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식 많이 시키려고 살아있는 암컷 새우 눈 자른다"
[뉴스펭귄 곽은영 기자] 맛있게 먹을 때는 모르지만 몇몇 해산물은 일반 상식을 뛰어넘는 끔찍한 양식 과정을 거쳐 사람들의 식탁에 오르고 있다. 양식장에서는 과연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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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식 축산업과 마찬가지로 많은 양식장이 비좁은 공간에서 물살이를 키우며 번식량을 늘리기 위해 공장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특히 갑각류인 새우는 기쁨, 사랑, 고통, 두려움과 같은 복잡한 감정까지 느낄 수 있다고 알려지는데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환경에서는 번식을 꺼린다.
이에 수많은 양식장에서 알을 더 많이 낳게 하려고 암컷 새우의 눈을 도려냄으로써 번식 조절 기능을 빼앗아버린다. 대중적인 식재료로 사랑받으며 식탁에 오르고 있는 양식 새우가 사실은 오랜 기간 눈이 잘린 채 살아왔을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새우 양식으로 유명한 베트남과 태국뿐만 아니라 호주와 중남미 등 많은 국가에서 이러한 양식법이 대중화돼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국제동물보호단체 페타(PETA)는 지난해 4월 양식장의 암컷 새우가 끔찍한 방식으로 눈이 잘리고 있다며 양식장의 기괴한 관행을 소개한 바 있다.
당시 페타는 “양식장에서는 칼날로 암컷 새우의 한쪽이나 양쪽 눈을 절단하거나 눈자루 주위에 철사를 묶어 일정 시간이 지나면 눈이 저절로 떨어지게 만든다”며 “이렇게 암컷 새우의 눈만 자르는 건 새우의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눈자루는 갑각류의 머리에서 돌출돼 끝에 겹눈을 달고 있는 막대 모양 부분으로 시각 신경 다발이 들어 있는 곳이다.
그렇다면 새우의 번식력과 눈을 제거하는 것 사이에는 어떤 연관성이 있는 걸까?
새우의 눈 뒷부분에는 적절하지 않은 환경에선 알을 낳지 않도록 막는 번식 억제 호르몬이 나오는 분비선이 있다. 이 부분을 잘라냄으로써 새우가 스트레스를 받는 환경에서도 번식을 꺼리지 않고 더 빠른 번식을 할 수 있게 유도하는 것이다. 타이거 새우의 경우 깊은 심해에서만 알을 낳는 특성이 있는데 한쪽 눈을 잘라내 양식장이 심해인 것처럼 느끼도록 만든다.
당연한 얘기지만 눈을 잃게 되면 번식 조절 능력만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시각과 함께 눈으로 자외선과 적외선 파장까지 볼 수 있는 능력, 세계를 받아들이는 다양한 감각까지 잃게 된다.
멕시코 국립과학기술교육원에 따르면 눈이 잘린 새우는 방향 감각을 잃고 절단 부위를 문지르는 등 고통을 느끼는 행동을 보이는 것으로 관찰됐다. 눈이 잘린 암컷 새우가 낳은 새우들이 질병에 더 취약할 수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수많은 양식장에서 알을 더 많이 낳게 하려고 암컷 새우의 눈을 도려냄으로써 번식 조절 기능을 빼앗고 있다. 사진은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것으로 기사 속 특정 내용과는관계 없음.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