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만화계의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 그는 여전히 현역으로 활동 중이다. 최근에는 웹툰에 도전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식객'이나 '말에서 내리지 않는 무사' 등 출판만화를 온라인에서 연재한 적은 있지만, 이번에는 아예 처음부터 웹툰을 만들어보겠다는 것이다.
허 작가는 "요즘 웹툰을 보니까 그림을 너무도 잘 그리더라"라며 "나는 그렇게 화려하게 하기는 싫고, 간단하되 감동과 재미는 큰, 짧은 컷의 만화를 생각 중"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웹툰이나 카카오페이지 등 주류 플랫폼에서 작가 이름값을 내세우기보다는 익명으로 아마추어 플랫폼에서 연재하는 실험에 나설 계획이다.
허 작가는 "허영만이라는 이름을 걸고 출판사나 웹툰 회사들에 부담을 갖게 하는 것보다 '도전만화' 같이 다른 사람들이 하는 루트를 그대로 밟아볼까 한다. 인스타그램도 괜찮을 것 같다"고 귀띔했다.
계급장을 떼고 웹툰 작가 지망생들이 데뷔를 위해 밟는 과정에 그대로 도전해보겠다는 것이다.
대본소(만화방) 시절부터 만화 잡지, 신문 연재, 웹툰의 탄생과 성공까지 한국 만화 역사의 변화를 모두 지켜본 만화가로서, 오늘날의 만화계는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그는 기업 중심으로 웹툰이 제작되면서 빚어지는 다양성 부족 문제에 우려를 표했다.
"요즘은 웹툰을 회사에서 그린다더라고…. 그러면 다양성이 부족해져요. 중국집에서 짜장면만 팔다 보면, 짜장면 싫어하는 사람은 중국집을 아예 안 가지 않겠어요? 웹툰도 마찬가지죠. 학원폭력 만화만 있으면 아예 (웹툰을) 안보는 사람이 생겨요. 소위 '돈은 안되더라도 작품성이 높은 만화'가 있어야 하고, 이를 연재할 공간이 마련돼야 만화판이 튼튼해지거든요."
후배 작가들을 향해서도 "만화가여야지, 회사원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그림도, 스토리도 할 수 있어서 자기 몫을 충분히 하는 작가가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최근 만화계에서 '뜨거운 감자'였던 인공지능(AI)에 대해서는 본인이 활용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맥아더가 이렇게 말했잖아요. '올드 솔져스 네버 다이, 데이 저스트 페이드 아웃'(노병은 죽지 않는다. 다만 사라질 뿐이다). 마찬가지예요. 허영만 만화도 지금까지 잘 해왔으니 됐고 AI로 지지부진하게 남아 있기보다는 그저 사라져야 한다고 봐요."
https://n.news.naver.com/article/001/0014904631
+ 해당 기사에 대한 안녕자두야 작가 이빈님 트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