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https://instiz.net/pt/7617605주소 복사
공지가 닫혀있어요 l 열기
모바일 (밤모드 이용시)
댓글
Wannable(워너블)ll조회 2598l
이 글은 8개월 전 (2024/10/14) 게시물이에요





왠지 눈물나는 교과서 문학 작품들 | 인스티즈



이병률 - 눈사람 여관 中




아픈 데는 없냐고 당신이 물었다 
없다,라고 말하는 순간 
말과 말 사이의 삶들이 아프기 시작했다 
물 소리가 사무치게 끼어들었다 


시집 뒷장을 읽으면서 엉엉 울었다 
말과 말 사이가 아파서 벙어리가 된 내게 
아픈 데는 없냐고 묻는 당신 
무심하고 싶지만 무심할 수 없는 혼자인 나는 


가끔 당신으로부터 사라지려는 수작을 부리는 
나는 당신 한 사람으로부터 진동을 배우려는 사람 
그리하여 그 자장으로 
지구의 벽 하나를 멍들이는 사람








왠지 눈물나는 교과서 문학 작품들 | 인스티즈



안도현 - 우리가 눈발이라면





우리가 눈발이라면
허공에서 쭈빗쭈빗 흩날리는
진눈깨비는 되지 말자


세상이 바람 불고 춥고 어둡다 해도
사람이 사는 마을
가장 낮은 곳으로
따뜻한 함박눈이 되어내리자


우리가 눈발이라면
잠 못 든 이의 창가에서는
편지가 되고
그이의 깊고 붉은 상처 위에 돋는
새 살이 되자






왠지 눈물나는 교과서 문학 작품들 | 인스티즈



이런 시中 
이상 - 금홍에게 보내는 편지




내가 그다지 사랑하던 그대여 
내 한 평생에 차마 그대를 잊을 수 없소이다 
내 차례에 평생 못 올 사람인 줄 알면서도 
나 혼자 꾸준히 생각하리라 
자 그러면 어여쁜 그대는 내내 어여쁘소서







왠지 눈물나는 교과서 문학 작품들 | 인스티즈



도종환 - 흔들리며 피는 꽃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었나니 
젖지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왠지 눈물나는 교과서 문학 작품들 | 인스티즈



백석 - 수라




거미새끼 하나 방바닥에 나린 것을 나는 아무 생각 없이 문밖으로 쓸어버린다 
차디찬 밤이다 


언제인가 새끼거미 쓸려나간 곳에 큰거미가 왔다 
나는 가슴이 짜릿한다 
나는 또 큰 거미를 쓸어 문밖으로 버리며 
찬 밖이라도 새끼 있는 데로 가라고하며 서러워한다 


이렇게 해서 아린 가슴이 싹기도 전이다 
어데서 좁쌀알만한 알에서 가제 깨인 듯한 발이 채 서지도 못한 무척 작은 새끼거미가 이번엔 큰 거미 없어진 곳으로와서 아물거린다 
나는 가슴이 메이는 듯하다 


내 손에 오르기라도하라고 나는 손을 내어미나 분명히 울고불고할 이 작은 것을 나를 무서우이 달아나 버리며 나를 서럽게 한다 


나는 이 작은 것을 고이 보드라운 종이에 받아 또 문밖으로 버리며 이것의 엄마와 누나나 형이 가까이 이것의 걱정을 하며 있다가 쉬이 만나기나 했으면 좋으련만 하고 슬퍼한다








왠지 눈물나는 교과서 문학 작품들 | 인스티즈



노희경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2013년 7월에 출제된 모의고사 대본)




엄마: 당신은..... 나 없어두 괜찮지?
정철: (보면)
엄마: 잔소리도 안 하고 좋지, 뭐.
정철: (고개돌리며) 싫어.
엄마: 나....보고 싶을 거는 같애?
정철: (고개를 끄덕인다.)
엄마: 언제? 어느 때?
정철: ......다.
엄마: 다 언제?
정철: 아침에 출근할려고 넥타이 맬 때.
엄마: (안타까운 맘.보며) ...또?
정철: (고개를 돌려, 눈물을 참으며) 맛없는 된장국 먹을 때.
엄마: 또?
정철: 맛있는 된장국 먹을 때.
엄마: 또?


정철: 술 먹을 때, 술 깰 때, 잠자리 볼 때, 잘 때, 잠 깰 때, 잔소리 듣고 싶을 때, 어머니 망령 부릴 때, 연수 시집갈 때, 정수 대학 갈 때, 그놈 졸업할 때, 설날 지짐이 할 때, 추석날 송편 빛을 때, 아플 때, 외로울 때.


엄마: (눈물이 그렁해, 괜히 옷섶만 만지며 둘레를 두리번거리며) 당신, 빨리와. 나 심심하지 않게. (눈물이 주룩 흐르고)


정철: (엄마를 안고, 눈물 흘리고)


엄마: (울며 웃으며) 여보, 나 이쁘면 뽀뽀나 한번 해 줘라.








