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서방놈의 얼굴
서방놈은 공부만 하고 자란 선비라 그런지
말수가 적고 성격도 쌀쌀맞음
가문간의 이득을 위해 결혼했을뿐
사랑따위 없는 관계임
얼굴은 반반하니 잘생겼는데
서방놈은 내가 먼저 다가가도 곁을 안내줌
그렇게 자의로 타의로 정없이 살던 중
우연히 서방놈의 목욕하는 모습을 보게 됨
공부만 한 샌님이라 일말의 기대도 없었는데
잔뜩 성난 등근육이 눈에 띄었음
그 순간부터 나는
서방놈을 자빠트려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고..
호시탐탐 기회만을 노렸음
서방놈이 팔을 다치고 들어온 날
지극정성으로 간호하며 밤새 붙어있던 나는
서방놈을 자빠트렸음
그렇게 새벽내내 밤일을 치르고~
그제서야 내가 신경 쓰이기 시작한 서방놈은
이전과는 180도 달라진 태도로
내게 은근한 집착을 하기 시작했음
급기야는 나와 돌쇠의 관계를 의심하고 마는데..
돌쇠놈의 얼굴
돌쇠놈은 몰락한 양반 가문의 독남임
선비 시절을 못잊었는지 분수파악 못하고
천놈 주제에 고상한 척 꼿꼿하게 다니다가
저잣거리 상인들과 시비가 붙어 얻어터지기 일쑤였음
하지만 곱상한 얼굴에 듬직한 몸을 가졌던 돌쇠놈..
쌀쌀맞은 서방놈이 집을 비우는 시간이 길어질때마다
나는 돌쇠놈이 자꾸만 눈에 밟혔음
어느날부터 돌쇠와 묘한 시선을 주고받게 된 나는
사람들 몰래 돌쇠한테 떡도 주고 고기도 주고...
마음도 줬음 ㅋ
그리고 마침내 서방놈이 집을 비우던 날..
몰래 돌쇠놈을 방에 들여서
뜨밤을 보내고 마는데
'마님...무슨 생각으로 이러십니까'
'나으리 귀에 들어가면..'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풀린 눈의 돌쇠놈은 본능에 솔직했음
돌쇠놈과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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