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이 의정갈등 해소를 위한 '여야의정협의체' 구성을 위한 본격 논의에 앞서 "의료계가 2026학년도 의대 '0명 증원안'을 제시해도 테이블에 올려 논의는 가능하다"며 일단 의사들이 대화에 복귀해달라고 요청했다. 다만 동시에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근거가 있어야 한다'는 단서 조건도 재차 강조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8일 오전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관계자는 "논의가 가능한 건 2026년 이후의 안으로, 숫자에 구애받지 않고 얘기하자는 것"이라며 "다만 의료계가 만약 '0명'안을 제시한다면, 정부 역시 증원안을 제시하게 될테니 그 안에서 숫자가 조정이 되지 않겠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단 (의료계가) 테이블에 와서 여당과 야당과 모두 함께 이야기를 해보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지난 2월 윤석열 대통령의 의료개혁 구상 발표 후 사실상 대화의 문을 닫고 고립된 의료계가 사회적 대화에 돌아오면 어떤 의제든 열어놓고 논의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표현으로 읽힌다. 다만 이 관계자는 "(의대 증원 관련 논의가 진행된) 1년 8개월 동안 의료계가 단 한 번도 안을 제시한 적이 없다"며 "의료계가 합리적이고 과학적 근거를 가진 안을 가져와야 한다는 입장은 동일하다"고 설명했다.
의료계가 대화의 선결 조건으로 제시하고 있는 윤 대통령의 사과나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 등 주요 인사의 경질에 대해선 "논외"라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는 "의료개혁이 한참 진행되고 있는 중에 장차관을 바꾸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인사권은 대통령 고유 권한"이라면서 "(윤 대통령의) 사과 등에 대해선 따로 논의되고 있는 게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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