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https://instiz.net/pt/7599330주소 복사
공지가 닫혀있어요 l 열기
모바일 (밤모드 이용시)
댓글
뇌잘린ll조회 9208l 12
이 글은 9개월 전 (2024/9/06) 게시물이에요
많이 스크랩된 글이에요!
나도 스크랩하기 l 카카오톡 공유
⤵️⤵️ 밑에 링크 들어가면 전문 읽기 가능


고양이는 어떻게 평생을 집 안에서만 살 수 있을까? | 인스티즈

고양이는 어떻게 평생을 집 안에서만 살 수 있을까?

"신피질에 사로잡히면 고양이보다 불행하게 된다." 술 생각이 간절한 주말 밤, 간신히 잠들었다가 깨어난 새벽 나의 무의식은 이런 말을 문득 건넸다. 벌떡 일어난 나는 그 생각을 까먹기 전에

ppss.kr



고양이는 어떻게 평생을 집 안에서만 살 수 있을까? | 인스티즈

“신피질에 사로잡히면 고양이보다 불행하게 된다.”



술 생각이 간절한 주말 밤, 간신히 잠들었다가 깨어난 새벽 나의 무의식은 이런 말을 문득 건넸다. 벌떡 일어난 나는 그 생각을 까먹기 전에 어떻게든 풀어 정리했다. 간간이 나를 찾는 야옹 소리를 들으며, 그 녀석과 나 자신을 위해.

인간의 시간 인식을 관장하는 신피질

인간은 두뇌의 바깥을 이루는 신피질(neocortex)이 발달하며 이성적인 사고를 하게 되었다. 대표적인 게 과거와 현재, 미래의 시간 개념이 생긴 것인데 이는 삶의 유한성을 깨닫게 해줌과 동시에 역사를 기억하고 미래의 계획, 원대한 꿈을 추구하는 인간만의 특성을 가능케 한다.

과거를 역사화하고 미래를 계획하는 시간 인식이 신피질을 통해 이루어진다.

신피질은 불행의 원인이기도 하다. 과거란 대부분 후회이며 미래는 걱정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즉 과거와 미래에 집착할 경우 몸은 분명 현재를 살고 있지만 영혼은 과거와 미래로 찢어져 일종의 유체이탈 상태가 되기에 삶의 존재감이 옅어진다. 우울증은 지금 같은 현재가 과거에도 그랬듯 미래에도 계속 지속된다는 추측에서 비롯된 타임라인적 절망감이다.

인간은 시간 개념을 통해 역사를 기억하고 앞날을 대비하며 거대한 문명을 이뤘지만 현재라는 ‘육체와 영혼의 합일의 순간’을 잃었다. 이를 강제적으로 막는 방법이 바로 술을 마시는 것이다. 취해 본 사람은 다 알겠지만 모든 걱정거리가 순간적으로 사라지는 느낌이 든다. 알코올에 의해 신피질이 마비되며 과거와 미래의 폴더가 잠깐 닫히고 비로소 현재만 남기 때문이다.


중략•••

고양이는 어떻게 평생을 집 안에서만 살 수 있을까? | 인스티즈

신피질이 없는 고양이에겐 현재뿐이다

내가 키우는 고양이는 몇 년째 집안에서만 산다. 어찌 보면 감옥살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지루함을 거의 모른다. 녀석은 다행히도(?) 신피질이 없기에 과거와 미래의 개념 또한 없다. 오로지 현재에만 집중하며 살고 있는 것이다.

아주 열심히 매일 털을 닦고, 똑같은 사료를 꼬박꼬박 먹고, 시원하게 똥을 눈다. 기분이 좋으면 혼자 뛰어다니며 날렵한 몸을 느낀다. 앞으로 평생을 이 좁은 집구석에서 보내겠지 우울해하며 결코 자살 충동을 느끼지도 않는다. 가끔 어쩌면 녀석이 나보다 행복하게 일생을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집에서 감옥살이하는 짐승은 되려 나인지도 모른다.

