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스포츠 이경란] 최근 그룹 2PM은 한 오락프로그램에서 "드라마 출연료를 제외한 모든 수입을 똑같이 나눠 갖는다"고 말했다. 솔로가 아닌 떼로 활동하는 그룹이 급격히 늘면서 이들의 팀내 수익 분배가 팬들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그룹이 단체 활동만 한다면 고민할 이유가 없지만, 요즘은 개별 활동이 대세. 같은 그룹 내에서도 인기의 격차가 벌어질 수 밖에 없다. 인기의 차이가 빈부의 격차로 이어지는 그룹이 있는가 하면, 개인 활동에 관계 없이 모든 수익은 1/N로 나누는 '평등' 지상주의 그룹도 있다.
▶왜 일해서 남주나요?
대부분의 그룹이 노동의 대가는 개인에게 돌아가는 것을 원칙으로 수익을 분배한다.
유이·박가희 등이 대표주자로 개별 활동을 한 애프터스쿨은 개별 활동에 따른 수익을 철저하게 개인에게 돌린다. 단독 CF를 가장 많이 찍은 유이, 박가희가 가장 많은 수익을 챙겼다는 얘기. 지금은 탈퇴했지만 박정아·서인영 등이 쥬얼리에 소속돼 활동 할 때도 이런 룰은 그대로 적용됐다. 쥬얼리의 스타제국 류재현 실장은 "박정아가 개인 활동을 시작하던 당시에 멤버들과 회사가 개인의 수익은 개인이 가져가는 것으로 합의를 봤다"면서 "일한 대가가 수입으로 연결돼야 힘들어도 참고 할 수 있는 것 아니겠나. 밤잠 설쳐가며 일을 했는데 다른 멤버들과 다 나눠 갖는다면 불만이 생길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익명을 원한 모 걸그룹 매니저 역시 "수입의 편차가 있어야 멤버들이 자극 받아 분발할 수 있다. 우리가 공산주의도 아니고 왜 수입을 나누냐"면서 "수입의 차이가 있어야 멤버들이 매니저의 말도 잘 듣는다"고 설명했다.
소녀시대·슈퍼주니어·f(x)등 아이돌 사단을 거느리고 있는 SM엔터테인먼트 역시 개인 활동으로 생긴 수입은 개별 멤버에게 분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는 평등주의 그룹
'평등'을 지향하는 그룹은 2AM·2PM·포미닛·비스트 등이다. 2AM은 멤버 넷이 활발하게 개인 활동 중이다. 조권이 '깝권'으로 예능 프로그램을 누비고 있고, 이창민은 이현과 '옴므'라는 듀엣을 조직해 '밥만 잘 먹더라'로 인기를 얻었다. 임슬옹도 연기자로 겸업 중이고, 정진운도 솔로 앨범을 준비 중이다. 이들은 정확하게 1/N로 수익을 쪼개 갖는다.
포미닛과 비스트도 같다. 포미닛의 현아는 솔로 음반을 내 활동한 적이 있고, 비스트의 이기광은 홀로 연예 프로그램에서 종횡무진 활약 중이지만 수입은 같다. 포미닛·비스트의 큐브엔터테인먼트 홍승성 대표는 "그룹의 멤버이기 때문에 인기를 얻게 된 것 아니겠냐. 당장은 어느 멤버 하나가 조금 더 힘들겠지만 그룹은 한 배를 탄 운명 공동체다. 조금 시간이 지나면 또 다른 멤버가 활약해 서로 도움을 줄 것"이라면서 "수입 차이가 생기면 오히려 팀내 불화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계약 때부터 멤버들과 합의해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드라마 출연료를 제외한 모든 수익을 1/N로 나눠 갖고 있는 2PM의 JYP엔터테인먼트 정욱 대표는 "수익 분배 문제는 개인의 재산권 문제다. 개별 멤버의 노동의 대가를 우리가 함부로 결정할 수 없기 때문에 멤버들의 합의에 따르기로 했다"면서 "드라마 출연료와 태국 국적인 닉쿤의 태국 내 수입을 제외한 모든 수익을 멤버들이 똑같이 나누겠다고 결정해 그렇게 따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경란 기자 [r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