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없습니다.
지금 그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부인 김건희 여사와 있습니다.
그는 국가 수호 최전선에 있는
대한민국 군대의 령을 망가뜨렸습니다.
시민 안전의 최일선인 경찰의 지휘를 망가뜨렸습니다.
군복과 제복의 명예를 더럽혔기에
평범한 시민들의 아들딸, 아빠엄마가
자괴감에 떨었습니다.
정부도 망가뜨렸습니다.
그는 솔로몬왕 앞에서 공정한 재판을 해달라면서
아기를 반으로 갈라 달라는 여인과 같았습니다.
그가 술을 많이 마신다는 건
모든 사람이 알고 있었습니다.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난 3일 밤
그의 얼굴은 상기돼 있었습니다.
술 한 잔 하고 충동적으로 벌인 일이라고
생각한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속속, 계획된 음모의 전모가 드러나면서
헬기 착륙이 조금 더 빨랐다면,
국회의원들의 도착이 조금 더 늦었다면,
이러한 상상이 몸서리를 치게 합니다.
그는 위험한 사람이었습니다.
'The buck stops here.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
[박장범/KBS 사장 (대통령 KBS 신년 대담, 지난 2월)]
"눈에 익은 문구도 여기 있네요."
[윤석열 대통령]
"트루먼 대통령이 집무실 책상 위에 늘 올려놓고
'모든 책임은 이제 내가 진다', '책임은 여기서 끝난다'
이런 얘기죠."
최종 결정권자로서 무한 책임을 진다는 의미의 문구가,
돌이켜 볼 때 그에겐 '그러므로 내가 다 하겠다'는
무도한 권력 행사의 근거가 됐습니다.
권력과 권한을 행사하는데 공과 사의 구분이 없었습니다.
그에 대해 사람들은 소통이 부족하고 무능하며,
독선적이고 일방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지난 12일)]
"마지막 순간까지 국민 여러분과 함께 싸우겠습니다."
그는 국민과 함께 싸우겠다고 했지만
국민과 싸우겠다는 것으로 들렸습니다.
그는 꽁꽁 얼어붙은 거리로 사람들을 불러 모았습니다.
염원을 담은 함성이 국회 담을 넘었습니다.
2년 전 정부가 엄중 경고했던 만화를 다시 봅니다.
얼굴을 내밀고 지시를 하는 듯한 여성과,
법복을 입고 칼을 치켜든 이들이 있습니다.
이들이 누구로 보이는지
지난 2년간 더욱 뚜렷해졌습니다.
맨 앞에 그가 있습니다.
폭주의 기관사는 결국 그였습니다.
폭주는 이제 멈출 때가 됐습니다.
그의 이름은 윤석열입니다.
내란을 일으킨 혐의를 받고 있는 피의자입니다.
지금 한남동에 살고 있지만 조만간 거처는 '미정'입니다.
MBC뉴스 김희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