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주소 복사
공지가 닫혀있어요 l 열기
모바일 (밤모드 이용시)
댓글
킹s맨ll조회 4549l


누군가의 성취가 나를 우울하게 할 때 | 인스티즈



누군가의 성취가 나를 우울하게 할 때

“걔 그렇게 성공했대”의 ‘걔’가 되고 싶어서



“…되게 열심히 사네?”


인스타나 블로그를 돌아다니다가, 이런 생각이 들게 하는 계정을 발견하면 괜히 나이를 찾아본다. 나보다 언니일 때는 안심하고, 어리거나 동갑일 때는 그 페이지를 얼른 닫아버린다. 내 열등감을 그 사람들이 알아채기라도 할 듯이 잽싸게. 나보다 어린, 혹은 동갑인 사람들의 성취는 나를 우울하게 한다. 이런 감정이 들 때마다 나도 내가 이해되지 않는다. 이 사람이 너보다 어리면 뭐? 얼굴도 이름도 방금 알게 된, 너랑은 아무런 상관도 없는 사람에게 왜 열등감을 느껴? 왜 그 사람이 너의 우울의 원천이 되는 거야?

나도 모르겠다. 왜 이런 허상의 열등감을 느끼는지… 굳이 이유를 생각해보자면 나는 내가 아주 특별하고 재능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언젠가 갑자기 성공할 것 같고, 주변인들에게 “너 진짜 멋있다”라는 소리를 밥 먹듯 듣고, 그러다가 나중에는 ‘유퀴즈’에 나오기도 하는…… “걔 그렇게 성공했대”의 ‘걔’가 될 거라는 사실을 한 번도 의심하지 않았기 때문일까(물론 아무런 근거도 없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을 보면, 결국 내가 아무것도 아닌 평범한 사람이라는 현실을 깨닫게 되니까 그런 것 같다. 이 세상의 주인공은 나인 줄 알았는데. 내가 받을 줄 알았던 스포트라이트가 죄다 그 사람한테 옮겨간 것 같달까? 다른 사람들도 다 이러는 걸까, 아니면 내가 음침한 걸까.

모든 사람이 이런 게 아니라면, 내가 이런 이유는 학창시절에 공부를 잘했던 경험에서 찾아야 할 것 같다. 성적이 상위권이었고, 그래서 면학실에도 기숙사에도 들어갔고, 선생님들도 나를 좋아했으니까… 그때부터 ‘난 특별하니까 어찌됐건 성공할 거야!’ 라는 생각이 스멀스멀 자랐을지도 모른다.

근데 현실은 아니었던 거다. 세상에는 주인공이 되려면 갖추어야 하는 요소가 생각보다 너무 많았다. 사회성도 좋아야 하고(고등학교 때까지는 전혀 생각해보지 않았던 개념이다), 글도 잘 써야 하고, (대외활동 하려면) 패션으로 자기 개성도 나타낼 줄 알아야 한다. 공부 잘하고, 친구 많은 것이 평가 기준의 전부였던 19살의 우물에서 빨리 벗어났어야 했는데, 나는 그러지 못했다.

그렇다고 이제 와서 내가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고 인정하자니 또 반발심이 생긴다. ‘왜 내가 나를 평범한 사람으로 정의해야 해?’하고. 그래서 내 정체성에 대해 계속 고민했다. 나를 특별한 사람으로 정의하고 허상의 열등감을 계속 느낄 것인지, 아니면 그냥 평범한 사람으로 정의하고 열등감을 긍정적인 자극으로 바꿀 것인지.

답은 정말 뻔하고 간단했다. ‘남과의 비교’라는 전제조건을 빼면 되는 것이었으니까. 그냥 나 자체로 특별하다고 생각하면 그걸로 그만. 특별하다는 건 제로섬게임이 아니니까, 남이 나보다 열심히 산다는 사실 때문에 내가 갑자기 보잘것없는 사람이 되는 건 아니다. 내가 그 사람과 운명의 한 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것도 아니고, 하고 싶은 것도 다 다를 텐데 뭐 하러 비교를 했을까, 의미 없이.

