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 “무서워서 어떻게 타나”…연말·연초 LCC 항공권 취소 쇄도
전남 무안국제공항의 제주항공 여객기 참변 피해자들에 대한 애도의 물결이 일어난 가운데 연말·연초에 해외여행을 떠나려 했던 시민들이 항공권을 잇달아 취소하는 등 사회적 불안감이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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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우마 시달리는 지역시민
항공권 취소 후기도 쇄도해
11년 만에 대형 항공사고에
전문가들 “재발방지책 시급”
29일 매일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사고가 발생한 무안 인근 광주·전남 지역 시민들 사이에선 사고 피해자가 자신이 될 수도 있었다는 트라우마가 확산되고 있다. 이날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가 발생하기 3시간 전에 라오항공 여객기로 무안공항에 도착했다는 직장인 김 모씨(30)는 “몇 시간 차이로 이런 대형 사고가 났다니 믿을 수 없다”며 “새 떼가 조금 더 일찍 출몰했다면 내가 피해자가 될 수 있었다는 생각에 가슴이 진정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는 1월 무안공항을 통해 방콕 여행을 다녀오려고 계획했던 조 모씨(33)도 “사고 소식을 듣자마자 일정을 취소했다. 무안공항 근처에 가는 일은 당분간 없을 것”이라고 털어놨다.
이번 사고 원인이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은 상태이지만 온라인상에서 ‘비행기 포비아’를 호소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서울에 거주하는 손 모씨는 “평소에는 휴가철마다 해외여행을 가곤 했는데 해외여행은 당분간 가지 않을 계획”이라며 “국내에서 이동할 때도 비행기 대신 열차를 이용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LCC 이용에 대한 불안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실제로 이날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LCC 항공권 취소 후기가 쇄도했다. 한 이용자는 “1월에 제주항공을 이용해 인도네시아 발리에 다녀오려고 했는데 사고 소식을 듣고 바로 항공권을 취소했다”며 “모처럼 만의 휴양 계획이 틀어져 아쉽지만, 이제 LCC는 무서워서 못 타겠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 아시아나항공 착륙 사고 이후 11년 만에 대형 항공 사고가 발생하자 전문가들은 재발 방지 대책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LCC는 비용 절감 차원을 위해 정비나 운행에 드는 안전비용 문제를 소홀히 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조류 충돌 사고를 막기 위해 음향이나 드론을 이용하는 조류 퇴치 장치를 설치하고, 조류 서식지를 멀리 옮기는 등 다각도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