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상 반말로 하겠습니다)
안녕? 난 재수를 해서 2015년에 문과 서성한 최상위학과에 입학한 친구야.
음... 수능 성적으로는 잘 기억이 안나는데,
현역 : (등급으로) 2 2 2 4 4
재수 : 백분위 순으로 98 99 94(3점 하나 틀리니까 이리되더라...) 97(사회문화여서 다맞아도 ㅠㅠ) 96
이정도 였던 것 같아. 뭐 내 소개는 이쯤에서 마치도록 하고.
친구들 수능이 이제 별로 안남았잖아? 마지막을 어떻게 보내면 좋을지 내가 간단히 몇마디 해주려고 해.
먼저
난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야. 너무나 평범했기에, 나랑 똑같은 시간을 공부해도 경찰대 수학 시험을 96점 맞는 괴물들을 이길 수는 없겠더라.
그래서 이미 최상위권 성적, 이를테면 전체 모의고사에서 한두 개 정도 틀리는 친구들에게는 도움이 안 될 수도있어. 걔네들은 이미 알고있거나, 이게 필요 없을것이니까.
난 기숙학원에서 재수를 했어. 굉장히 폐쇄적인 시스템 속에서 쳇바퀴처럼 공부를 했지.
솔직히 말하자면, 이러한 시스템은 호불호가 극단으로 치닫는 위험한 방법이었고, 운 좋게 나는 이 시스템에 적응을 해서 점수를 꽤 끌어올린 케이스지.
이 학원은 '마인드 컨트롤'을 정말, 정말 엄청나게 강조를 했어. 거의 세뇌 수준으로 말이야...
1. 수능 당일 너가 해야 할 모든 것을 루틴화 해야해. 분단위로.
나도 저 마인드 컨트롤이 중요하다는 것에 굉장히 공감을 하고 있었고, 그래서 수능을 3주 남기고 부터는 거의 매일을 수능 당일인 것처럼 살았어.
엥? 뻔한 이야기, 맨날 듣던 진부한 소리 아니냐?
그럴 수도 있고, 실제로도 보편적인 방법이지만 생각보다 실천하는 친구들은 많지 않아.
그 중에서 나는 이걸 제대로 실천을 했고 엄청나게 득을 본 케이스야. 지금부터 설명을 해줄게.
나는 목요일 몇시 몇분에 눈을 떠서 어떻게 옷을 입고 씻고, 밥먹고 버스타서 어떤 마음가짐으로 고사장에 가고 있을 지, 또한 거기까지 가는 모든 동선을
전부
빼놓지 않고
분 단위로 계산을 해서 노트에 적어놨어. 그리고 3주 전부터 이것을 목숨걸고 마음에 새기려고 온갖 노력을 다했지. 공부보다 더 했던 것 같아.
중요한 것은 몇시 몇분에 어떤 행동을 한다에 추가적인 마음가짐을 써놓는 거야. 이를테면 '어제 읽은 평가원 비문학 '귀의 소리' 지문을 다시 되새기며, 평가원의 논리와 지문과 발문 간의 정합성이 다시 한번 또렷하게 머리에 새겨진다.' 이런 식으로.
2. 수능 날과 똑같은 시간에 평가원 모의고사를 풀었어.
이건 다 아는 거겠지? 이미 몇십 번을 풀었던 모의고사를 다시 한번 푸는거야.
중요한 것은 대충 답만 기계적으로 내는 게 아니야. 그 process를 낱낱이 머리속으로 파해치는 거야.
국어는 답이 정확히 지문의 어떤 부분에서 근거를 추론해 낼 수 있는지, 추론한 근거는 무엇인지.
수학은 모든 문제를 논리의 비약을 거치지 않고 철저하게 증명을 거쳐서 풀기. 그래프 '최대한' 깨끗이 그리기.
영어는 국어랑 비슷하고
탐구는 어떤 개념이 이 발문의 어떤 부분에 들어가있는지, 선지가 왜 맞고 틀린지.
난 실제로 3주 전부터 대략 15회분 정도를 저렇게 풀었어. 생각보다 쉽지 않을거야. 분명히 너희가 '어림짐작'하거나, 해설을 기억해놓고있다가 대충 때려맞췄던 답이 분명히 있을거니까. 또, 대략 10일 정도 남았다 하더라도 무려 9회분 이상은 풀 수 있잖아? 그것만으로도 엄청난 도움이 될거야.
왜냐하면 이렇게 하는 이유가 평가원의 출제 의도를 일일이 기억한다는 게 아니라
평가원의 문제를 올바르게 접근하는 너희만의 방식을 되새기는 거니까.
이제 수능이 얼마 안남았는데, 다들 열공해서 원하는 대학에 가길 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