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통 시리즈라고 하면 하나의 세계관을 공유하거나 동명의 작품이 몇 권씩 되는 긴 호흡의 장편으로 연재 중인 책을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이 글에서 다루는 시리즈는 이어지는 내용의 시리즈가 아니라 '기획'을 말하는 거라죠
몬소리냐
아무튼 책 시리즈는 다들 아실 겁니다

제철소 출판사에서 기획한 아무튼 책 시리즈는 직업 작가이거나 직업 작가가 아닌 한 분야의 덕후(!)들이 자신이 사랑하는 분야 및 장르를 영업하는 작고 짧은 내 장르 최고야 글입니다
피아노, 연필 같은 사물은 물론이요, 목욕탕이나 현수동처럼 장소에 대한 이야기, 어린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추억의 만화 디지몬이라든가, 잠이나 서핑 같은 특정 행동, 할머니와 같은 사람에 대한 글, 당근마켓이라든가, 데모(!), 사투리... 급기야는 한 계절에 대한 무한적인 애정을 내뿜는 내 장르 사랑해 내 장르 최고야 내 장르 예찬 시리즈입니다
유튜버, 직업 작가, 에세이 작가, 배우, 가수, 기자 등 다양한 직업의 사람들이 써낸 책이니 알고 있는 사람의 글이라거나 평소 관심있었던 분야에 대한 제목이 보이면 한 권쯤 대출해서 읽어보기 좋습니다
얇고 짧고 손에 잡고 펼치기 좋은 사이즈예요
(가독성은 솔직히 제 기준 조금 불편합니다만,,)
물론 책마다 쓴 사람이 다 다르기 때문에 책마다 결도 분위기도 다 다르고, 그래서 어떤 건 호고, 어떤 건 불호고 하는 감상이 널을 뛰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아낌없이 좋아하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그 자체로 사랑스러워 보일 때가 있어서 계속 계속 새로운 책이 나오길 바라고 있는 시리즈랍니다!

다음으로 소개하고 싶은 시리즈는 위즈덤하우스 출판사에서 기획해서 내보이고 있는 '위픽' 시리즈인데 저는 이 시리즈를 SF 소설 전문 출판사인 아작의 '아작 YA' 시리즈에 이은 양아치ㅋㅋ 시리즈라고 생각합니다....
진짜 진짜 엄청 짧은 단편 1개로 구성되어 있는 이 얇고 짧은 위픽 시리즈는 이 분량에 이 돈을 받아?!?!?! 싶기 때문이죠...
얇고 짧다는 건 아무튼 시리즈랑 같은데 왜 유독 위픽에 화를 내냐 싶을 텐데 위픽은 진짜 짧아요.... 진짜 얇은 건 60페이지 70페이지 이래... 아무튼 시리즈 책은 짧고 작긴 해도 덕후들이 쓴 거거든요. 그러니까 어떻겠어. 할말이 넘쳐흘러서 원고를 쳐내고 쳐내서 책으로 만든 게 그런 거라 그래도 100페이지는 넘긴다고요. 근데 위픽은....
물론 책 표지가 통일되어있고 너무 예쁘고 양장이고... 그러다보니 모으기도 좋고.... 무엇보다 직업 작가들이 쓴 책이기 때문에 내용도 어느정도는 다 괜찮아요. 장르도 다양하다. SF도 있고, 미스터리나 호러도 있고, 일반 문학도 있고, 청소년 문학도 있고... 그래서 이것도 책마다 쓴 작가들이 다 다르기 때문에 책바이책으로 어떤 책은 호평받고, 어떤 책은 유감을 갖고 그렇거든요...
솔직히 예뻐서 나중에 집에 서재 만들게 되면 한칸 내줄까 싶기도 한데
이 분량에 이 가격은
아무래도
좀
그래서 저는 도서관에 몇 몇 권만 희망도서로 신청해서 보는 편입니다
아무리 요즘 사람들이 도파민 범벅에 숏츠에 절여져서 긴 글 읽는 걸 싫어한다고 기획한 거 같은데 이 분량에 가격이 이게 대체