고양이는 어떻게 평생을 집 안에서만 살 수 있을까? | 인스티즈


지옥 같은 아우슈비츠에서 생환한 정신과 의사 빅터 프랭클은 『죽음의 수용소에서』란 책에서 ‘현재의 절망을 잊으려고 과거의 향수에 사로잡혀 지냈던 사람들과 미래에 너무 강한 희망을 가졌던 사람이 오히려 아우슈비츠에서 많이 죽어갔다’고 증언했다. 고통스럽지만 지금의 현재를 부여잡은 채 어떤 의미와 감정을 느끼고, 유머를 잃지 않고,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려는 노력이 생존에 더 큰 도움이 되었다는 것이다. 즉, 과거나 미래로 도피하지 않고 현재에 버티고 존재했던 사람들이 끝까지 살아남은 셈이다.

까마득한 옛날, 그렇게 현재만을 살았던 인류의 조상은 선악과를 따먹고 낙원에서 쫓겨나는 대신 신피질을 얻었지만 그 지혜가 알려준 죽음의 공포는 영혼을 잠식하고 말았다. 째깍째깍 소리를 내며 시간 축을 가로지르는 운명의 시계에 사로잡혀 사는 한 불안감은 증폭되고 존재감은 엷어지며 삶은 공허해진다. 아무리 돈이 많고 성공했어도 현재에 있어야 할 영혼이 과거와 미래에 사로잡혔다면 아우슈비츠에 갇혀 사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자살은 결코 현재의 고통 때문에 하는 것만은 아니다. 이 상태가 앞으로도 변함없을 것이란 좌절 때문이다. 감옥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을 것이란 예측이 희망을 꺾고 삶을 못 버티게 한다. 한국의 자살률이 세계 최고인 것은 과거에서 미래로 급속히 진행되는 발전의 초고속도로가 현재를 갈아엎었기 때문이 아닐까? 모두의 영혼이 가속도에 튕겨 나가 유체이탈 상태고 전국이 몸뚱아리만 갇힌 수용소인 것이다.

고양이는 어떻게 평생을 집 안에서만 살 수 있을까? | 인스티즈

고양이들처럼 현재에 몰입할 수 있다면

이제 탈옥의 시간이다. 진화의 대가로 얻은 신피질이 만든 시간 감옥에서 철조망을 뚫고 현재로 돌아와야 한다. 그곳엔 깃털 같은 찰나가, 잃어버린 영혼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어린 시절 당신이 고양이처럼 원래 가졌던 그 가벼움 말이다. 우리의 누추한 일상은 비관적이지도, 무의미하지도 않다.

더 이상 신피질이 만들어낸 타임라인의 노예가 되어 우울함에 시달리거나, 술을 퍼마실 필요도, 일 중독에 빠져 불안을 애써 잊으려 할 필요도 없다. 그저 눈을 감고 떠올려보라. 지금 당장 하고 싶은 것들을. 내가 바로 이 순간 지닌, 생각보다 많은 것들을. 몰아치는 시간의 풍랑 때문에 그것들을 바다에 죄다 던져버릴 필요는 없다. 버려야 할 것은 과거에 할 수 있었던 것, 미래에 하려는 것이 가득 담긴 무거운 짐짝들이다.

전력을 다해, 오로지 현재에 할 수 있는 것만 떠올리고 몰입한다면 우리의 누추한 일상은 그리 비관적이지도 무의미하지도 않다. 현미경 속에 담긴 무한한 우주처럼 뜻밖의 아름다움과 흥미를 발견할 수 있다. 과거와 미래가 잘려나가면 필요한 것과 돈도, 욕망도 오히려 적어진다. 하루에 할 수 있는 건 제한되어 있기에 욕심낼 이유가 없다. 오늘 통장 잔고가 제로가 되거나 냉장고가 텅 비진 않는다. 백화점에서 사고 싶은 신상이 오늘 모두 팔리진 않는다. 오늘 밤 저녁을 먹다가 암 선고를 받을 일도 없다.

내일의 태양은 반드시 뜨기에 못한 일은 내일 또 하면 된다. 현재에 할 수 있는 것만 집중하면서 고양이처럼 열심히 닦고 먹고 싸고 놀며 살아가면, 그럼 시간은 알아서 우리를 미래로 태워다 줄 것이고, 운이 좋으면 좀 더 나아진 현재라는 선물을 또 받을 것이다.

과거에서 미래로 밀려오는 거대한 시간의 파도는 운명의 몫이지만, 파도의 끝자락을 타는 서퍼의 쾌감은 바로 나 자신의 것이다. 오로지 현재에 집중하며 중심을 잡으면 물살을 가르며 달리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되지만, 자신을 둘러싼 거대한 파도를 보게 되면 무서워 물속에 빠지게 된다.

