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평소 지병도 없었고 건강했어요. 말로만 듣던 응급실 ‘뺑뺑이’로 아빠가 돌아가셨다니 아직도 믿기질 않네요. 가슴 아프고 억울합니다.”
지난 9월 5일 경남 거제 조선소에서 일하는 박동원씨(가명·54)는 평소처럼 웃으며 일터로 향했다. 딸 이슬씨(가명·25)는 여느 때처럼 출근 인사를 건넸다. 그날이 아빠의 마지막 출근이 될 줄은 몰랐다.
16일 이슬씨가 전한 사례와 당시 소방서 등의 취재를 종합하면 박씨는 지난달 응급 처치와 수술 가능한 곳을 찾아 두 차례의 응급실 뺑뺑이를 겪은 뒤 끝내 숨졌다. 의·정 갈등으로 인한 의료 공백, 취약한 지역·필수의료의 문제가 박씨의 죽음에 모두 녹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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