다음으로 소개할 시리즈는 '교보문고'에서만 접할 수 있는 열린책들 출판사의 디 에센셜 시리즈인데요
민음사 출판사에서 기획해서 내놓은 디 에센셜 시리즈와는 다릅니다
민음사...너무 잘나가는 상위 1타 출판사라서 꼭.. 제가 여기서 안 다뤄도 민음사의 디 에센셜 시리즈는 많이들 아실 것 같은데 민음사의 디 에센셜 시리즈는 거장 작가 하나를 잡고 조사버리는(?) 시리즈입니다. 정확히 설명하자면 한 작가의 에세이와 산문, 소설 등 유명 작품들을 양장판의 큰 한 권에 엑기스(?)만 때려넣었다고 보시면 됩니다 ㅎㅎ 버지니아 울프나 카프카처럼.
최근에는 문학동네에서도 디 에센셜 하나 기획해서 내놓았던데 아직 한 권 밖에 없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그 한 권이 ㄹㅇ 묵직함... 당연함... 노벨문학상 수상에 빛나는 한강 작가 디 에센셜판임ㅋ
아무튼 여기까지는 잡설이었고 (요새는 출판도 겸하고 있는 듯한) 서점 '교보문고'에서 출판사 열린책들과 협업해서 내놓은 디 에센셜 시리즈는 일단 표지가 다 저렇게 생겼어요 ㅋㅋ 본새 난다 그죠?
저런 식으로 3-5권쯤 되는 장편 외국 서적을 한 권으로 벽돌 압축해서 내놓고 있고.. 제가 알기로는 현재 에코, 옙스키, 니체로 총 3권인데 맞는지...? 아무튼 벽돌책 모으는 재미가 있는 시리즈라고 생각... 일단... 첫 권인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부터 너무 강렬했음 모든 것이....
근데 열린책들에서 만든 디 에센셜인데 왜 자꾸 교보문고를 언급하냐면 이 시리즈는 교보문고에서밖에 볼 수 없어요 알라딘 예사 뒤져봤자 이 시리즈 책들은 안 나온다 당연함 교보문고x열린책들 콜라보기 때문에
여기서부터는 한 번 쓰다 날려먹어서 진짜 울고 싶은데.... 다시 한 번 쓸게요....... 하...........

가장 역사가 깊은(?) 살림지식총서 시리즈 되시겠습니다...
일단 800권이 넘음...
다루고 있는 분야는 또 얼마나 방대한가? 커피에 대해서도 다루고 홍차에 대해서도 다루고 조선왕조실록은 많이 들어보셨겠죠? 그것도 다루지만 고려왕조실록도 들어보셨나요? 들어보셨다고요 그럼 신라왕조실록은요? 살림지식총서에는 가야왕조실록도 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캡쳐에서도 알 수 있다시피 법의학도 다루고 자살에 대해서도 다루고... 일본의 애니메이션에 대해서 다뤘다가도 일본인은 왜 속마음을 말하지 않을까? (ㄹㅇ 책 제목임) ㅋㅋㅋㅋㅋㅋㅋㅋ 21세기 최고의 피아니스트들에 대해 얘기하기도 하고 반야심경과 금강경을 다루기도 하고 온갖 철학부터 종교에 이르기까지 마구마구 다 다룹니다.. 정말요....
그렇다면 이것이 저 위에 있는 아무튼 시리즈와 다를 게 무엇이냐, 싶을 텐데 아무튼 시리즈는 나 이거 좋아! 하는 사람이 좋아하는 것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떠드는 거라면 이 살림지식총서의 경우에는 분야별 전문가, 직업종사자가 직접 대중을 위해 자기가 몸 담고 있는 세부 장르에 대해서 알려주는 지식 나눔 정보글인데 아무래도 교수.. 같은 사람들 특성상 재미가 없습니다... 아무튼 시리즈와 차이점은 그거야 재미가 없어... 대중들에게 (나름) 쉽게 알려주려고 적은 것 같지만 그래 뭐 그래서 크게 어렵지도 않고 깊이도 얕지도 않고 전문성도 있는데 재미가 없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 그런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캡쳐에서도 볼 수 있듯 강유원 교수가 적은 책과 세계는 정말 정말 정말 이 시리즈 통틀어서 가장 유명한 책이고, 북튜버 겨울서점의 김겨울 작가가 가장 사랑하는 책 중 하나이기도 하며, 책 만화 도서(?)인 익명의 독서 중독자들 만화에서도 패러디로 다룬 적이 있는 정말 정말 좋은 책입니다...! 병든 사자만이 풀을 뜯듯 병든 인간 만이 책을 읽는다......
그럼에도 나는 살림지식총서 시리즈를 정말 사랑해... 계속 이어져나가야 한다 이 시리즈는

