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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살다 보니까 이런 날도 있습니다.
제 기억으론 KBS가 대한민국 방송의 역사를 시작한 해가 1961년도 12월 31일입니다.
그 후에 KBS 작품에 많이 출연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습니다. 언젠가는 기회가 오겠지 늘 준비는 하고 있었습니다.
이 아름다운 상, 귀한 상을 받게 됐습니다.
이 말을 덧붙이는 이유는 그동안 대상을 받게 되면 역사적 인물들이 많이 받았습니다. 우리 최수종 씨는 4번씩 받았다. 얼마든지 중복해서 줄 수 있습니다.
미국의 캐서린 햅번 같은 배우는 30대 때 한 번 타고 60 이후에 세 번 탔습니다.
우리 같으면 전부 공로상이었을겁니다.
연기를 연기로 평가해야지 인기나 다른 조건으로 평가하면 안 되는거에요.
이 상은 나 개인의 상이 아니다. 알다시피 ‘헛된소리’에는 우리 소피를 비롯해서 수많은 개가 나온다. 그 개들도 한 몫을 다 했다. 거제를 가려면 4시간 반이 걸리는데 20회 이상 왔다 갔다 하면서 찍은 드라마입니다.
내가 이 자리를 빌어 감사할 학생들이 있습니다. 제가 아직까지도 가천대 석좌교수로 13년째 근무하고 있습니다. 학생들 한명 한명을 다 지도합니다. 작품을 정해서 한 학기 동안 연습해서 기말에 발표하는 건데 도저히 시간이 안 맞더랍니다. 학생들한테 ‘정말 미안하다. 난 교수 자격이 없다’고 했다. 근데 학생들이 ‘염려 마십시오. 가르쳐 주신대로 우리가 다 만들어내겠다’고 하는데 눈물이 나왔습니다.
그 학생들을 믿고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서 오늘의 결과가 온 걸로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