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주소 복사
공지가 닫혀있어요 l 열기
모바일 (밤모드 이용시)
댓글
ORANGE_오랑게ll조회 12016l 16

독립 후 엄마의 잔소리 | 인스티즈

홀로 사는 독거노인 배곯다 돌연사하지 않을까 부산에선 보름에 한번꼴로 구호물자를 올려보낸다.
대개 식량이 90%를 차지하고 나머지는 양말이나, 의약품, 수건, 실내화, 치약 따위의 생필품인데,
양말은..............때깔 진심 현란한것들로만 선별해서 보내주신다.


※또랑이 기저귀 : 고양이 맛동산과 감자 캘때 담는 봉투







독립 후 엄마의 잔소리 | 인스티즈

양말에 '짱'이라고 적혀있음. 써클 일진된 기분도 들궁~

한결같이 초중딩이 환장하고 달겨들것 같은
조잡한 만화그림이나 형형색깔의 무늬로 치장된 양말들로만 보내주시기에
한날은,

'엄마~ 엄마눈에는 내가 아직 열세살 어린애로 보여~?'


짐짓 불퉁한 목소리로 투정을 부렸더니

'아니, 마흔으로 보여. 눈가에 잔주름때문에.'
 
정색하며 ★년 세월을 더 얹어주셨다. 양말 얘기는 더이상 꺼낼 수 없었다. 



독립 후 엄마의 잔소리 | 인스티즈

평소 뭐든 잘 안씻고 그냥 낼롬낼롬 주워먹는다는 것을 알고 계셔서인지,

'절대로'라는 부사까지 사용해서 씻어먹기를 신신당부 하시고 있다. 그나저나 메리스 뭐여ㅋㅋㅋㅋ


찌개와 국은 1인분씩 냉동된 상태로 낱개포장되어 있고
각종 쌈나물과 채소, 심지어 마늘과 고추도 한끼 분량으로 소분하여 지퍼락에 담겨져 있다.
불고기나 오징어볶음, 닭발처럼 양념이 되어 있는 요리는 2~3인분 용량으로 포장되어있는데
식사가 아닌 안주 대용으로 먹고있다는 것을 일찍이 간파하시곤 넉넉하게 담아주신다.

사실 굳이 이렇게 세세하게 챙겨주지않아도 끼니는 알아서 잘 차려먹는다.
헌데 언젠가 식사하는 도중 부산에서부터 걸려온 영상통화 하나로
두달에 한번이던 구호물자가 보름에 한번꼴로 잦아졌고, 식량 봉투에 붙여져있던 단순한 음식명 견출지가
메모지로 바뀌면서 장문의 잔소리까지 택배로 배송되었다.



독립 후 엄마의 잔소리 | 인스티즈


[텍스트에서도 멈추지 않는 폭풍 잔소리]


번거로운 잡일을 줄이기 위해 보통은 간단하게 라면이나 국수,
또는 큰 대접에 밥과 각종 반찬을 한데 넣고 비빔밥을 해서 먹거나,
그것마저 성가신 날에는 밥에 물을 말아서 김치만 꺼내 먹는다.
그리고 설거지할때 최대한 손이 덜가게끔 밥풀때기 한알 붙어있지 않게 싹싹 긁어먹는데
절에 들어가면 참된 발우공양의 일인자로 거듭날 것 같다.
여튼 영상통화가 걸려오던 시점 나는 물밥+김치의 식단으로 나름 만족스런 식사를 진행하고 있었는데
직사각형의 액정을 가득 채운,  추레한 몰골로 물밥을 후루룩 마시고 있는 딸년의 궁상맞은 작태에 
엄마는 적잖이 충격을 먹었던 것 같다. 동네 끌뱅이도 아니고.....하는 표정이셨다.






독립 후 엄마의 잔소리 | 인스티즈


잔소리 쪽지는 한장도 버리지 않고 냉장고 수납칸에 차곡차곡 모아두고 있다.

