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대세가 반반 결혼인가요? 그럼 시댁 제사에 갈 필요도 없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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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반 결혼이 합리적인 결혼생활을 추구하는 이들 사이에서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그 부작용으로 갈등을 겪는 이들도 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데이트 통장을 마련해 공평하게 데이트 비용을 지불하는 커플 또는 결혼 시 혼수와 집값을 반반 부담하고 결혼 후에도 반반 생활비를 내는 이들의 사연은 지속해서 논란이 된다. 특히 결혼 비용을 반반 부담했을 시 시댁 제사 참석 문제, 육아나 가사 분담 갈등 등이 걸림돌이 된다. 출산 육아휴직을 해야 하는 여성의 수입 문제로 갈등이 이혼으로 치닫는 경우도 있다.
이런 가운데 2030 세대들이 결혼에 더 회의가 생길만한 부부의 사연이 공개됐다. 3일 방송된 SBS Life ‘원탁의 변호사들’에서 소개한 '손해 보기 싫어하는' 남편이 그 주인공이다.
의뢰인은 결혼 2년 차, 1살 쌍둥이 자녀를 둔 35세 전업주부였다. 이들 부부는 결혼 전 ‘반반 결혼’을 통해 공평한 가정을 꾸리기로 했지만, 결혼 후 남편의 지나친 ‘반반’ 집착이 갈등을 일으켰다. 남편은 생활비, 양가 선물, 심지어 육아까지 ‘반반’을 고집했다. 특히 아내가 육아 휴직하면서 수입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생활비의 반을 요구한 것은 물론 공동생활비에서 아내가 쓴 생리대 등 생필품에 대해서도 트집을 잡았다.
더욱이 남편은 아내가 자신의 아버지 병원비를 위해 공동생활비에서 돈을 썼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그 돈을 채워 넣으라고 요구하며 아내를 압박까지 했다. 결국 아내는 남편 몰래 대출받게 되었고, 부업 및 아르바이트하며 고군분투했지만 독촉장을 받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
이에 남편은 아내에게 분노를 참지 못했고 이혼을 요구했다.
이인철 변호사는 "요즘은 남녀는 연애 비용부터 결혼 준비 비용은 물론 결혼 후 에도 모든 것을 반반씩 공평하게 하자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집 등 재산도 부부 공동명의로 반반씩 소유하자고 합의하는 부부들이 증가했다"고 전했다.
이 변호사는 "물론 남녀가 평등하고 부부가 평등하듯이 모든 것을 반반으로 정확하게 나누고 합의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합리적이라고도 할 수 있다"면서 "사례와 같이 결혼생활을 하면서 여러 가지 사건이 발생할 수 있다. 육아와 가사 분담 및 직장생활도 자로 재듯이 정확하게 반반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정확하게 구분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부부들은 이 문제 때문에 부부 갈등이 생기는 경우도 많으며 이혼하는 부부도 있고 이혼을 하면서도 모든 재산과 심지어 자녀 양육 등 모든 문제를 반반하자고 고집을 부리는 경우도 있다"면서 "어떻게 자녀 문제를 정확히 반반 나눌 수 있겠나. 집도 이혼하면 한명이 소유하거나 처분하여야 하는데 집을 공동명의로 계속 반반 유지하자고 주장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 이혼 후 갈등만 더 커지고 다시 민사소송 등 각종 소송으로 번지는 경우도 있다. 부부간에는 공평과 평등도 중요하지만 애정과 신뢰, 상대방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태도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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