왠지 눈물나는 교과서 문학 작품들 | 인스티즈



최영미 - 선운사에서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 
님 한번 생각할 틈 없이 
아주 잠깐이더군 


그대가 처음 
내 속에 피어날 때처럼 
잊는 것 또한 그렇게 
순간이면 좋겠네 


멀리서 웃는 그대여 
산 넘어 가는 그대여 


꽃이 
지는 건 쉬워도 
잊는 건 한참이더군 
영영 한참이더군






왠지 눈물나는 교과서 문학 작품들 | 인스티즈



황경신 - 나는 하나의 레몬에서 시작되었다




먼 세월 흘러 너를 우연히 다시 만나니 
나는 변하지 않았는데 너도 변하지 않았구나 
그러니 우리 가까워지지도 
멀어지지도 못하겠구나 
사랑을 하여도 금세 이별이겠구나 
수천 번의 봄이 되풀이되고 
수억의 꽃봉오리 피고 져도 
내가 있는 풍경 속에서 
너도 늘 그렇게 슬픈거구나






왠지 눈물나는 교과서 문학 작품들 | 인스티즈



김소월 - 먼 후일




먼 훗날 당신이 찾으시면 
그때에 내 말이 "잊었노라" 


당신이 속으로 나무라면 
"무척 그리다가 잊었노라" 


그래도 당신이 나무라면 
"믿기지 않아서 잊었노라" 


오늘도 어제도 아니 잊고 
먼 훗날 그 때에 "잊었노라"





















 
로그인 후 댓글을 달아보세요
 

혹시 지금 한국이 아니신가요!?
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카테고리
  1 / 3   키보드
닉네임날짜조회
이슈·소식 충격)이제껏 간호사가 아니라 방사선사들이 했다는 여성검진.jpg123 vfore..06.28 21:2878767 1
이슈·소식 ⚠️한 사진에 대해서 제보 받습니다 (공포주의)⚠️134 우우아아06.28 21:1080692 5
이슈·소식 찐 망한 거 같은 한국 영화 시장56 yiyeo..0:2561429 1
유머·감동 결국 망신살 살풀이 실패한 듯한 목욕탕 돌던 쭉빵회원251 사건의 지평선..06.28 23:4376688 34
이슈·소식 오늘자 동네산을 점령한 러브버그(혐오주의)57 사건의 지평선..06.28 21:2541159 3
나초 들고가면 타코 만들어주는 가게.gif3 까까까 03.04 07:21 8422 0
난 회피형 남친도 재평가해야 된다고 생각해6 성수국화축제 03.04 07:08 10127 0
온미녀인지 냉미녀인지 의견 많이 갈리는 여돌1 알라뷰석매튜 03.04 07:04 6310 1
아니 호프집와서 아무거나라는 메뉴 시켰는데 진심 뭔 요아정이야이거?.twt2 하품하는햄스터 03.04 06:58 8095 1
양배추 1나장 1나장씩 열심히 세척하던 분들 보세요.jpg5 숙면주의자 03.04 06:56 11138 0
비주얼 개도라버렸다는 그 당시 정보석 리즈시절1 네가 꽃이 되었.. 03.04 06:56 4965 2
북부대공의 하루 일과 ai7 30862.. 03.04 05:54 24580 0
강아지는 주인한테 반말하고 고양이는 의외로 높임말 씀1 無地태 03.04 05:27 2639 1
매일 일어나면 내 손에 아직 뜯지 않은 23만원이 쥐여지고, 설령 이것을 낭비했다 .. 쇼콘!23 03.04 05:25 2981 1
에이핑크 정은지 소름돋는 택시기사 썰.jpg2 숙면주의자 03.04 05:25 3326 1
당신은 천사와 악마가 사랑에 빠지는 소설을 쓰게 되었다10 코카콜라제로제로 03.04 05:07 6723 0
영남대학교 앞에 진사촌이라는 원룸 시리즈 있는데 뭔가 조선시대 컨셉 잘 살린 거 같..6 호롤로롤롤 03.04 04:23 28575 1
절대 사투리를 쓰지 않는다는 에어 부산 승무원 ㅋㅋㅋㅋㅋ.mp41 수인분당선 03.04 04:19 2142 0
'아형' 최태성 "GD 사는 집, 서장훈 빌딩? 나도 갖고 싶지만”..물욕 이겨낸 ..1 임팩트FBI 03.04 03:54 715 1
데스노트 주웠는데 페이지가 달랑 두장임. 여시는 누구의 이름을 적을거야?1 서진이네? 03.04 03:52 168 0
딸 바보 마왕.Manhwa2 더보이즈 상연 03.04 02:36 4277 0
비정상회담 당시 외모 인기투표 1-3위.jpg4 가나슈케이크 03.04 02:25 11300 1
동거할 때 의견 안맞으면 전쟁나는 거.jpg1 Tony.. 03.04 02:23 1439 0
이게 실화인가 싶은 김수현X홍이삭 드리밍 방토한보따리 03.04 01:54 2665 0
돌잡이를 즐기는 미국 아저씨2 옹뇸뇸뇸 03.04 01:54 3161 0
이슈
일상
연예
드영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