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공부방생겼을때 한번 글 썼고, 이번에 글잡공부방 생기면서도 글 하나 썼는데
정말 자주 보이고, 너무너무 마음이 안타까운 댓글들이
동기부여가 안돼요, 해야되는데 방법을 모르겠어요, 저는 의지가 약해요, 이런 댓글들이야.
솔직히 나도 이미 고3 생활을 겪은 사람으로서 이해 너무너무 되지.
수업 듣는것만으로도 벅찬데, 야자시간에 스스로 계획짜서 공부하고,
학교 왔다갔다하는 시간에 단어 몇개 더보는거,
급식소 줄 기다리면서 단어보는거,
쉬는 시간에 문제 몇개 더 푸는거.
얼마나 힘들겠어. 친구들도 뭐 잘못먹었냐 그럴걸.
나는 고2때까지 반에서 중하위권에서 맴돌다가 갑자기 모의고사 성적이 전교권으로 뛰어서
성적오르는게 재밌어서 즐겁게 공부했어.
근데 함께 놀고 친했던 친구들이 나 공부에 미친애 취급하고, 비꼬기도 많이 비꼬았지.
그런거 그냥 감당해가면서 공부했어. 겨우 성적 좀 오른거에 배아파하고 독려못해주는 친구는 잃어도 아쉽지 않을것같아서.
그때 그랬던 친구들, 지금은 한번만 만나달라고 조른다. 인맥이니까ㅋㅋㅋㅋ
우리학교에서는 인서울 가는애들 자체가 적었거든. 이런거보면 씁쓸하기도 한데.
어쨌든 하려던 말은 안하던 짓 한다고 친구들한테 눈총 좀 받을수도 있어.
그리고 그런거에 예민할 때인것도 맞아. 하지만 네가 열심히한다고 질투하고, 은근히 신경전 벌이는 친구들때문에 눈치보는것보다는
미래 인생에 더 투자하는게 맞다고 생각해.
동기부여가 부족한 친구들.
나는 솔직히 고3때로 돌아가라해도 기꺼이 돌아갈 수 있을 정도로 스트레스 안받고 고3시절을 보냈어.
사람들이 잘한다고 칭찬해주는거, 부모님이 자랑스러워하시는거. 그런것들이 나한텐 동기부여였고, 압박도 크게 없었거든.
근데 그렇지 않은 경우들이 더 많다는 거 알아.
이미 대학 졸업을 앞둔 상황에서 내가 겪은 이야기들 해줄게. 얘기 들으면 실감이 더 날지 모르겠다.
앞서도 말했듯 나는 서성한 라인 문과대 재학중이야.
까놓고 말해서 정시 100기준으로 성대 다니는 학생이랑 고대 다니는 학생이랑 수능 몇 문제나 차이날것같아?
한양대 학생이랑 경희대 학생이랑 몇문제나 차이날까.
입학 때 당락을 결정짓는 건 한두문제야. 원서를 어떻게 썼냐에 따라서 하위 대학에 다니는 친구들이 상위대학 애들보다 더 공부를 잘했을 수도 있어.
수능 한두문제, 점수 매길땐 큰거 아니지. 근데 그게 대학 입결로 직결된다면? 인생이 달라지는거야. 대수롭지 않아보였던 한두문제때문에.
나도 나름 대학 장학금 받고 들어왔고, 우리학교에 대한 자부심도 있는데 내가 스카이 출신이랑 같은 대접 받으려면 걔네보다 뛰어난 스펙을 가지고 있어야만 하는게 사실이야.
회사에 지원할 때도, 대학원에 지원할때도, 심지어 인턴이나 아르바이트 하나 지원할때도 고작 수능 몇문제로 갈리는 대학이름 하나의 차이가
얼마나 큰지 나는 너무 뼈저리게 느끼고 있거든. 내가 못난게 아닌데, 나도 열심히 했는데. 상대적 패배감은 언제나 사람을 힘들게해.
난 4년동안 이미 많이 느꼈고, 앞으로 사회로 나가면 학벌이 더 중요해지겠지.