삶이 지치고 괜스레 무기력해질때마다 음주와 폭식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냉장고 문을 열었다 닫았다 수선을 피울때가 있는데 

그럴때 수납칸에 겹겹이 쌓인 엄마의 잔소리 쪽지를 한장한장 읽다보면 

마음이 차분해지면서 다시금 평온한 상태를 되찾을 수 있다.

그리고 10분 뒤, 갑자기 엄마 보고싶어서 폭풍 마셔재낀다ㅋㅋㅋㅋㅋ 염병맞을 것ㅋㅋㅋㅋㅋㅋ

하지만 엄마가 보고 싶어도 전화를 할 수는 없다. 술마셨다고 리얼 잔소리 들을게 뻔하니까ㅋㅋㅋㅋ 


잔소리 쪽지의 주요 단골멘트는 아래와 같다.

[~~데워먹어라]
[먹고 운동해라]
[짜게 먹지마라]
[맵게 먹지마라]
[당뇨 조심해라]

[씻어라.........??]

그리고 종종 '당뇨 100% 걸린다.'를 항상 '당뇨 180도로 온다.'라고 표현하시는데
퍼센트와 각도의 쓰임을 아직 많이 헷갈려하시는 것 같다.
















폭풍 잔소리






























































독립 후 엄마의 잔소리 | 인스티즈
















그리고 2년 뒤












독립 후 엄마의 잔소리 | 인스티즈

부산집에서 택배를 보냈다는 연락이 왔다.
평소 반찬이나 소소한 주전부리 등의 구호물자는 엄마의 손을 거치는데
이번에는 아빠의 주도하에 포장과 발송이 이뤄졌다고 한다.
부피가 크니 수령 즉시 집안으로 들이라는 당부도 잊지 않으셨다.  

  

- 너한테 꼭 필요한거야.


.................젊음이 배송되는건가. 아님 개념인가. 아님 상식....염치....머리숱....예측하기 어려웠다.



그리고 다음날, 출근하려고 집을 나서는데 현관문이 꿈쩍도 하지 않았다.
센스있는 기사님께서 독거노인 예쁘게 고독사하라고 아주 그냥 문짝에다 바짝~ 밀착 배송을 해놓으셨다.
후럇차~ 거실에 들여놓고 보니, 확실히 지금껏 받은 여느 택배들과 비교해 블록버스터급 스케일이었다.


엄마를 부치셨나?


조심스레 테이핑을 걷어내고 박스 덮개를 열어젖혔다.









독립 후 엄마의 잔소리 | 인스티즈


거리에서 나눠주는 판촉 티슈 받으려고 쉬는 날 분양사무실 근방을 느리게 왕복하는 모습을 보신 걸까.
뒷간 휴지 주제에 3겹 도톰 엠보싱은 사치라며 2겹 재생휴지로 칸을 세서 사용한다는 상황을 눈치채신 걸까.
그렇게 지지리궁상개궁상짓으로 아끼고 아껴 모든 돈으로 술 처마신다는 사실을 아신 걸까.


이제 자취보다는 독립으로 불려야 하는 이 나이에
여전히 부모님의 세심한 보살핌을 받는 입장이 민망하기도 하고, 간지럽기도 하고 끝은 항상 시큰하다.
  







독립 후 엄마의 잔소리 | 인스티즈


운송장에 쓰여 있는 아빠의 투박한 글씨를 보니 우체국에서 벌어졌을 상황이 그림처럼 그려졌다.



- 아버님~ 따님에게 보내는 내용물이 뭔가요?


- 휴지. 두루말이여.


- 휴지 말고 다른 품목은 없나요?


- 전부 다 휴지. 두루말이여. 80개.


- ........


장 트러블이 예사롭지 않은 딸이구나~ 실시간으로 변을 지리나 싶었을거다. 







