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티즈앱 2년전 사람 안 만나는 일을 찾다가 청소알바를 발견하고 시작ㄱㄱ
시작은 에어비엔비 알바였어
에어비엔비가 대부분 4시 입실 11시 퇴실이잖아
그러면 나는 11~12시 사이에 출근해서 청소하고 나오는거야
6~8평정도의 원룸오피스텔이라서 청소시간은 (손님에 따라, 장박이냐 1,2박이냐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적으로 1시간에서 1시간반정도 걸려
이때는 에어비엔비 2곳 운영하는 분이랑 일해서 주에 3~4번 정도 일한듯 급여는 건당으로 받아서 한달에 30~40정도
일단 이걸 시작하고 청소에 맛을 들이게됐어
딱 들어가서 지저분한 상태의 방을 내가 다시 새것처럼 만들고 나오니까 뭔가 속이 시원하더라(그러나 정작 내집은 쓰레기집)
그리고 아무도 터치하지않고 나혼자만 일하는게 너무 마음이 편한거야!
에어비엔비 알바를 2~3달 정도 했을때 뭔가 자신감이 맥스를 찍었어
'나 진짜 청소일 적성에 맞나봐 개잘함!!'
내가 뭔가를 할수있다는거에 뽕이 가득찼나봐
그래서 호기롭게 다른 청소일을 알아봤지 방문 청소일이었어
청소연구소,당신의집사,미소 이런 청소어플에 나는 청소매니저로 일하는거지. 건당 2시간 청소
그리고 일을 시작했는데...
자신감맥스여서 내 정신상태가 온전치않은걸 잊고있던거야
처음 간 집은 처음이라서 정신없이 하고나오느라 잘 기억이 안나는데
두번째 집이 진짜 한강뷰에 올리모델링 아파트였어
고객님이 집에 있었는데 내또래 혹은 나보다 어려보이는 신혼부부로 보였어
근데 나 태어나서 그런집 처음가봤거든..
한강뷰에 4룸에 최신전자제품들이랑 티비에서만 보던 너무나도 예쁘고 깔끔한 집!
워...청소는 잘 하고나왔는데...현타가 온거야
부럽다는 생각보다 그냥 내가 너무 같고 나는 쓰레기처럼 사는 것 같고..이때 느낌을 지금도 뭐라고 표현해야할지 모르겠다 나는 꿈조차 못 꾸던 곳에 얼떨결에 살짝 구경갔을뿐인데 그 잠깐으로 내 현실이 시궁창인걸 알아버린 느낌?
사실 그럴건 아닌데...어....맞아 이때까지만해도 내가 정신이 많이 온전치못했던거같아..굉장히 비관적이지
이날 현타맞고 청소어플 알바는 다 때려치게됨 ㅜ
그리고 4개월가량 에어비엔비 청소만 더 했고
집을 이사하게 되면서 한동안 쉬고다시 청소를 알아보게됐지
이 때도 여전히 사람 대하는 일은 무섭고 그러니까..
다시 에어비엔비 알바를 찾아보다가 집근처 게스트하우스(11룸) 청소 구인글은 본거야
근데 무려 우리집에서 도보1분!!!!
바로 연락해서 일하고 청소어플 알바도 다시 시작했어
이번에는 나는 어떤 집을 가도!! 주눅들지않고 !
남의 집 초대가 흔한일도 아니고 여러집 청소하면서 분명 배우는게 있을거다!!!! 마음 다잡고 일을 시작했지
원래는 고객님이 준비한 청소용품으로 청소하는건데 나는 개인청소바구니까지 만들었어 ㅋㅋ
슬리퍼, 고무장갑, 청소솔종류별로, 락스, 수건 등 들고다녔어
마음을 다잡아서 그런건가?
처음 간 집이 엄청엄청 지저분한 집이었거든
정말 이곳은 화장실청소를 단 한번도 하지않은 집이구나 싶을 정도로..화장실이 물때로 온통 핑크빛이었어
근데 그걸보고 너무 행복한거야
여기다!! 여기를 내가 완전깔끔으로 탈바꿈시키리라 전의가 불타오르면섴ㅋㅋㅋ 진짜 쌔빠지게 솔질하고 스퀴저로 물 긁고 물 한방울 안남게 수건으로 다 닦고 가스렌지뿐만아니라 주방후드 까서 기름때 빡빡빡빡 다 지우고!
청소 끝나고 고객님이 청소할 엄두가 안났다고 깨끗하게 해줘서 고맙다고 말해주는데 눈물이 찔끔 ㅜㅋㅋ
그 다음은 브랜드아파트 엄~청 넓은 멋진 집을 갔는데
...어......집이 너무 깨끗해....
내가 청소할게 있는걸까? 싶게 깔끔한 집이었어
그래도 정석대로 화장실 구석구석 솔질하고 평소에 손 자주대는 스위치랑 냉장고 손잡이쪽, 인터폰같은데 먼지도 싹싹 닦고 모든 유리, 모니터 광나게 닦고 내 나름대로 열심히했어
그렇게 4번째 갔더니 고객님이 새해라서 별건아닌데 드린다며 핸드크림이랑 립밤세트 주시는데...뭉클..ㅜ
다음부터는 먼지한톨마저 남기지않으리라 다짐했어
세번째 집은 들어가자마자 일단 좀 멘붕이었어
청소보다는 그 쓰레기정리해주는 업체를 불러야할것같은?
쓰레기가 엄청나게 널려있었고 배달음식이 많이 쌓인 집이었는데...어딘가 묘한 기시감...이거 어디서 많이 봤던건데..
아 나 이사하기 전에 집이랬었는데...?
청소시간도 2시간밖에 없었어서 도저히 전부를 치울순 없어서 일단 쓰레기정리부터 시작했어
쓰레기 정리하다보니까 약봉투가 엄청많이 있는거야
아...이거 내가 먹던건데...?
이상하게 약봉투 보고는 다시금 전투력이 상승했어
내가 집 깨끗하게 만들어서 고객님 마음이 조금이라도 정리됐으면 좋겠다 생각이 들면서
진짜 1초도 안쉬고 미친듯이 쓰레기 정리하고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침대랑 화장실, 주방만 청소했어
시간이 진짜 부족했거든 ㅜ
그래도 매주 정기일정이어서 오늘은 큰 청소만했다 다음에 구석구석 청소해드리겠다고 메모 남기고 퇴근했지
그리고3번째인가 4번째 방문일 때 집이 정말로 깨끗해졌어...!
내가 좀...오바일지도 모르지만 청소만 하지않고 여기저기 흩어진 물건들 딱딱 공간에 맞게 다 정리까지하고 나왔었는데 이제 고객님도 그렇게 정리를 하시더라고ㅜㅠㅜ그냥 기분이 좋았었어
또다시 쓰레기로 가득차도 기꺼이 내가 다 치울테니 고객님이 편안해지면 좋겠다 생각했었지
그렇게 오전에는 게하청소 주4~5회+청소어플 알바로 월수입 평균 70~90정도 벌고
막판에 미쳐서 청소 매일갔을때는 맥스120까지 벌어봤고 지금은 안하고있어.. 다시 히키코모리 컴백함...
글 마무리를 어케해야하냐..
암튼 청소알바 어떤 면에서는 쿠팡보다 나을지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