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제에 불만을 가진 사람들과 뜻을 모을 순 없었나요?
“보위부에서 구역마다 연락원을 둬요. 어떤 장소에서 누가 어떤 얘기를 했는지 일주일에 한 번씩 체크하죠. 둘째 큰아버지도 외제 에어컨을 보고 ‘우리는 왜 이렇게 좋은 걸 만들지 못하냐’고 무심코 말했다 잡혀갔어요. 그러니 불만이 있어도 입을 다물어야 해요. 한국에서 예전에 독재에 반대하는 혁명을 했다는데, 그것도 자유가 있으니까 가능한 겁니다. 제 입장에선 ‘진짜 독재자한테 제대로 밟혀본 적이 없다’는 생각이 들죠.”
-어떻게 버텼습니까.
“꿈이란 게 없었어요. 정치범 집안이라 공부를 해도 쓸모가 없었고요. 군 시절 탈영병을 잡으러 갔는데, 탈영병 아버지가 교수였어요. 책장에 ‘1920년대 시선’이라는 시집이 있었는데 딱 봐도 불온서적 같아 훔쳐왔습니다. 몰래 읽었는데, 김소월 시를 읽으면 그렇게 눈물이 나오더라고요. 왜정 때 힘든 삶을 노래한 시라는데, 왜 이렇게 지금 내 처지와 같은지. 그러다 책 읽고 질질 짠다는 소문이 퍼져서 정치부에 걸리는 바람에 한 달 반 동안 매일 자아비판문을 썼습니다. 그 정도로 끝난 게 다행이었죠.”
https://www.chosun.com/national/weekend/2023/12/09/K4VP7DKKQFGH3MSGGZNH7RQSY4/
조총련 재일교포 북송 사업 당시 남편 따라 북한에 이주한 일본인 아내들이 왜 친정 보내준단 약속 안지키냐고 일본인들끼리 모여서 데모하려다 사전에 발각돼서 모두 실종된 사례가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