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드라마 제작비가 화제가 되면서
덩달아 연예인 출연료도 화두에 오르는 것 같아서 쓰는 글...
10년 전만 해도 제작비가 100억 이상이면 엄청난 대작이었음
(미니 시리즈 기준)
그리고 1990년대까지만 해도 억 단위 작품이 드물었음
과거에는 지금보다 대하 드라마 같이 규모가 큰 작품이 많았는데도 제작비는 지금의 반의 반도 안 됨
근데 요즘 드라마 제작비를 보면?

400-600억이나 하는 작품이 넘쳐남
100억은 우스운 수준...
아무리 물가가 오르고 스텝들 처우가 좋아졌어도
리스트를 보면 돈을 어디에 썼는지
이해 안 되는 경우가 많을 거임
심지어 요즘 드라마들은 예전처럼 장편도 아님
다 8회-20회 짜리 미니시리즈...
그럼 몇 백억이 어디로 갔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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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주머니로 들어갔습니다
최저 시급이 4배 오를 동안
연예인 드라마 출연료는 무려 100배가 오름
대체 왜 연예인들이 회당 3억 5억을 우습게 받게 됐는지
지금부터 드라마 출연료의 역사를 적어볼게
2000년까지만 해도 드라마를 제작하는 방송사는
딱 KBS, MBC, SBS 세 곳 뿐이었음

당연함 그때는 TV 채널 하면 이것밖에 없었던 시절임
그리고 지상파 방송사들은 출연료 담합을 함
이게 무슨 소리냐면
아무리 탑스타여도 드라마 회당 출연료는
최대 200만 원이었다는 뜻임
근데 SBS가 이 담합을 처음으로 깨버림
지금이야 SBS 드라마들 시청률이 잘 나오지만
2000년까지만 해도 드라마 하면
전통의 강호 KBS랑 화제성 최고인 MBC였음
그래서 SBS는 당대 최고 스타를
자신들이 만들 드라마에 캐스팅하려고 무리수를 던짐
그래서 나오게 된 드라마가
2001년부터 방영한
이 작품을 성공시키면서 SBS는 드라마 제작에
본격적으로 열을 올리게 됨

여성 투톱 사극 드라마인데
100부작으로 기획했다가 엄청난 인기에
150부작으로 연장됨
주연 배우는 강수연과 전인화

지금은 고인이 되신 강수연 배우는
1987년 라는 작품으로
국내 최초로 베니스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함
SBS는 이 배우를 드라마에 캐스팅하기 위해
불문율을 깨고 회당 500만 원을 제의했음
KBS와 MBC의 반응은 뭐 설명할 것도 없음
SBS 이 쉒... 해보자는 거지?
이제부터 우리도 톱스타 오퍼에 돈 뿌린다!
이때부터 출연료는 걍 싯가... 아니 경매판이 됨
500으로 시작해서 1000까지 우습게 오르던 출연료는 결국


이 꼴이 나게 됨
천 만원은 우습고 억 단위까지 오름
최초로 1억 이상을 받은 배우는 의 배용준
당시 욘사마로 일본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던
배용준을 캐스팅하려고 거액을 제안함
근데 이 드라마가 망해서 방송국이랑 제작사는
적자에 허덕이게 됐다는 슬픈 이야기...

이건 당시 우리나라와 일본의
드라마 제작비 예상 편성 구조 표임
일본은 스태프비와 출연료가 동일함
반면 우리나라는 (참여 스태프가 연예인보다 많은데도)
연예인 출연료가 스태프비의 3배에 달함
이게 뭔 소리냐
일반인 급여 갈고 갈아서 연예인 줬다는 얘기
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3사끼리 지지고 볶는 정도였음
진짜는 이제부터임

2006년 케이블 채널인 tvN이 개국함
초반에는 그냥 별거 아닌 케이블 티비였는데
2012년 신원호 PD가 을 성공시키면서
드라마 제작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음
한편 2011년부터는 종편 채널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남

