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게에서 콧멍 가도 되겠단 얘기 듣고 콧구멍 벌렁벌렁해져서 왔어 히히
1. 화장품 제품명에 PRO를 넣는다
단순히 메이크업 아티스트만이 이런 네이밍에 홀리는게 아님
자신이 프로라고 생각하는 모든 여성들, 직업이 있는 모든 여시들이 이 이름에 홀림
이 제품을 사는 것 만으로도 더 프로페셔널해질 거 같고, 내 분야에서 인정받을 수 있을 것 같거든
2. 팔레트는 웜톤 쿨톤을 나눠 출시하되 가장 활용도 있는 색상을 절대 한곳에 몰아주지 않는다
두개 다 사라는 뜻이야. 제품 출시와 함께 30% 할인 이벤트를 하는 것도 도움돼
이걸 두개 다 사도 괜찮을 것만 같고, 또 이 30%문구에 끌려들어온 고객은 팔레트 뿐 아니라 다른 것도 사게되거든
팔레트에는 보통 8구, 많게는 25구를 넣는데 구당 용량은 0.n그램에 불과해. 팔레트의 원가는 정가의 5~10%라고 생각하면 돼
3. 가격을 높이면 더 잘팔림
재밌게도 가격이 웬만큼 비싸면 더 잘팔려. 특히 립제품과 피부기초제품.
로드샵의 싸구려 제품이 아니라 신경써서 나온 합리적인 제품 같아보이거든.
4. 콕 박히면서 친숙한 네이밍을 추구한다
치아바타나 토스트, 초콜릿, 커피, 아메리카노 이런 단어는 화장품에 꼭 들어가는 네이밍임. 여자들이 좋아하는 것들이야
마찬가지로 진달래, 장미 등등의 친숙한 꽃도 자주 쓰임. 어디서 듣도보도 못한 라플레시아 이런건 잘 안써
명품네이밍을 대놓고 카피함으로서 이 제품의 저렴이라는 어필을 하기도해. 레드 우 같은 네이밍이 대표적.
5. 유행하기 시작한 브랜드제품은 반드시 카피
아오이유우 블러셔 저렴이, 랑콤 에리카 저렴이, 루비우 저렴이, 더블웨어 저렴이 등등.
사람들 심리가, 화장품은 찐퉁을 사고 또 저렴이를 사서 비교하고 싶어해. 그래서 부자나 학생이나 다 이 저렴이의 타겟이 됨.
화장품은 진퉁도 10만원 안쪽이라 좀만 맘먹으면 살 수 있는 사치라고 느껴지기 때문에,
또 화장품회사는 이 진퉁을 사는 당신은 정말 가치있는 사람이라고 속삭여주기 때문에,
사회초년생들에게 가장 먼저 '난 사회인이야!'라고 허영을 채워주는 템이 바로 브랜드 화장품이야.
단돈 5만원이면 나도 샤넬급~나도 으른~
그리고 난 합리적인 소비자라고 생각할 수 있게 또 뽕을 채워주는 게 저렴이 화장품임.
안사면 0원인데도.
그리고 이런 대놓고 뫄뫄저렴이라고 홍보하는 저렴이 브랜드들을 고가브랜드가 고소하지 않는 이유는 하나야
걔네는 알고있음 여자들의 화장품에 대한 욕망과 허영은 저렴이에 만족할 수 없다는걸.
여자들은 저렴이를 한번 사보고 좋으면 아니...그럼 대체 진퉁은 얼마나 더 좋단거지? 하고 진퉁을 삼
별로면? 별로라면 역시 진퉁을 사야 했었다...하면서 또 진퉁을 사게돼있음. 고가브랜드 입장에선 저렴한 짭이 나와주면 땡큐인거야
6. 화장품 가격은 70% 할인을 해도 남는 가격임
로드샵 기준 이렇고, 명품은 90% 할인 해도 남을걸
솔직히 화장품은 세일할때 사지 않으면 눈탱이라고 생각해
물론 마케터들은 이 가격에 이 정도는 아주 합리적인 것이라고 말하지만
화장품 가격은 뭔가 단단히 잘못됐어. 단순히 여자들이 쓰는것이란 이유만으로 내용물에 비해 말도안되는 가격이 형성돼있음
7. 피부에 자극 없는 순한 화장품이에요
순한 화장품은 세상에 없어. 따뜻한 아이스아메리카노...?
잘 생각해보면 여시들의 피부가 망가지기 시작한 시점이 화장을 시작했던 나이와 동일할거야
그 수많은 화학약품들... 난 우리 엄마한텐 절대 내 회사 제품 쓰지말라고했어
근데 다른 회사들도 다 똑같겠지
8. 왜 13호, 21호, 23호만 있지? 22호나 20호 25호는 어디에?
기존의 21, 23호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은 22호를 꺼려해. 21호가 아니면 내 피부를 밝혀주지 않을 것 같아서.
실제 21호 파운데이션은 한국 여자들의 피부색에 비해 훨씬 밝게 나오고있고,
그보다 어두운 파데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화장품가게가 출시를 안하는 이유는
화장품회사의 목적이 여자들을 예쁘게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기때문.