어차피 세상에서 제일 열심히 사는 스물세 살은 될 수 없다. 앞으로도 열심히 사는 사람을 수없이 만나게 될 텐데 그때마다 이렇게 땅굴을 파고 들어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나는 그냥 나대로 최선을 다하며 살면 된다. 매일같이 밤을 새는 후배에게 열등감을 느끼지 말자. 어차피 나는 밤도 못 새는 체질이고, 차라리 밥 안 먹고 안 쉬면서 일을 일찍 끝내버리는 타입이니까. 벌써 취업계를 내서 학교에 나오지 않는 동기에게 열등감을 느끼지 말자. 애초에 걔랑 나는 하고 싶은 일이 다른걸.

‘비교하지 말고 나는 나대로 살면 돼’ 같은 진부한 말을 새삼스레 가슴으로 깨닫게 되는 날들이 있다. 오늘처럼. 이런 말을 하나둘씩 체화하며 내가 한층 성장했다는 생각을 할 때면, 어른들이 왜 그토록 뻔한 말을 조언이랍시고 하는지 조금은 알 것도 같다. 나만 해도 이 뻔한 말을 에세이라며 쓰고 있으니까.




 
로그인 후 댓글을 달아보세요
 

혹시 지금 한국이 아니신가요!?
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카테고리
  1 / 3   키보드
닉네임날짜조회
이슈·소식 고1아들 키 3cm에 천만원 들어서 남편과 냉전중.jpg280 우우아아03.15 14:31103005 0
팁·추천 샤브샤브 취향 조사149 NUEST..03.15 12:4179076 0
정보·기타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틀린다는 운전 상식195 애플사이다03.15 11:3894606 0
이슈·소식 현재 논란중인 배민 리뷰 4점 주문 취소.JPG123 우우아아03.15 13:2495098 0
유머·감동 서로 놀라는 포도 먹는 방법94 31132..03.15 12:4874571 1
촬영중 간택 당한 카메라맨.gif6 차준환군면제 03.12 02:05 15956 8
생각보다 훨씬 더... 정말 많아지는.. 현실감 잃어버린 2030 (또 수정ㅠ)313 언더캐이지 03.12 02:02 98389
김민희가 홍상수 만나는 이유 분석한 댓인데 난 격공함ㅋㅋ317 95010.. 03.12 02:01 151011 25
노홍철이 대박 맛있어 했던 양세형의 카레 레시피 .jpg5 알라뷰석매튜 03.12 02:01 14494 1
외국인들이 '한국감성' 느낀다는 사진.jpg15 아우어 03.12 02:01 20972 14
연평도때 ㄹㅇ부대 분위기가 웹소인줄 알았음 수인분당선 03.12 02:01 3770 0
출퇴근길 30분동안 꽉 끼어서 가기 vs 90분동안 편히 앉아서 가기1 두바이마라탕 03.12 01:50 1542 0
순두부찌개에서 떡볶이냄새가 나는이유.jpg1 바로현재 03.12 01:05 10425 0
강아지들은 수치심이라는게 없나?8 훈둥이. 03.12 00:44 16193 0
나는 자연인이다 역사상 가장 무례한 출연자10 요원출신 03.12 00:41 12709 2
황광희, 초등학생들 앞에서 정력 뽐내.. 짱진스 03.12 00:41 9094 0
후플푸프 들이 후플푸프를 좋아하는 이유11 위플래시 03.12 00:40 6115 1
돌고돌아 넷플릭스 1위까지 한 구)홍김동전 현) 버1 요리하는돌아이 03.12 00:40 747 0
똑부러지는 mz 햄스터7 한문철 03.12 00:32 10466 6
찐으로 퇴사하는 사람 특징11 둔둔단세 03.12 00:31 17431 2
곡작업 많이하다가 기괴한꿈 꾼 아이돌.jpg2 모몽잉 03.12 00:04 12032 0
[냉부해] 요리 속도 계속 지켜보던 김소희 셰프8 베데스다 03.11 23:20 12686 1
말싸움 정말 잘하는 할아버지의 꿀팁 38 가지10 완판수제돈가스 03.11 23:19 47793 1
고양이가 자꾸 화장실 따라와서 임무 맡김354 우Zi 03.11 23:19 78415
호아킨 피닉스 희화화한 美 방송 진행자.JPG1 하품하는햄스터 03.11 23:11 8877 0
이슈
일상
연예
드영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