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바삼사라 서
저자 김보영 (얼마나 닮았는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 등)
-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는 듄 각본가가 영화 시나리오 착수
절망한 소년에게 “소원을 이루어주겠다”며 찾아온 핏빛 날개의 사내.
소년은 소원을 빌었고, 그 후로 마음 안에서 자신의 것이 아닌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어느 늦은 가을밤, 소년은 거리를 내달리고 있다. 아버지의 폭력이 선을 넘었다고 느꼈던 그 밤, 마지막 순간임을 직감한 그 순간에 마음 저편에서 들려온 낯선 목소리 때문이다.
밤의 추위를 피해 들어선 새벽 편의점에서 소년은 한쪽 다리가 없는 소녀와 몸의 절반이 화상으로 뒤덮인 기이한 여성을 마주한다.
그리고 서울 한복판에 중첩된 또 다른 세계 ‘심소’로 가는 문을 연다.
그곳에서 한쪽 다리가 없는 소녀가 힌디어 “트바스트리!”를 외치자 다리가 없는 자리에 철의 조각들이 들러붙어 스팀펑크식 기계다리가 된다.
그리고 아버지에게 맞아 부러진 소년의 가운뎃손가락이 붉은 칼이 되어 자라난다.
이곳은 장애와 상처가 곧 무기가 되는 세계,
뇌성마비의 몸이 중갑옷을 두른 투사의 육체가 되고,
눈을 잃은 자가 타인의 마음속 생각을 하얀 증기의 구름으로 형상화하는 곳이다.
소년의 마음속 낯선 목소리의 주인공은 소원을 이루어주기 위해 태어난 요괴 ‘카마’였으며,
소년이 새벽의 편의점에서 마주친 소녀와 여자는 이들을 ‘사냥’하러 다니는 ‘퇴마사’들이었다.
소년은 도대체 무슨 소원을 빌었던 걸까.
“이번 생의 너에게 너를 한정 짓지 마.”
“네 유전자는 태고의 바다에서부터 온 거야. 너는 모든 진화를 거치고 모든 생명을 다 거쳤어. 지구의 역사와 함께해왔어. 태고의 영혼이 모두 네 몸에 남아 있어. 그때부터 살아온 전체가 다 너야. 자신을 함부로 하찮게 여기지 마.”
「세상에 하찮은 사람은 아무도 없어.」
중에서
이 소설은 제가 너무나 좋아하지만 그동안 쓰지 못했던 것들을 아낌없이 들이부었어요. 마음껏, 후련하도록 썼고, 좋아하는 인물상을 원 없이 만들었고, 계획한 전개를 흔들림 없이 끌고 가서 가장 만족스러운 결말로 끝냈어요. 쓰는 내내 즐거웠습니다.
― 김보영 #bbs_contents #mArticle > div:nth-child(7) {display: none;}#bbs_contents ins div{display:no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