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너라는 선물이 내게 왔을 때 엄마는 비명을 지를 뻔했단다. 너무 기뻐서 말이야. 어디서 잘못된 거지, 내가 뭘 잘못했지. 그건 누구의 잘못도 아니었어. 너라는 최고의 선물을. 사랑해 ○○아!”
2020년 6월 발달장애인 아들을 둔 어머니 ㄱ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 글쓰기 프로그램에서 썼던 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아들을 돌봐줄 사회복지기관을 찾지 못해 돌봄 부담을 느낀 ㄱ씨는 아들과 세상을 떴다. ㄱ씨 모자의 비극적인 사건 이후인 2021년 광주광역시는 전국 최초로 최중증 발달장애인 통합돌봄 서비스를 마련했다. 발달장애인 1명을 행동치료사와 주거코치 등이 전담해 24시간 돌보는 서비스였다.
최중증 발달장애인 통합돌봄 서비스는 정부 시범사업을 거쳐 올해부터 전국으로 확대됐으나, 각 자치단체가 24시간 돌봄 서비스 제공기관을 모집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27일 보건복지부 말을 종합하면, 올해 722억원을 들여 최중증 발달장애인 일대일 통합돌봄 체계를 구축해 전국의 최중증 발달장애인 2340명에게 서비스를 제공한다. 예산 중 24시간 일대일 돌봄 예산은 176억원이며, 전국 17곳 시·도 최중증 발달장애인 340명을 돌볼 수 있는 규모다. 최중증 발달장애인은 도전행동(자해·타해)을 수반하는 등 장애 정도가 극심한 발달장애인을 말하며, 이번 서비스는 18살 이상 65살 미만의 지적 및 자폐성 장애인이 신청할 수 있다.
최중증 발달장애인 통합돌봄 정책이 전국으로 확대되자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들은 환영하고 나섰다. 주 5일 동안 24시간 내내 일대일 돌봄 서비스가 제공돼 가족들은 주말과 휴일만 돌보면 되기 때문이다. 전북에 사는 60대 ㄴ씨는 “20대 후반인 발달장애인 아들을 주야로 돌보는 게 부담이 컸는데, 대상자로 선정돼 숨통이 트인다”고 말했다.
문제는 서비스 제공기관을 지정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보건복지부는 서비스 대상 규모를 서울시와 경기도는 각각 30명, 세종시와 제주특별자치도는 각각 10명, 나머지 지자체는 각 20명으로 정했는데, 대다수의 지자체가 규모를 채우지 못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올해까지 시범사업을 하고 있는 광주(15명 지원)를 제외하고 서비스 제공 인원을 채운 곳은 대구시가 유일하다. 부산시와 대전시는 제공기관을 아직 지정하지 못해 재공모를 진행 중이며, 전남도와 경북도는 서비스 대상 규모의 절반인 10명을 지원할 기관 한곳씩만 선정한 상태다. 서울시와 경기도도 기관 한곳만 선정했다.
https://www.hani.co.kr/arti/area/honam/115565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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