지금 그 1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서 미래에 너희가 얼마나 더 좌절감을 맛볼것이냐, 우월감을 맛볼것이냐가 정해져.
잔인한 얘기고, 나도 이런 얘길 하는게 맞는지 모르겠는데 현실이 그래. 정말로.
소개팅 하나를 해도 학벌 얘기가 오고가. 사람을 만나보지도 않고 학벌이 별로면 물먹이는 경우 진짜 많아. 특히 남자경우에는 더.
고작 학벌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내 장점들을 어필할 기회가 박탈된다면 억울하지 않겠어? 꼭 소개팅 경우가 아니래도 말야.
너라는 사람이 얼마나 아름다운 사람인가에 상관없이, 대학이 하나의 포장지가 되는거야.
학벌주의 잘못된거고, 서열화된 대학제도도 사라져야 한다고 생각해.
그치만 지금은 순응할 수 밖에 없어. 뭔가 잘못됐다 느낀다면, 그걸 바꿀수 있는 사람이 되려면, 일단은 여기서 살아남아야 하니까.
너희가 지금 고생했던 걸 기억하고 같은 고통을 겪고있는 어린 애들에게 뭔가를 해줄 수 있을 정도로 영향력있는 사람이 되기를 바라. 정말로.
대학 좀 낮은데 다닌다고 인생 망하는 거 아니고, 그런 사람들 비하하려는 것도 아니야.
하지만 너희는 아직 가능성이 있으니까, 좀 더 열린 선택지를 가진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거야.
노력한다고 다 잘될수는 없어. 그치만 노력안하는 사람보단 노력하는 사람들에게 기회는 더 많겠지.
의지? 동기? 너희가 대학교 들어가고, 그때가서 이런걸 깨달으면 늦어.
후회하지 않을 정도로 해. 나중에 스스로한테 미안해지지 않을 정도로는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어.
그리고 공부방법을 모르겠다는 친구들.
나도 내가 공부한 방법을 공유했지만 그건 절대적인게 아니야.
사람마다 공부스타일이 달라.
나는 인강을 아예 안봤지만 내 동생은 인강으로 성적이 쑥쑥 올랐어.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는 들어서는 몰라. 해봐야 아는거야.
해보고 아니면 과감하게 포기하고, 스스로에게 맞는 방법을 찾는거야.
정말 공부해야된다는 생각이 들면, 스스로 너무 절박하면
선생님 바짓가랑이라도 잡고 도와달라고 하고싶지 않겠어? 자료 검색하고, 찾아서라도 해보지 않겠냐구.
책을 펴놓고 아, 어떻게 공부해야될지 모르겠다. 이러고 있는 친구 있어?
글자를 쳐다보고, 문제 한문제 푸는게 공부야.
대학가면 전공공부할거고, 취업하려면 영어시험부터 기업인적성까지 준비해야 될것들이 아직도 많이 남아있는데
그때도 책보고 어떻게하는지 모르겠으니까 못하겠다. 그럴 수 있을까?
본인이 절박하지 않은거야. 동기부여가 안된거고.
너무 어른들 잔소리하듯 얘기해서 미안한데, 안타까워서 몇자 적어봤어.
어떻게 공부했어? 이런 질문은 너무 좋아. 근데 모르겠어서 못하겠어ㅠㅠ이런건 본인 의지 문제야. 내가 해결해줄수가 없어.
우리나라 학벌주의, 대학 서열화 정말 잘못된 거 많아. 입시하는 너희도 그렇게 느끼지?
그치만 아직은 우리가 할 수 있는게 없잖아. 안타깝게도 그게 현실이니까.
어느 대학을 가든, 어떤 직업을 가지고 어떤 삶을 살게되든
미래에 지금 이 시점을 돌아봤을 때, 후회하지 않길 바라.
그렇게만 하면 돼.
주말인데도 못쉬고 공부하고 있을 익인들 모두 힘내!
피드백 전글이나 현글이나 언제나 웰컴!