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겸 작가 차인표가 소설 '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 집필 비하인드를 밝혔다.
차인표는 소설을 집필하게 된 계기에 대해 "1997년 8월 4일 집에서 TV로 뉴스 생중계를 보는데, 김포공항 입국장 문이 딱 열리니까 자그마한 할머니 한 분이 걸어 나오더라"라고 회상했다. 알고보니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가 캄보디아에서 발견된 훈 할머니라고.
차인표는 "그 분이 1942년 위안부로 끌려갔다가 55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오셨는데 한국말을 잊어버리셨다. 근데 '아리랑'을 더듬더듬하며 부르시더라. 그 모습을 보면서 수많은 여성이 그런 일을 당했지 않았나? 그 역사를 생각하면서 여러 감정이 교차했다. 슬픔과 분노, 그리고 여성들을 지키지 못한 부끄러움이었다. 그 감정이 몇 달간 진정이 안 되다가 '내가 이걸 소설로 한 번 써 보자' 해서 시작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유재석이 "소설을 생각을 하고 만들어내는 데까지 10년이 걸리셨다"라고 언급하자, 차인표는 "소설 작법도 모르고 아무 기초 지식이 없으니까 뒤늦게 배우기 시작했다. 독학도 하고 작법 책도 읽고 온라인 강의도 들었다"라고 회상했다.
이어 차인표는 "글을 쓰다 보면 다른 분들은 어떨지 모르겠는데, 머리 뒤쪽에서 누군가가 계속 말을 건다. '쓰지 마. 포기해. 이걸 누가 읽는다고 이걸 쓰니' 이런 생각이 든다"면서 "저희 어머니가 농사를 지으시는데 농 짓고 들어오시면 이메일로 '제가 이걸 이만큼 썼는데 피곤하시겠지만 한번 봐주실래요' 하면 그걸 보고 질문을 많이 하셨다. 그러던 중 어머니가 '인표야, 작가에게 있어서 상상력은 중요하지만, 사실에 입각하지 않은 상상력은 모래 위에 쌓은 성과 같다'고 하더라. 그게 어디서 부터 시작해야 할지에 대한 출밤점이 됐다"라고 설명했다.
차인표는 "당시 여성들이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갔던 나이가 열여섯, 열입곱이다. 실제로 훈 할머니도 본인 증언에 의하면 열여섯 때 모내기하고 있던 마을에서 짐 싸서 나가봤더니 동네 온 처녀들이 가득했다고 하더라. 그렇게 15일 배를 타고 가니 싱가포르에 도착했다"라며 "사람이 정말 짱귀한데 그런 취급을 받은 역사가 우리나라에 있었다. 가슴이 아프고 지키지 못한 부끄러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계신 '나눔의 집'에 종종 찾아가서 봉사활동을 했다고 밝힌 차인표는 "조선희 사진작가가 영정 사진을 찍어드리려고 자원 봉사 온 날이었다. 그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는데 '한 분씩 이렇게 돌아가시면, 이 이야기를 아무도 해줄 사람이 없겠구나. 다음 세대에는 누가 이야기 해주지?' 그런 생각이 들면서, 할머니들이 사과를 못 받으셨더라도 책에서라도 마음을 편하게 하고 싶었다"라고 밝혀 뭉클함을 자아냈다.
또 차인표는 소설 결말에 대해 "저도 할머니가 안 끌려가는 걸 쓰고 싶었다. 처음에 복수하고 싶은 마음에 소설을 썼지만, 18년이 흐르면서 마음이 바뀌었고, 현실을 알게 됐다"면서 "결국은 할머니들의 마음을 가볍게 해드리고 싶었다. 소설에 등장하는 일본군 장교 '가즈오'도 '순이'를 업고 가면서 사과를 한다"고 설명했다.
차인표는 옥스퍼드 강연에 대한 소감도 밝혔다. 차인표는 "위안부라는 사건이 어떤 건지 설명해드리고, 제가 왜 이 소설을 썼는지에 대해 초점을 뒀다"면서 "가슴이 북박쳐 눈물을 흘리시는 분들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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