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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과 영어 사이의 언어 장벽을 허물고 world 독자들을 한강의 작품으로 초대한 사람은 바로 영국인 번역가 데버라 스미스(37)다.
스미스는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영문학을 전공했고, 번역가로 진로를 정하면서 번역 업계에서 '틈새시장'이었던 한국 문학에 관심을 두게 됐다.
2010년 한국어를 독학으로 배우기 시작했고, 런던대 동양 아프리카대(SOAS)에서 한국학 석·박사 과정을 밟으며 한국 문화 전반에 대한 이해도를 넓혔다.
이렇게 한국어를 배운 지 3년 만에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만난다.
영국에서 이 소설의 매력을 가장 처음 알아본 스미스는 2016년 연합뉴스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한강은 인간의 가장 어둡고, 폭력적인 면을 완벽하게 절제된 문체로 표현해낸다"고 설명했다.
이후 스미스는 번역은 물론 출판사 접촉부터, 홍보까지 도맡았다.
우선 '채식주의자'의 첫 20페이지를 번역해 영국 유명 출판사 그란타 포르토벨로에 보냈고, 맥스 포터 편집자가 영문판을 출간하게 됐다. 또 책이 세상에 나오자 평론가와 독자 등에 이메일에 보내 홍보하기도 했다.
이처럼 한강이 '채식주의자'로 영국의 권위 있는 문학상인 부커상을 받게 되는 데 혁혁한 공로를 세웠으며, 이를 인정받아 번역가로서 함께 상을 받기도 했다.
번역 초기에는 낱말 하나하나 사전을 뒤져가며 번역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이 때문인지 오히려 '채식주의자'의 번역은 원작의 섬세한 문체가 그대로 살아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스미스는 2016년 한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항상 원작의 정신에 충실히 하려고 하며 가능한 한 훼손을 하지 않는 범위에서 언어 형태에도 충실히 하려고 한다"며 "부실한 번역은 우수한 작품을 훼손할 수 있지만, 아무리 세계 최고 수준의 번역이라도 보잘것없는 작품을 명작으로 포장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한국 고유의 단어를 풀어쓰기보다는 그대로 사용하는 번역가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