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멜라 장편소설
리듬 난바다

너의 일부는 찢기고 멍들겠지만, 그 아픔의 길을 통해 또다른 빛이 떠오르고 있다고. 너의 몸이 늙고 쇠약해지는 동시에 너의 꿈은 점점 더 힘차고 선명해지고 있다고. 그러니 부디 너에게 덮쳐오는 미움과 증오를 똑같이 반복하지 말라고. 그 앙갚음의 고리를 끊어버릴 단단하고 빛나는 칼을 손에 쥐라고. 엎드려 신음하기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 흐름을, 너를 부르는 소리를 따라가라고. 설령 그 행로 끝에 상처투성이 너 자신을 보게 되더라도, 너는 그 방향으로 계속 나아가야 한다고.
위수정 김혜진 성혜령 이민진 정이현 함윤이
이상문학상 작품집

대상작 심사위원 평가
전원 여성작가
이제니 시집
영원이 미래를 돌아본다

가장 경멸하는 것을 가장 사랑한다고 했다. 견딜 수 없었던 순간을 지속적으로 되뇌고 있다고 했다. 머물지 못했던 장소를 경배한다고 했다. 생활이 부족한 단어 사이에서 영혼이 점점 희박해져가고 있다고 했다. 일평생 함께 살아온 사람이 누구인지 끝내 알지 못했다는 사실이 슬펐다고 했다. 쓸 수 있는 말과 쓸 수 없는 말의 구분이 중요하지 않게 되었다고 했다. 너라는 사람을 특성 없는 사람으로 간주했던 누군가를 내내 잊을 수 없다고 했다. 오래도록 내면의 선을 긋지 못했던 자신의 나약함이 쓸쓸했다고 했다.
「우리가 잃어가게 될 그 모든 순간들
4'33"」
허휘수 에세이
어떻게 내 사랑을 표현해야 할지

사랑은 표현한다고 해서 닳는 게 아니라고 봅니다. 오히려 그 반대라고 여기는 편이거든요. 쉴 틈 없이 빽빽하게, 기회가 생길 때마다, 아니 기회를 만들어서 상대에게 내 사랑을 알려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렇게 생각하는 데에는 제 안의 애정 결핍이 한몫합니다. 제 애정 결핍은 밑 빠진 독 같아요. 누가 채워준다고 채워지지 않는다는 걸 수년 동안 확인했습니다. 밑 빠진 독을 바가지로 채우려 애쓰는 대신, 그 독을 맑고 깊은 호수에 던져 넣어야 하더라고요. 사랑 표현은 제게 호수를 마르지 않게 하는 일입니다.
이유운 시집
피냐타 깨뜨리기

내 곁에는 내가 이름 붙이지 못한 것들만 남아서,
그것들이 사라진 유리 조각을 치우고.
이 모든 게 슬픔을 외면하기 위해 발명된 방식이라면
믿으시겠습니까?
「금붕어가 말하기 위해서는 말풍선 스티커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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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권의 책,
모두 여성 작가의 글들이야
자신의 글들이 조각조각 유명해져도
누구의 글인지도 모른 채 소비되고
손에 잡히는 건 없어서 슬프다는 어떤 작가의 말을 봤었어
이 글 속 한 문장, 한 단어라도
여시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이 있기를 바라
마침내 책으로도 만나게 되기를 바라
새해의 기운을 담아
제목은 이유운 시집 안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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