화장품회사는 여자의 콤플렉스를 자극해서 물건을 파는게 목적이야.
실제 파데 테스트를 얼굴에 해봤을때 파데색에 비해 자기 피부가 칙칙하고 어둡다는 그 쇼크를 느껴야,
아, 내 피부는 이 파데에 비해 칙칙하고 어두운 톤이었구나, 이걸 발라야 저 로드샵포스터속 모델처럼 될 수 있겠다
라고 무의식적으로 생각하고 사는거야
8.5. 파데는 왜 다 30ml일까?
옛날에 에스티로더가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을 타겟으로 대용량파데를 출시했던 적이 있었어.
그 유명한 더블웨어 파운데이션.
용량은 무려 190ml. 가격은 10만원 정도로 기존의 두배에 불과했으나 용량은 6.7배였지ㅋㅋㅋ
더블웨어 원가 각 나오는 소리 들리나요!!!ㅋㅋㅋㅋㅋ
그러자 소비자들은 당연히 환호함. 이렇게 합리적인 가격에 출시할 수 있었는데 왜 5-6만원대에 팔었던 거지???
다들 대용량만 사기 시작하자ㅋㅋ 에스티로더는 갑자기 대용량을 단종시켜버림 ㅎ 그리고 하는 변명은
가장.....위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용량은....30ml라고 생각했읍니다....휴대성도....쿠........
물론 구라임 ㅎ
하지만 구라인 걸 알면서도 여자들은 굴복했음. 불매운동? 화장품 업계에선 불매운동 그런거 있어본 적이 없어ㅎ
여튼 이 변명 덕에 파데=30ml가 공식이 되어버렸는데 솔직히 30ml는 고작 40번의 풀메이크업을 할 수 있는 용량이고
용량은 위생과 1도 상관없음
9. 하늘아래 같은 색조 없다
라는 문구가 나왔을 때 모든 마케터들은 감탄을 금치 못했음. 이 말을 만든 놈은 천재다...
마케터는 여자들을 끊임없이 목마르게 할 의무가 있음.
여자가 맘에 드는 립스틱을 발견했다 해도, 그거에 만족하게 해선 안됨.
계속 계속 넌 더 예쁜 컬러를 발견할 수 있어, 그거에 만족하면 안된다고 얘기해줘야 하는데 바로 이 문구가 그걸 캐치해줌
10. 화장품 냉장고, 화장품 진열대, 공팔레트
입술이 하난데 립스틱이 백개가 넘어간다는 것, 쓰지도 않으면서 썩어가는 화장품이 있단 것은 수치가 되어선 안됨.
백개가 넘어가는 립스틱 컬렉션이 자랑이 되어야 소비자는 계속 화장품을 사게 돼있음.
화장품 진열장이나 정리대, 미니냉장고 따위의 제품을 판매하는 전략도 그 중 하나임.
여시의 화장대엔 최소한 이 진열대를 꽉 채울 정도의 립스틱이 있는 것이 당연하다고,
다른 사람들의 화장대에도 립스틱이 이정도는 있을 것이라고 무의식적인 메시지를 주는거야.
마찬가지로 섀도우 2개를 사면 15구 공팔레트 하나를 주는 이벤트도, 나머지 13개를 사서 채워넣으라는 메시지임.
사람은 빈칸을 보면 채워넣고 싶어하는 본능이 있거든.
11. 인생템, 정착템
저번에도 얘기했듯 화장품 회사는 계속, 끊임없이, 여자들에게
'지금 모습에 만족하지마, 지금 그 립, 섀도보다 너한테 더 잘어울리는 색조가 분명히 있을거야'라고 말해야됨.
여자들은 그 환상의 물건을 인생템이라고 부르고, 화장품 마케터는 이걸 귀신같이 캐치해서 프레이즈에 내기 시작함.
'이게 바로 네 정착파데!!' '아니야 이제 진짜 네 인생립이 나왔어!!' '아냐 2020년의 인생템은 이거야!!'
솔직하게 말하자면 화장품에 있어 인생템이란 없음. 왜냐면 미의 기준은 매해 바뀌기 때문.ㅎ
여시들은 매해 새로운 유행과 화장법과 마케팅의 속삭임에 따라 연평균 140만원을 화장품에 투자하게 돼있어.
마케터들의 통계에 따르면 말이야.
12. 곱하기 5의 법칙
만 팔천원짜리 파운데이션 하나를 다 쓰기까지 여자가 시도하는 파운데이션의 값은 평균 9만원.
총 9만원어치의 파운데이션 여러개를 사고 나서야 한 화장품에 정착하고 재구매로 이어진다는 이야기야
그리고 상당한 수의 여자들이, 파운데이션이 마음에 든다고 평하면서도 재구매하지 않아.
마찬가지로 '이거보다 더 좋은 화장품이 있을 거야, 정착하지 마'라는 희망을 새겨주며 돈쓰길 부추기기 떄문임.