세계문학전집으로 유명한 출판사가 어딥니까?
민음사?
문학동네?
맞습니다
하지만 여기 그 두 곳에 비해 덜 알려져있고 더 알짜배기인 출판사 기획 시리즈가 있다...!
솔직히 이 시리즈 소개해주고 싶어서 이 글 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님.
바로 출판사 현대문학에서 펴낸 세계문학단편선 되시겠다.
민음사랑 문학동네의 세계문학전집을 읽다보면 우리 왜 그럴 때 있지 않나요. 와 이 책 진짜 끝내준다. 이 작가 필력 기깔난다... 그래서 더 읽고 싶은데 그 작가 대표작은 그것밖에 없어. 아니 그 작품만 쓴 건 아닌데 국내에서 그 작가 검색하면 유명한 작품 꼴랑 1개 내지는 2개 정도만 번역이 되어있고 그것만 유명하고 그것만 팔고 그럽디다
난 더 읽고 싶은데 더 읽으려면 원서 하고 내가 그 정도로 영어킹이 아닌데... 하고 난감하고 슬퍼하고 있을 때 현대문학이 어깨를 두드리더랍디다
괜찮아 여기 내가 있어

현대문학 세계문학단편선의 경우에는 위에 있는 디 에센셜 시리즈와 비슷합니다. 뭐가? 작품 하나 두 개를 다룬 게 아니라 작가 하나를 조지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 작가의 책을 그 작가 이름으로 몽땅 엮어서 낸 책. 그래서 디 에센셜과 결이 비슷한데 이 시리즈는 뭐가 좋냐면... 일단 양장이 아님. 그리고 책이 못생겼어요.
이게 무슨 소리냐
책의 외양적인 부분에 힘을 상대적으로 덜 줬다는 뜻임.
근데 내실은 죽여준다는 게 어디서 드러나냐면 외국 서적은 어떻습니까? 뭐가 가장 좋아야겠어요? 표지? 종이의 질? 번역. 번역입니다. 번역이 개짱이어야 돼. 무.족.권.
이 시리즈로 말할 것 같으면 종이의 질? 구림.. 표지? 안 예쁨.. 번역? 끝내줌.. 내용도 얼마나 알찬지 책마다 두께나 페이지수는 다르지만 대부분 벽돌책입니다
저는 기 드 모파상 갖고 있는데 800쪽이 넘어감 당연함 안에 싣고 있는 단편이 30편 가량 됨.. 이 작가의 유명작은 물론 비유명작 사람들이 알다가도 모를 작품까지 싹싹 긁어서 가져옴..
뮤지컬로 유명한 레베카 아시죠? 넷플에 영화도 있는 거 맞아 그거
그거 쓴 작가가 대프니 듀 모리에인데요 이 여성작가가 진짜 그 당시 개쩌는 스릴러 소설을 많이 썼다고 합니다
근데? 우리 레베카 말고는 모르잖아.. 어? 더 읽고 싶은데? 레베카 말고도 많이 썼다고 하는데 레베카 말고는 찾아볼 수가 없어..
근데 이 시리즈에 대프니 듀 모리에가 있는 거임... 가장 유명한 레베카는 뭐 어차피 많은 출판사의 많은 판형으로 나와있으니 레베카는 빼고 다른 단편 쏙쏙 넣어서
벽돌인데 힘을 다 빼서 책이 막 그렇게 죽어라 무겁지도 않고... 진짜 책은 아무래도 이런 거 아니겠냐고...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책 다운 책,,,,
이런 책 시리즈는 계속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망하지 않게 하려면 우리 모두가 다 알아서 팍팍 소비해줘야 하기 때문에... (사라는 말 아님 도서관에서라도 많이 빌려봐주세요 그래야 도서관에서 대출 많이 되는 도서라 빼지 않고 버리지 않고 나중에 또 사줌)
아무튼 이 글은 국내 출판사들의 이런저런 도서 기획 시리즈가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어서 쓴 글이고.. 무슨 시리즈는 좋다 나쁘다 이분법으로 나누고자 한 글은 아닙니다 오해 금지... 어떤 시리즈에든 좋은 책은 꼭 한 권 이상씩은 있으니 관심이 있으면 꼭 읽어주시기 바라고...
미메시스 출판사의 테이크아웃 시리즈와 문학동네-엘릭시르 출판사의 미스테리아 잡지와 한국 스켑틱 과학 잡지 도서... 다 너무너무 다루고 싶었지만 끝까지 다 썼는데 ^^ 글을 날려버려서.... 힘이 빠지므로 여기까지만 쓰도록 하겠습니다,,,
어 너 왜 그 시리즈는 소개 안 해 싶은 분께서는 직접 글을 작성해 주십시오.. 저는 기운이 빠져서 그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