잊지 말자, 삶은 적분이 아니라 미분이라는 것을.
죽음의 순간 우리를 천국으로 이끌 것은 오로지 현재뿐이다.


Yesterday is history, tommorow is a mistery and today is a gift.
That’s why we call it the present.

By 정윤철

고양이는 어떻게 평생을 집 안에서만 살 수 있을까? | 인스티즈




 
👍
9개월 전
호다닥  NU'EST
고양이가 최고야♡
9개월 전
'우울증은 지금 같은 현재가 과거에도 그랬듯 미래에도 계속 지속된다는 추측에서 비롯된 타임라인적 절망감이다.'

저도 항상 인간이 이순간이 영원할거라는 착각에서 벗어나야 행복할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이 행복하거나 고통스럽거나 상관없이 마지막은 틀림없이 찾아오니 순간을 즐기면서 사셨으면 좋겠습니다

9개월 전
로그인 후 댓글을 달아보세요
 

혹시 지금 한국이 아니신가요!?
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카테고리
  1 / 3   키보드
닉네임날짜조회
이슈·소식 학교 성폭력 당한 초등생 딸…성기 찍어 폰 잠금화면으로161 칼굯07.09 19:46101137 6
이슈·소식 현재 댓글 험하다는 대형병원 소음 논란.JPG148 우우아아07.09 19:43104690 0
이슈·소식 무당들이 접신하는 거 진짜다 vs 다 쇼하는 거다145 썸머썸머썸07.09 21:5772942 1
팁·추천 은근 호불호 없다는 피자 토핑...89 홀인원07.09 18:3463845 2
이슈·소식 현재 유전자의 신비라는 하하❤️별 가족사진.JPG84 우우아아07.09 23:2970654 1
자기 홈마 다 알아보는 아이돌들.jpg5 성우야♡ 02.28 15:05 10326 0
고등래퍼 출신 하선호(샌디) 근황5 임팩트FBI 02.28 14:49 13844 2
당신이 인사담당자라면 어느직원을 진급시킬것인가?3 한강은 비건 02.28 14:10 7283 0
GS25 컵라면 매출 1위.....JPG27 김밍굴 02.28 14:06 17747 4
사회성 부족하면 미국 가지마셈 꿈빛하늘에 02.28 13:20 8602 0
치과의사 다이소 치아관리 영상 보다가 정리6 완판수제돈가스 02.28 13:04 18583 5
김지원 엘르재팬 4월호 화보1 episo.. 02.28 12:51 1865 0
쌍꺼풀(fold)과 크리즈(crease)의 차이2 He 02.28 12:45 12330 0
2023년 한국인 사망 원인 순위.jpg (2024년 10월 발표)3 30786.. 02.28 12:03 9512 0
✔️ 책 적금방법 1.자유적금통장개설 2. 통장이름을 '책 적금'설정 .... 풀썬이동혁 02.28 11:58 2948 0
유튜브없이 아이폰으로만 빗소리 or 모닥불 asmr을 들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아시나.. 알라뷰석매튜 02.28 10:55 5412 0
헌혈 많이 하면 나라에서 주는거1 언행일치 02.28 08:46 6180 0
대중성, 작품성 다 잡았다는 스칼렛 요한슨 필모그래피2 30786.. 02.28 08:31 4631 0
올해 수능 만점자 11명 대학 진학 결과14 중 천러 02.28 02:40 36983 0
현 2030남성에 대한 한짤 요약같은 그래프 쟤 박찬대 02.28 02:21 2856 1
월급 빼고 부수입만 연 2000만원, 이런 직장인 80만명2 한문철 02.28 01:04 9714 0
INFINITE 8th Mini Album [LIKE INFINITE] Moving..46 인피니트 컴퍼니 02.28 00:08 59137 11
서브웨이에서 쓰는 빵은 빵이 아니라네요14 참섭 02.27 23:57 22598 1
사람들이 잘 모르는 번역기의 원리 가족계획 02.27 23:45 7390 1
2010년 이후 연도별 유행 음식.jpg5 우물밖 여고생 02.27 23:04 7000 2
이슈
일상
연예
드영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