12. 유목민
여자들이 정말로 한 화장품에 정착해버리면 화장품가게는 돈을 못범
끊임없이 신제품을 사며 이거저거 다 얼굴에 발라보라고 해야되는데, 그런 소비자를 유목민이라고 부르면 너무 있어보임 ㅎ
너도나도 유목민이라고 칭하기 시작하며 끊임없이 이거저거 사봄
저렴한 가격에 많이 팔아야 하는 로드샵 입장에서는 이런 소비자만큼 좋은 타겟이 없어
13. 당신의 개성을 뽐내보세요....당신의 남자를 위해.
페 모 브랜드의 가장 잘나가는 립제품의 이름중 하나는 '남심저격'이야.
삐 모 브랜드의 제품 이름은 더 노골적이지. '매혹적' '고혹적'. 또 에 모 브랜드의 '청순거짓카라'라는 네이밍도.
모든 브랜드가 자기만의 팔레트를 만들어보세요, 너만을 위한 맞춤 파데, 같은 얘기를 하면서도
사실은 '예쁜 너' 말고 '남자에게 예쁘게 보일 너'를 타겟으로 하고 있어.
실제로 그게 훨씬 매출량이 많음.
위에 말했듯 '크림, 바닐라, 복숭아, 과즙, 딸기, 코코아' 같은 음식 이름이나
'장미, 라벤더, 진달래' 같은 이름이나
'섹시, 도도, 청순' 같은 이름이 화장품에 유독 많이 쓰이는 것은 우연이 아님.
소비자는 자신을 대상화하고 싶어하는 마음으로 화장품 가게를 찾기 때문이야.
아무도 '넌 꽃이고 음식이고 장식품이에요. 먹음직스러워보이는 룩을 완성해보세요'라고 얘기하지 않지만,
화장품가게나 소비자나 다들 동의한 사실이지.
화장품을 사면 살 수록 자존감이 떨어지는 건 필연임.
모든 마케터들은 여시의 자존감이 낮기를 바라.
화장품을 사는 그 순간만이 너무너무 짜릿하고 행복한 경험이기를 바라.
화장품가게의 인테리어, 화장품의 디자인, 네이밍, 홍보문구 그 모든것이 무의식적으로 여시의 열등감을 극대화하도록 설계되어있어.
-왜 화장품가게의 거울은 그렇게도 작아서 눈, 입처럼 부분적인 얼굴만 확인할 수 있는 걸까?
거울 옆에 바로 모델 사진이 붙어있는 건 우연일까?
-웜쿨은 왜 나눠져있을까? 누군 나보고 웜톤이래고 누군 나보고 쿨톤이래는데 웜쿨 둘다 사서 확인해봐야 '진짜 나'를 알지 않을까?
-왜 모든 마스카라는 롱, 볼륨 두가지로 나눠져있을까? 롱도 볼륨도 되는 마스카라는 2020년에도 기술력이 안돼서 안내주나?
-왜 로드샵은 창문에서부터 완벽하게 포토샵된 아이돌 얼굴을 붙여서 화장품에 관심 없는 남자나 아이들에게까지도 보여줄까?
-네이밍을 보면 왜 그렇게 기분좋을까? 시티라이트, 문스톤...날 멋진 세상으로 데려가줄 것만 같은 기분 좋은 이름들이지?
-사도 사도 갈증이 끝이 없는 건 왤까? 나에게 맞는 찰떡제품을 아직 못찾은 기분이 드는건 왤까?
-백화점에서 메이크업 서비스를 받는 저 멋진 여자는 수입이 얼말까? 나도 저 자리에 앉는 날이 올까?
애초에 저 메이크업 자리는 왜 뚫려서 남들도 다 볼 수 있는거지??
-아무것도 안사고 나왔는데 직원이 나를 돈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음 어쩌지? 왜 이런 기분이 들지? 다음엔 좀 꾸미고 들러야하나?
-저렴이 화장품? 우린 왜 3천원짜리 섀도우, 만팔천원 파운데이션을 저렴하다고 느끼게됐지? 만팔천원은 솔직히 큰돈인데.
솔직하게 말하건대
이건 여자들이 화장품을 아예 끊어버려야 이길 수 있는 게임이야.
화장품에 있어서 현명한 소비란 없어. 안사는 것밖엔 답이 없어.
정 사야한다면 즐겁지 않은 마음으로 피를 토하면서 사야 간신히 여자들은 지갑과 자존감을 지킬 수 있어.
여시들도 다 아는 내용이었겠지만....이정도로 정리해봤어
한국여자들의 평균 임금은 남성 60퍼 정도라고 하잖아.
그런 쥐꼬리만한 돈 받으면서 화장품까지 사야하는 여시들...오늘도 통장은 안녕한가요...
내가 화장품 회사를 퇴사하게 된 이유도
여초임에도 불구하고 ㅎ.... 내 임금은 남성직원의 반밖에 안됐기 때문이야..ㅎ.....
게다가 말도안되는 원가의 제품들을 적당한 담합 속에서 섀도우 3천원대, 립 9천원대로 판매하는 것도
너무 환멸이 나서... 무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