결과는 출연료 대폭 상승
셋이 싸울 때는 담합이라도 가능했지
이젠 그냥 부르는 게 값...
규제가 없으니 연예인 출연료는 계속 치솟음
2010년대 중반이 되자
주연급 배우의 드라마 회당 출연료는 기본 억 단위가 됨
근데 불난 집에 부채질이 시작되는데...
그게 누구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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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했겠지만 바로 넷플릭스임
생태계 황소개구리마냥 방송계에 나타난 넷플...
넷플릭스는 해외 기업이라 자본력이 어마어마함
초반에는 넷플에 올라오는 콘텐츠 대부분이 북미 제작이었음
넷플:드라마를 제작하려니 돈이 너무 많이 드네
어디 저렴하게 콘텐츠 뽑아낼 나라 없나?
그렇게 넷플 픽이 된 한국의 드라마 제작환경은
180도 달라짐
해외 자본에 힘입어 넷플 제작 작품의 경우
제작비가 몇 백억으로 올라가게 됨
그리고 사전 제작을 하는 OTT 작품의 특성상
근로 시간 + 급여가 철저히 보장됨
당시 우리나라 방송사에서는 드라마를
방영하면서 제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음
대본 늦게 나오거나 촬영에 문제 생기면
그냥 며칠 밤 새면서 찍는 거임...
근데 사전 제작이니 이런 문제가 싹 해결됨
그럼 좋은 거 아니냐고??
ㅇㅇ 넷플릭스 제작 작품에 한해서만


넷플은 연예인 몸값을 올려도 타격이 없음
어차피 자본은 많음
유명 인기 연예인 써야 콘텐츠로 돈 뽑아먹을 수 있으니
캐스팅비에 돈 좀 쓰는 것 정도는 문제도 아님
이렇게 해외 자본이 침투하면서
연예인들의 출연료는 계속 치솟음
문제는 방송국임
방송사: 우리 드라마에 나와주라
연예인: 돈 얼마주는데?
방송사: 회당 3000 줄게
연예인: 장난함? 나 지난번에 3억 받음.
방송사: ...
타 방송사: 우리가 5억 줄게 대신 다른 데 가지 마
연예인: ㅇㅋ
이제 몇 억은 줘야 캐스팅이 되는 상황이 됨
근데 방송사들이 자본이 있으면 얼마나 있겠음...
해외 자본 제작은 돈이라도 제대로 주지
국내 방송나는 스태프 급여 밀리는 경우가 다반사임
만약 드라마가 생각보다 잘 안 된다?
제작사는 그냥 빚에 허덕이게 됨
근데 몇 억씩 받는 연예인들은 출연료 낮출 생각이 없음...
요약
1. 연예인 출연료 때문에 제작비가 크게 오름
2. 망하면 타격이 엄청 크니
시청률 보장되는 배우 섭외가 필수임
3. 여기저기서 오퍼가 들어오니
연예인들은 출연료 더 높게 부름
4. 방송국은 망하면 큰일이니
인기 배우 캐스팅 해야 편성해준다고 압박
5. 제작사는 캐스팅 전쟁... 출연료는 점점 더 오름
이런 상황에서 몇몇 배우들은 몸값 부풀리기에 들어감
실제로 회당 3억 받는 배우인데
소속사에서 회당 출연로 5억이라고 언플에 들어가면
제작사에서는 그 배우를 쓰려고 5억 이상을 부를 수밖에 없음
진짜 개악질
그리고 드라마 출연료 문제를 논의할 때
빠뜨릴 수 없는 사건...

고 김종학 pd는 출연료 미지급 문제로 소송을 당한 뒤
고시원에서 자살로 생을 마감하심

PD 이름은 몰라도
여명의 눈동자, 모래시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거임
우리나라 드라마의 한 획을 그은 연출자
근데이후로 프로덕션이 적자에 시달리면서
스태프 급여 미지급으로 소송이 걸리고
이후에도 만회가 안 되자
고시원에서 자살로 생을 마감하셨음
결론... 우리나라는 연예인 공화국 그 잡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