, 혹은 3개 달린 것도 있어서 보통 삼두매 아니면 삼두응이라 함.
무속판에서는 탁멸삼재(啄滅三災)의 신조(神鳥)라는 뭔가 있어 보이는 명칭으로 부름.
한자를 풀이하면 삼재를 쪼아서 없애는 신성한 새란 뜻.
어찌나 인기가 많았는지 스스로 별칭을 삼두매라 일컫는 도적도 있었을 정도.
조선군 군기에 쓰인 삼두삼족응. 이렇게 삼족오마냥 다리 셋 달린 것들도 있음
뭔가 유럽의 국가수리 같은 간지가 남.
까치처럼 호랑이랑 같이 있기도 함.
대한제국 국장에서 뜬금없이 매가 나와서 낯설어하거나 무지성으로 유럽 독수리 문장 카피한 거라 생각한 사람들이 많은데
구도는 유럽 걸 본뜬 게 맞지만 매 자체는 나름 근본 있는 상징임(그와 별개로 태극 도배질한 국장 디자인은 심히 촌스럽지만)
원래 옛날부터 중원 지역에 한반도 매가 해동청이라는 이름으로 꽤 유명한 특산물이었음
국사 배운 애들은 고려시대에 원나라에 매 바치려고 응방 설치했다는 기록을 교과서에서 본 기억이 있을 거임.
매사냥도 활쏘기와 같이 나름 국기(國技)에 속하는 기예였고.
(그 대동법 이전의 공납이 저 매 잡아다 바치는 거여서 일반 백성들에게는 X같았지만)
사실 매야말로 민간부터 조정까지 두루 사랑받은 새라 까치보다도 더 국조라 할 만한데
이상하게 현대에는 1000년 넘게 잊혀졌다 재발굴된 고구려 삼족오보다도 더 듣보잡이 되어버림
이런 거 보면 일제강점기 이후로 한국인들이 집단적인 기억상실에 빠졌다는 말이 실감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