 
😍
2개월 전
TXT 최연준  빅히트 전설의 연습생
😍
2개월 전
비상! 비상! 어머니 편지보고...눈물이 멈추지않습니다...!!!
2개월 전
너무 따숩고 좋은데 저라면 돈으로 달라고 할…ㅋㅋㅋㅋ 저렇게 음식 감당못할만큼 싸주면 전부 다 먹어야할것 같은 압박감 들고 결국 다 못먹고 버려요ㅠㅠ
음식은 딱 소분해서 한두번 먹을 만큼만 받는게 젤 좋더라구여ㅋㅋㅋ

2개월 전
부모님 사랑합니다
2개월 전
부럽다…나도 저런 자취해버고싶당
2개월 전
😍
2개월 전
ㅠㅠㅠㅠㅠㅠㅠㅠ어머니
2개월 전
최영재  갓세븐
가족이 다 너무 귀여워요...몽글몽글
2개월 전
엄마 사랑해 ㅜㅜㅜㅜ
2개월 전
청설  모라고 쓰게 해줘요
👍
2개월 전
😍
2개월 전
엄마를 부치셨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개월 전
아메리카노 조하~ 조하~  •̀.̫•́✧
너무 보기 좋아요
2개월 전
   
로그인 후 댓글을 달아보세요
 

혹시 지금 한국이 아니신가요!?
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카테고리
  1 / 3   키보드
닉네임날짜조회
유머·감동 10년지기 절친이 갑자기 이런 카톡 보내면 뭐라고 대답할거야?.jpg304 감사합니다다04.08 11:0891733 2
팁·추천 사람마다 취향 갈리는 초코쿠키164 삼전투자자04.08 10:0574252 0
유머·감동 여러분들의 닉네임이 대통령에 당선 되었습니다!!! 만족 하십니까?.jpg164 판콜에이04.08 17:0127954 0
유머·감동 공익 치매센터 썰만 30분 푸는 엑소 카이 ㅋㅋ309 실리프팅04.08 07:24100444
이슈·소식 '尹지지' JK김동욱, 이동욱 저격 논란 "같은 이름인 게 쪽팔리게" [엑's 이슈..104 유난한도전04.08 12:0761658 4
챗지피티한테 나 그려달라고 했는데2 훈둥이. 03.30 21:08 2323 0
일본 하수구 도촬남 .jpg1 다시 태어날 수.. 03.30 20:39 8641 0
인간이 귀여워보일 때 말하는 달글1 30646.. 03.30 20:17 3125 0
만약에 말야 부르는데 음색 너무좋은 남돌.jpg 내가그래 03.30 20:14 703 0
털 찐 멍뭉이의 실제 크기1 언행일치 03.30 20:10 2228 0
하정우, 본인 닮은 조카 자랑 "50세에 결혼해 2세 낳고파"(전참시)2 우Zi 03.30 20:09 20865 0
단언컨데 한국 드라마 사상 가장 소름 돋는 장면.jpg21 30867.. 03.30 20:09 58242 14
텐텐 샀는데 민망해서 담아갈 봉투없냐니까18 언더캐이지 03.30 20:08 67761 1
미 해군: 핫소스 재고처리 해줘서 감사합니다4 sweet.. 03.30 19:46 18537 1
한국인 관광객 구매심리를 간파한 이탈리아 기념품 가게.jpg17 30786.. 03.30 19:45 57036 8
아는 사람들만 아는 추억의 길거리간식.jpg1 디카페인콜라 03.30 19:40 3064 0
미미 "네가 오마이걸의 정년이였어”7 episo.. 03.30 19:38 16082 4
이 사진 왜 찍힌건지 모르는 애들 많구나 ㅋㅋㅋㅋ2 패딩조끼 03.30 19:37 26182 6
차은우의 웃으면 안되는 생일파티 시작하자마자 경고 먹는 파트리샤.jpg1 짱진스 03.30 19:36 5224 0
간수치 8000 넘으면 죽어?2 패딩조끼 03.30 19:20 7265 0
콩국수 논란.jpg2 가리김 03.30 19:14 5758 0
최소라룩 vs 김사랑룩10 이차함수 03.30 19:06 26850 0
제니가 꼭 봐야한다는 아프리카 나이지리아 초딩들의 커버11 언더캐이지 03.30 19:05 67742 14
'폭싹'에서 이분들만 나오면 흐뭇해졌음1 백구영쌤 03.30 19:04 4748 0
미야오 수인 인스타그램 업로드 진스포프리 03.30 18:44 2988 1
이슈
일상
연예
드영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