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주소 복사
공지가 닫혀있어요 l 열기
모바일 (밤모드 이용시)
댓글
임팩트FBIll조회 4060l 1
이 글은 7개월 전 (2024/10/22) 게시물이에요

 

 

 

 

 

그러니까 난 소중한 건 아주 귀하게 여길 거야 | 인스티즈

그 애는 내가 처음으로 좋아한 남자였다.

한 번도 말한 적 없었지만 이따금 나는 우리가 결혼을 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손도 잡은 적 없지만 그 애의 작고 마른 몸을 안고

매일 잠이 드는 상상도 했다. 언젠가.

난 왜 이렇게 나쁜 패만 뒤집을까.

그 말 뒤에 그 애는 조용히

그러니까 난 소중한 건 아주 귀하게 여길 거야.

말했었다.

그러나 내 사랑은 계산이 빠르고 겁이 많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나는 그 애가 좋았지만 그 애의 불행이 두려웠다.

하지만 우리는 함께 살 수도 있었다.

가난하더라도 불행하지는 않게.

 

 

 

 

 

그러니까 난 소중한 건 아주 귀하게 여길 거야 | 인스티즈

남아 있는 생이 무겁다는 생각이 들었다.

용서받고 싶은 일들이 하나둘 떠오르고

뱉어내는 말보다 주위 삼키는 말들이 많아졌다.

 

삶이 낡았다는 생각이 들자 내 몸에 새겨진 흉터가

몇 개인지 세어보는 일이 잦아졌다.

반성한 기억들의 목록이었다.

 

 

 

 

그러니까 난 소중한 건 아주 귀하게 여길 거야 | 인스티즈

악 소리도 없이 별똥별처럼 뛰어내린 너는

그날그날을 투신하며 살았던 거지?

발끝에 절벽을 매단 채 살았던 너는

투신할 데가 투신한 애인밖에 없었던 거지?

 

붉은 손목을 놓아주지 않던 물먹은 시곗줄과

어둔 강물 어디쯤에서 발을 잃어버린 신발과

새벽 난간 위에 마지막 한숨을 남겼던 너는

 

뛰어내리는 삶이

뛰어내리는 사랑만이 유일했던 거지?

 

 

 

 

그러니까 난 소중한 건 아주 귀하게 여길 거야 | 인스티즈

나는 살고 싶다는 말이야.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살고 싶단 말이 아니야.

그런 일이 있었던 나로, 온전한 나로, 아무 눈치도 보지 않고, 내 편에 서서, 제대로 살고 싶단 말이야.

 

나는 아직도 잠을 잘 못 자.

 

가끔 내가 누군지, 오늘이 며칠인지, 내가 몇 살인지, 뭘 하고 있었는지, 어디로 가고 있었는지 헷갈려.

내 기억을 신뢰하지 못해서 혼란스러워.

 

 

 

 

 

 

그러니까 난 소중한 건 아주 귀하게 여길 거야 | 인스티즈

 

아주 좋기만 하던 날은 하나도 기억나질 않는데

한겨울 맨발에 슬리퍼 끌고 나온 나를

낮은 담벼락 위에 앉혀두고 자기 양말을 벗어주던

가난하고 구질구질한 날밖에 떠오르질 않는데

그런 일을 행복이라고 느꼈던 내가

비참하다고 울었던 것만 기억나는데

당신이 인천에 두고 간 낡은 책에 물을 엎지른 일로 한참 울었다









 



 
로그인 후 댓글을 달아보세요
 

혹시 지금 한국이 아니신가요!?
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카테고리
  1 / 3   키보드
닉네임날짜조회
이슈·소식 현재 큰일났다는 제주 외래종 꽃게 등장 상황.jpg155 아무님06.01 22:1390090 7
유머·감동 퇴근 두시간 늦어지면 무한도전 스텝들처럼 번지 할수 있다 vs 없다167 Diffe..06.01 20:5880125 9
이슈·소식 헐 카리나 국힘갤 대문77 완판수제돈가스9:0031344 0
유머·감동 이디야 수박 씨 빼는 기계 쩐다97 리프팅크림06.01 21:4094284 23
팁·추천 맛있는 빵인데 아무도 정확한 이름을 모르는 빵56 He06.01 23:1061494 0
지구에서 가장 초현실적인 해변 리스트.jpg 디카페인콜라 02.21 18:03 1649 0
아이유의 말문을 막히게 한 윤하의 마지막 멘트2 아마난너를사랑하나.. 02.21 18:02 4497 2
외국인들이 엄청 로망 가지고 있다는 방 속 공간. jpg6 헤에에이~ 02.21 18:02 13280 1
실수로 한겨울에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한 교수님7 엔톤 02.21 17:50 12653 0
넝쿨째 굴러온 고양이 "구름이" 입양감 차서원전역축하 02.21 17:36 5123 1
수능 총 7개 틀렸다는 댄서 킹키388 우Zi 02.21 17:32 103543 36
칼같이 집안일 반반 나눠서 하는 부부1 멍ㅇ멍이 소리를.. 02.21 17:31 6275 0
공수처, 압수수색 영장 기각 확인....ㄷㄷㄷ.jpg1 가리김 02.21 17:19 2200 0
가마솥에 두유, 막걸리, 땅콩버터 넣어 만든 에드워드리 된장스튜 레시피 abz1 02.21 17:17 1840 0
명품에 관심이 없음/돈을 쓸 생각이 없으면 다른데 돈 𝙅𝙊𝙉𝙉𝘼씀 진짜로...237 콩순이!인형 02.21 17:16 120736 6
사람마다 다 다르다는 좋은 순서1 쇼콘!23 02.21 17:04 1930 0
과거 미국 산부인과에서 동양인 아기 태어나면 놀라는 이유.jpg8 위플래시 02.21 17:03 17090 0
웨스 앤더슨 감독이 디자인한 카페의 인테리어 디테일.jpg2 삼전투자자 02.21 17:01 4534 0
고양이 UP or DOWN1 류준열 강다니엘 02.21 17:00 1092 0
마지막 방송이라고 방송 진짜 안나오는 사람들 섭외한 이영지의 레인보우2 죽어도못보내는-2.. 02.21 16:44 19780 6
방송나와서 불평불만토로하는 여자 선수.jpg3 가리김 02.21 16:32 3196 0
킹키도 포기한 버추얼 아이돌 댄스 실력 보라돌이나나 02.21 16:25 3116 0
아저씨가 빨리 계산해야 되는데 좀 비켜줄래?14 한문철 02.21 16:07 9410 11
어떤 눈물은 너무 무거워서 엎드려 울 수밖에 없다 카야쨈 02.21 16:06 5973 1
레이어드컷한 1990년대 김혜수 사진 2장.jpg8 Twent.. 02.21 16:02 14712 3
이슈
일상
연예
드영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