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갈등 후 한국인과 온 일본인 여성 등 울릉도도 못가게 막아
선사 "법적 근거 없지만.. 배에서 일장기라도 흔들면 어쩔거냐"
日여권 들고 독도 방문은 '한국 땅' 인정.. 日정부가 오히려 반대
실제로 8월 들어 한·일 갈등이 격화하면서 일본인의 독도·울릉도행 여객선 승선 자체를 가로막는 선사(船社)가 늘고 있다. 그동안 일부 선사가 일본인의 독도행을 막은 사례가 있었지만, 울릉도행까지 막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상에 등장한 여객 운항사 씨스포빌 측도 "울릉도행 승선 불허는 지난달 3일 우리가 처음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이 업체는 지난달 4일에도 포항에서 울릉도 저동항~독도 운항 여객선을 타려던 일본인 A(72)씨와 B(58)씨의 예약을 거절한 바 있다.
사실 일본인 승선 거부는 뚜렷한 법적 근거가 없다. 관련 법령에도, 조례에도 일본인 독도 방문을 금지하는 내용이 없다. 출입국관리법에 따라 '대한민국의 이익이나 공공의 안전을 해칠 염려가 있는 사람'은 입국 자체를 막는 게 전부다. 독도관리사무소도 "특이 이력이 확인되지 않는 이상 일본인 독도·울릉도 상륙 자체를 거부하진 않는다"고 했다.
선사들은 "어쩔 수 없다"고 주장한다. '독도'의 상징성 때문에 배 안에서 일본어가 들리기만 해도 내국인 승객들과 마찰을 빚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씨스포빌 관계자는 "최근 고객들은 물론 국가정보원까지 독도행 여객선을 예의 주시 중"이라며 "만일 울릉도·독도행 배에서 일본인 승선객이 일장기라도 흔들면 그 비난과 피해는 선사들이 고스란히 책임져야 한다"고 했다. 유튜브에 나온 남성은 선사에 "한국인과 결혼을 앞두고 있고, 한국인이나 다름없다"고 통사정한 끝에 '독도에 가지 않는다'는 서약을 조건으로 울릉도에 다녀올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이러한 행태에 박수를 보낸다. 한·일 커플의 울릉도 여행 수난 유튜브 영상 아래에도 해당 남녀를 비난하는 댓글이 줄줄이 달렸다. "일본 토착왜구가 독도 가려고 꼼수 부리는 것" "극혐이다(극단적으로 혐오스럽다)" "일본인한테 얼마 받고 그 짓 했냐" 등이었다. 영상은 결국 삭제됐다.
독도관리사무소 관계자는 "독도를 방문하고 명예주민증을 받아가는 일본인들은 대부분 평범한 유학생이나 관광객"이라고 했다. 이원덕 국민대 교수는 "국적만으로 승선 자체를 막는 건 국제법상 유례없는 일이고, 선량한 일본인에게 반한 감정만 심어줄 우려가 있다"고 했다. 세종대 독도종합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호사카 유지 교수는 "일본인의 독도 방문을 장려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